나는 작은 시골마을 이장이다
꽤 이름있는 기업에 다니다가 조기퇴직당하고 이혼당한 후에 시골로 혼자 귀농했다
처음 내려와선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술로 보낸 나날도 있었지만
70대만 되어도 젊은 축에 속하는 마을에서 이장일을 하며 농사도 짓고 닭도 키우고
주말마다 취미생활도 즐기고 이제 시골사람이 다 된 참이다
하지만 모든 소시민이 그렇듯 억울한 일은 계속 생겨났다
최근 경찰은퇴했다는 귀농자가 고등학생 딸만 데리고 마을외곽에 정착했는데
그 영감 눈빛부터 약간 미친사람처럼 번들대는 것이 영 느낌이 좋지 않았다
지금 나는 그 전직경찰영감네 지하실에 사흘째 매달려있는 중이다
집 지을때 좀 와볼걸 지하실 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
영감은 하루종일 밖을 돌아다니다가 저녁에 들어와선 지치지도 않고 
나를 두들겨패며 자기 딸을 어디 숨겼는지 대라고 윽박지르는 중이다 미친새끼
처음엔 눈물 콧물 흘리며 살려달라고 빌고 
믿지도 않는 하나님 부처님 알라신한테까지 맹세를 하고 
부모님목숨까지 걸고 모르는 일이라고 애걸했지만 미친영감태기는 
지치지도 않고 나를 북어처럼 두들긴다 
이젠 비명도 나오지 않고 두들기는 대로 움찔거릴 뿐이다
내 인생이 너무 억울하고 불쌍하다 
이렇게 허무하게 미친영감의 손에 죽는 인생이라니
하루이틀은 이렇게 모른다고 빌면 알아주겠지 결국 풀려나면 복수할 생각으로 
독하게 버텼지만 사흘째 물 한모금 못 마시고 매타작을 당하다보니 
죽음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게 느껴진다
영감이 악을 쓰며 무아지경으로 때리다가 문득 위험한걸 깨달았는지 허겁지겁 
나를 끌어내리고 얼굴에 물을 퍼붓는다 
이미 늦었다 병신새끼 
증거도 없으면서 생사람을 잡기는
닭들이 오죽 먹성이 좋아야 말이지
백명도 채우지 못해 원통하고 억울하다
다시 태어나면 그때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