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에 영혼이 담길까에 관한 실험입니다.
2024년 4월 4일
인터넷에서 인형 하나를 구입했습니다.
지금부터 인형에 영혼이 담기는지 실험해보려고 합니다.
일단 인형의 이름부터 정해야겠습니다.
오늘이 4월 4일이므로 사사에서 따 샤샤라고 짓겠습니다.
샤샤, 오늘부터 이곳이 네 집이야.
2024년 4월 5일
샤샤에게 옷을 입혀주었습니다.
자식에게 옷이 한 벌이라는 건 말이 안 되므로 옷을 추가로 구입했습니다.
아침을 차려주었는데 샤샤는 입맛이 없는지 식사를 거부합니다.
오늘은 샤샤에게 집구경을 시켜줄 예정입니다.
샤샤, 이곳은 안방이야.
안방과 바로 이어진 이곳은 부엌 겸 식사 공간이야.
집에는 방이 3개 있어.
부모님 방, 내 방, 그리고 샤샤의 방이야.
2024년 4월 6일
샤샤가 움직이는지 관찰하기 위해 샤샤의 방에 CCTV를 설치했습니다.
미세한 움직임이 있는지 관찰해볼 예정입니다.
샤샤에게 아침을 차려주었는데 오늘도 식사를 거부합니다.
오늘은 샤샤의 옷을 갈아 입혀주었습니다.
내일은 샤샤를 데리고 나가보겠습니다.
샤샤, 너도 기대되지?
2024년 4월 7일
샤샤를 데리고 밖에 나왔습니다.
아직 샤샤를 데리고 식당에 갈 용기가 없어서
자동차로 드라이브만 했습니다.
중간에 괜찮은 사진 스팟이 있길래 샤샤를 두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이 잘 나왔습니다.
그런데 샤샤의 눈이 눈에 띄었습니다.
원래 샤샤의 눈이 이렇게 빛났던가?
2024년 4월 8일
샤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고 밖에 나왔습니다.
오늘의 목적은 샤샤와 함께 외식하기입니다.
샤샤는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물론 화장실도 가지 않습니다.
샤샤에겐 물도 음식도 필요 없는 걸까요?
2024년 4월 9일
오늘은 샤샤와 데이트입니다.
샤샤와 함께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영화 장르는 액션입니다.
샤샤가 겉은 얌전해 보이지만 실은 액션, 공포를 좋아하는 소녀입니다.
샤샤, 너도 재밌었지?
샤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고개를 끄덕입니다?
나는 흠칫 놀랐습니다.
재빨리 카메라를 켜고 샤샤에게 다시 질문했습니다.
샤샤, 너도 재밌었지?
샤샤는 반응이 없습니다.
2024년 4월 10일
오늘도 샤샤와 함께 데이트입니다.
샤샤는 집이 싫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샤샤와 인형뽑기방에 가기로 했습니다.
인형뽑기방의 인형과 샤샤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저는 그것이 반려동물과 식용동물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형뽑기기계 속 인형은 엔터테인먼트로써 잠시 사용되고 버려지지만
샤샤는 그렇지 않습니다.
샤샤는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샤샤가 살아있다는 증거는 어제 보셨잖습니까?
샤샤가 제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전 샤샤가 다시 반응해주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1일
오늘은 샤샤와 집 데이트입니다.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내가 가장 즐겨보는 스트리머의 영상을 틀었습니다.
영상이 지지직거립니다.
다른 채널로 돌렸더니 더는 지지직거리지 않습니다.
샤샤는 직접 말을 하진 않지만 이런 식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2024년 4월 12일
큰일입니다. 부모님이 돌아오신다고 합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3개월 후에 돌아오셔야 하는데..
샤샤를 보면 부모님이 저를 향해 미쳤냐고 할 게 분명합니다.
샤샤를 어디에 숨겨놓아야겠습니다.
샤샤야, 미안 잠시만 참아줘.
2024년 4월 14일
큰일 났습니다. 샤샤가 사라졌습니다.
저는 샤샤를 제 방 침대 아래에 두었습니다.
부모님이 침대 아래까지 순찰하진 않기 때문입니다.
샤샤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2024년 4월 15일
샤샤를 찾을 방법이 생각났습니다.
샤샤는 반짝이는 물건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유리를 잘게 부순 뒤 방바닥에 놓아
샤샤의 방으로 샤샤를 유인할 생각입니다.
작전이 잘 먹혔으면 좋겠습니다.
2024년 4월 16일
샤샤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샤샤가 분노한 모양입니다.
잘게 부순 유리를 밟았는지
사람의 발바닥 모양 핏자국이 마루에 가득합니다.
샤샤는 화장실에서 발견됐습니다.
화장실 물은 틀어져 있었고
샤샤는 머리와 몸이 분리된 채 화장실 바닥에 놓여있었습니다.
샤샤, 내가 미안해.
다시는 널 숨겨놓지 않을게.
2024년 4월 17일
샤샤에게 조식을 제공했습니다.
이제는 샤샤가 음식을 먹습니다.
아침을 먹던 중 갑자기 텔레비전이 켜집니다.
채널이 제멋대로 바뀌더니 영화가 나옵니다.
샤샤가 영화를 보고 싶다는 거 같습니다.
오늘은 샤샤와 함께 영화관 데이트를 해야겠습니다.
영화를 보고 돌아오던 중
갑자기 차가 멈췄습니다.
그곳은 전에 샤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던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진 스팟에 웬 고라니 한 마리가 누워있었습니다.
자세히 보니 고라니 시체였습니다.
고라니는 배가 갈라져 죽어있었습니다.
그곳에 파리가 앉아있었는데 정확히 9마리 앉아있었습니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2024년 4월 18일
오늘은 샤샤의 방을 꾸며주었습니다.
원래 샤샤의 방은 우리 집 창고였습니다.
창고에 샤샤를 둔 게 마음에 걸려서
여자아이 집답게 방을 꾸몄습니다.
창고를 치우다가 대량의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종이에는 똑같은 글씨가 쓰여있었습니다.
갑자기 샤샤가 고개를 돌렸습니다.
샤샤는 나를 정면으로 쳐다봅니다.
이 장면은 분명 CCTV에 찍혔을 겁니다.
기뻐하며 방을 나가는 순간
귀가한 부모님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부모님이 제 얼굴을 보더니 심각한 표정을 짓습니다.
재빨리 우리 집을 조사합니다.
부모님의 방을 열고 안심합니다.
제 방을 열고 안심합니다.
그리고 샤샤의 방을 열었을 때
부모님은 소리를 질렀습니다.
부모님은 무엇을 보고 소리를 지른 것일까요?
그곳엔 샤샤와 잘 꾸며진 방 하나만 있을 뿐인데요.
나는 까치발을 들고 부모님의 어깨너머로 샤샤를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부모님이 소리를 지른 이유와
샤샤가 살아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얻었습니다.
그 증거는 바로..
사람 납치한건가 - dc App
찝찝하고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