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두번째다. 난 첫번째고

영문을 모른 장소에 도착해서 읽은 첫 문구였다.



-지금 목마르지? 앞에 생수병 보이지? 마시지 마라. 마시면 죽는다

생수병에 가져가던 손을 황급히 회수했다. 메모쪼가리를 마냥 믿긴 힘들었어도 괜히 찝찝했으니까

‘근데 죽는다는 건 어떻게 알았지..?’

-참고로 생수병은 그냥 건드리지 마라. 좀 많이 아프게 죽는다

생수병을 멀리 걷어차려던 발도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독심술이라도 있는 걸까? 메모를 남긴 인간은 사람 마음을 꽤 잘 읽는 녀석이었다.

-물을 마시고 싶으면 ‘고드름처럼 생긴 것’애서 떨어지는 물방을 받아먹어. 욕심부린다고 깨물어먹진 말고

확실히 고드름이 있긴 있었다. 심지어 꽤 길어서 입도 닿는 위치에…

나는 얌전히 물방을 받아먹으며 메모를 유심히 살펴봤다

‘글씨가 갑자기 삐뚤빼뚤해졌네… 나보고 두번째라더니.‘

내가 두번째면 글은 전부 한 사람이 쓴 것 아닌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마저 읽었다.

-여기서 다른 곳으로 퉁하는 길은 ‘문’ 하나밖에 없을거야.

-문은 채감상 한 시간 단위로 색이 바뀐다. 나는 일단 10게까지 뵜어.

-빨간색은 열지 마

-노란색은 좋다. 데신에 안에서만먹고나와. 절대 가지고나오지말고…

-초록섹은 뭘해도 괜칞은 것 같아. 아마도…

-검 은 색 이 뜨 면 아 예 보 지 도 마 라. 그 냥 한 시 간 눈 감 고 있 어

-주황 X

-초록 X

-흰셋… x

마지막 줄은 뭔가 젖은 흔적도 있고 글씨도 거의 알아보기 힘들었다. 

흰셋이란 글씨도 고민 끝에 겨우 알아볼 정도로

‘흰셋..? 흰색을 잘못 쓴건가?’

그 아래에도 문구가 조금 더 있었지만 너무 악필이라 읽을 마음은 들지 않았다.

물도 적당히 마셨겠다. 주변을 좀 더 둘러보려던 순간…

‘검은색 문’과 눈이 마주쳤다.

눈이 있다는 말은… 

불평을 늘어놓을 새도 없이 눈앞이 어둡게 물들었다.

”으으…“

힘겹게 다시 눈을 뜬 곳은 아까 그 장소.

앞에는 생수병과 메모지, 펜이 놓여있었다.

‘검은색 문에는 눈도 달려있다는 거 적어둘까.‘

투덜거리며 펜에 손을 가져가던 때, 뭔가를 깨달았다

’내 손가락이… 왜 4개...?‘

눈을 몇번 꿈뻑거리다가 다시 메모지를 봤다.

점점 악필로 변하는 글씨와 마지막 즈음에는 액체까지 묻어있는 종이를…

나는 경건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마지막 몇 줄을 해석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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