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이야. 태어나면서부터 초능력을 가졌어.

불덩이를 쏘고, 땅을 뒤흔드는 그런 초능력은 아니야.

사람의 마음을 읽고, 정신을 조종하고 과거를 알 수 있는 약간 고전적인 초능력이지.

나는 이 능력들을 가지고 잘 살고있어. 인생 이지모드라고 할 수 있지.

그런데 그게 꼭 좋은 건 아니야. 몇 가지 이야기들을 해줄게.

내가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했지? 독심술이라고 부르는 초능력.

기본적으로 내 주변 사람들의 감정을 알 수 있고 집중하면 그 사람이 하고 있는 구체적인 생각이나 이미지도 볼 수 있지.

그런데 간혹, 이상한 감정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어. 기쁨도, 슬픔도 아닌 무언가.

그런 사람들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선로 위에 있구나.'

'비명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우와. 매달려있어. 흔들흔들.'

이런 생각들이 들려와.

나도 모르게 그 사람을 쳐다보면 입이 귀까지 찢어져서는 낄낄 웃고 있는 경우도 많아.

딱히 알고 싶지 않아. 그것들에 대해서는.

사이코메트리라고 알아? 과거를 볼 수 있는 능력인데, 나는 어떠한 물건이나 건물, 땅에 손을 대면 과거의 시점으로 볼 수 있지.

한 번은 놀러 갔다가 새 친구를 사귀고 그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였어. 그 친구의 방바닥에 누워 있다가 무심코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했지.

과거의 모습이 보였는데, 언제인지는 몰라.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으로 보아 가을이었던 것 같아.(사이코메트리를 사용한 시점도 가을이었어.)

친구집 창문을 통해 얼굴이 새하얀 남자가 팔다리를 기괴하게 꺾으면서 버둥버둥 친구의 방안으로 들어왔지.

그 남자는 친구 집 책상 밑에, 침대 밑 같은 곳에 들어가보다가 마지막에는 옷장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어.

문을 닫으면서 히죽ㅡ 웃는것도 봤어.

사이코메트리를 통해 본 광경은 거기까지였어.

그다음은 글쎄?

또 한 번은 등산하러 갔을 때였어. 나무에 손을 짚었다가 또 무심코 사이코메트리를 사용했지.

과거의 풍경이 나왔는데, 자연적으로 난(산짐승들이 지나다니며 생긴 길처럼 보였어.) 길을 따라 한 사람이 걷고 있었는데, 그 사람은 소복 같은 걸 입고 있었어.

등 뒤에는 지게와 삽을 들고 있었어. 복장과 도구로 미루어 보아 꽤나 옛날이었을 거야. 그런 쪽으로는 잘 몰라서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람은 봉분으로 가서는 삽을 들고 막 무덤을 파헤쳤어. 그리고는 그 안에 있는 다리처럼 보이는 걸 들고 '심봤다!' 라고 외쳤어.

시간이 그리 안 지났는지 살점이 붙어있는 싱싱한 다리였지.

그리고 내 쪽으로 돌아보는데 순간적으로 눈이 마주친 것도 같았어.

식은땀이 등에서 막 흐르네;; 하하. 이 이야기는 그만하자. 무섭네. 나머지는 나중에 얘기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