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직장사정 때문에 외진 곳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전학 수속을 밟아야 했고, 그 고장에 하나뿐인 고등학교에 전학하는 걸로 결정났다. 파리가 날리는 낡아빠진 건물이었다.
재학하고 3일간 많은 위화감을 느꼈다. 외부인인 나를 거부하듯이, 학급의 학생들은 날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거나 가끔 의문이 담긴 표정으로 바라보곤 했다.
넷째 날, 말을 걸어주는 친구가 생겼다. 선해보이는 인상을 가진 그녀는 방과 후 날 이끌고 근처 찻집에 들어가 몇 가지를 물어보곤 용건을 이야기한다
너도 알다시피, 이 동네는 매우 폐쇄적이야. 왜 폐쇄적이게 되었는지는 차차 알아가게 될거야.
우리는 우리만의 규칙을 지키면서 살아남고 있어. 너도 이곳에서 살아남고 싶으면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가슴에 새겨둬. 나한테 들은 것들은 타인에게 발설하지 않는게 좋아.
학교 뒤에 야산에는 들어가지 마. 무엇이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만일 야산에 고의로든 타의로든 발을 들였다면, 그나마 빛이 새어 들어오는 방향으로 쭉 걸어가. 거목들이 가득한 야산은 햇빛도 잘 들어오지 않아. 빛을 잘 분간해야 해. 어둠 속에는 그것들이 도사리고 있으니까.
넌 꽤나 일찍 등교하는 편이더라, 그러지 않는게 좋아.
주머니엔 항상 간식을 가지고 다녀. 내 말 명심해.
교탁 밑에 누가 벗은 채로 쭈그려 있으면 말을 걸어줘. 아마 안심하며 기어나갈꺼야. 하지만 쭈그려 있는게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면, 주머니의 간식을 던져주고 뒷걸음질로 도망쳐. 거 봐, 포식자가 사냥감의 등을 보면 흥분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잖아?
우리 운동장은 모래로 깔려있어. 운동장에 나갔을 때 바닥이 슥 꺼지는 느낌이 든다면 당장 뛰쳐나와. 간식을 던져주던가.
가끔 경비아저씨가 뒷문에 서 계시는 경우가 있어. 당황하지 말고 복도로 뒷걸음질 쳐.
학교는 5시33분까진 나오는게 좋아. 야산에서 그것들이 기어나올 시간이거든.
교장을 믿지 마.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지 않는게 좋아. 네가 굳이 해야겠다면 주의사항을 알려줄게.
가끔 교실 불이 전부 꺼지는데, 그러려니 하고 조용히 앉아 있어. 아무도 없다는걸 연기하는것처럼 조용히.
오작동으로 불이 한두개 덜 꺼지는 경우가 있어. 당장 나가서 끄고 돌아와. 여기선 속도가 생명이야.
불이 꺼지고 복도에서 소리가 들릴거야. 뭐가 기어다니고, 발톱이 긁히는 소리를 내고, 사람같지 않은 숨소리를 내뱉을 수 있어. 야산에서 온 녀석들이니 침묵을 지켜야 돼.
모종의 이유로 소리를 냈을 경우, 옷가지와 간식들을 멀리 벗어던지고 교탁 밑으로 숨어. 숨을 2분정도 참는 연습을 해 놓는게 좋을거야.
날이 밝고 학생이 등교할 때까지 기다려. 말을 걸어주는 학생이 올 때까지 절대 나가서는 안돼.
대충 이정도지만, 아직 지켜야 할 수칙들이 남아 있어. 그건 차차 익혀 나가도록 해.
전학을 오고 괴로워하는 네가 보기 안쓰러워서 이런 말을 해주는거야.
내가 말한 것들을 절대 발설해선 안돼. 만일 발설한다면, 우리가 어디로 가게 될지 몰라. 행운을 빌게.
다음날, 내게 스산한 수칙들을 일러준 그녀는 오늘부로 학교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 아마 야산에서 떨고 있지 않을까.
자작임
오
야간 자율학습이 아니라 야간 서바이벌이네 ㅋㅋ
저거 여자애가 구라친거임
개추준다 정성담긴게 보이네
여자애가 구라치고 전학감ㅋㅋㅋ
아무리 읽어봐도 화자가 수상함... 발설하면 어디로 가게 될지 몰라 > 아마 야산에서 떨고 있지 않을까; 묘하게 단언하는 느낌ㄷㄷ 여자애는 외부인에게 자세히 조언할 수 있을 정도로 수칙들을 달달 외우고 있는데 야산에 굳이 발을 들였을 거라고? 어케아누ㅠ
잡혀간거아님? - dc App
발설해서 잡혀간듯
아버지가 교장인듯ㅋㅋㅋㅋ
재밌다 - dc App
나였으면 아내 되찾으러 야산에 쳐들어감 - dc App
몬생겼나보지
ㅈㄴ 재밌을 것 같은데? 특히 야자시간. 나 혼자만 있진 않을거아니야 위험하다해도 상위권 애들 1~3명은 야자 할 거 아님?ㅋㅋ 야산의 존재가 다가와서 침묵 유지할때 애들 일부로 웃겨서 담구고ㅋㅋ
너 괴이지
@aquifox ㅋㄱㅋㄱㅋㅋㅋㅋㅋㄱㅋ
"너 발설했네?"
그냥 뒷산 가지말고 야자 하지말고 등교 일찍하지말고 5시 반 전에 나와라 이리 말하면 간단하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