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새하얀 방이었다. 달랑 갈색의 문 하나 있는 방.
“이게 뭐야...?”
내가 상황을 판단해내기도 전에 머릿속엔 딱딱한 어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실제상황입니다. 당신은 $%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들리는 대로만 행동하시면 됩니다.
“당신 누구야!!”
-실제상황입니다. 당신은 $%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들리는 대로만 행동하시면 됩니다.
반복되는 말.
머릿속의 화자에겐 내 말이 들리지 않은 듯했다. 아무래도 녹음된 느낌이 강했다.
“하아... 그래서 어떻게 하면 여기서 나갈 수 있는 건데?”
믿기 어려웠지만, 적어도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리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이었으니까. 현실을 받아드리기로 했다.
-이곳에 위험은 없습니다. 갈색 문을 열고, 다음 장소로 이동해주세요.
나는 안내에 따라 행동하기 시작했다. 문을 열고 갈색문을 통과했다.
통과하니 풍경은 삽시간에 바뀌었다.
-상자 안에는 약과 나이프가 있습니다. 약은 그 자리에서 섭취하시고, 나이프는 챙겨주세요.
고풍스러운 상자. 그 안에는 정말로 약과 나이프가 있었다.
안내자의 말에 따라 나는 약을 삼켰다. 물없이 약을 복용해서 그런 걸까. 약이 목에 걸린 듯 했다.
침을 모아서 강제로 삼켰다.
-들어왔던 갈색 문을 통해 다시 나가세요.
“그래. 알겠어.”
문을 통과하니, 피골이 상접한 어린 아이가 쭈구려 앉아 있었다.
-그 아이는 현재 굶주렸습니다. 챙겨둔 나이프로 검지 손가락을 잘라주세요. 고통은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몸은 원상태로 돌아갑니다.
섣불리 행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뭐...? 안 주면 어떻게 되는데?”
마치 내 질문에 대답해주듯 들려오는 안내자의 말.
-행하지 않는다면 아이는 1시간 후 당신에게 달려들 것입니다. 그때는 차라리 나이프로 자신의 목을 찌르세요. 그편이 좋을 겁니다.
나는 수차례 고민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그래... 이건 꿈일 거야. 깨어나면 되는 거야.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나이프를 들었다.
동시에 아이에게서 “키득”하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곧 움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둘러 검지를 잘라냈다.
안내자의 말대로 고통은 없었다.
나는 아이에게 검지를 던져주었다. 가까이 가는 것조차 싫었기에.
때마침 안내자의 말도 들려온다.
-아이에게 검지를 주었다면, 왔던 문으로 되돌아 가세요. 하지만 절대로 뒤돌아 보시면 안 됩니다.
나는 안내자의 말을 따랐다. 그런데 뒤에서는 아이가 내는 걸로 들리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 검지를 먹는 소리.
나는 서둘러 문을 지나쳤다.
전과 똑같은 방.
-잠시 쉬었다가 왔던 방으로 돌아가십쇼.
지체하기 싫었던 나는 곧바로 돌아갔다.
아이는 없었다. 그런데 아이가 성장한 것으로 보이는 소년이 있었다.
-그 소년은 현재 굶주렸습니다. 챙겨둔 나이프로 한쪽 손을 잘라주세요. 고통은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면 몸은 원상태로 돌아갑니다.
“하... 씨발.”
패널티는 들을 필요가 없었다.
나는 곧바로 나이프를 들었다.
.
.
.
“씨발씨발씨발씨발”
이젠 남아있는 신체부위가 없었다.
아이 다음엔 소년 그다음엔 청년 그다음엔 거인.
손가락 하나, 한쪽 손, 한쪽 팔, 한쪽 다리.
제발 이번이 마지막이길 빌었다.
그리고 기적이 일어났다.
-마지막입니다. 지금까지와 다르게 두 개의 출구가 존재합니다. 검은 문은 절대로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갈색 문으로 들어가야만 합니다.
입장하실 때는 “음식 나왔습니다.”라고 말슴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눈을 감았다뜨면 원래 세계로 돌아가게 됩니다.
“아... 드디어 끝이구나”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속이 후련하다. 나는 콩콩 걸음으로 갈색문으로 향했다.
문을 열자 붉은 공간이 펼쳐진다. 천장과 바닥에는 새하얀 타일이 입구 부근에 깔려있다.
나는 안내자의 말대로 행했다.
“음식 나왔습니다.“
그리고 문을 지나치고는, 두 눈을 감았다. 으적거리며 무언가를 씹는 소리가 들려온다.
한참 뒤에 나는 눈을 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바뀐 거라곤 붉은 고기 덩어리로 곤죽이 나버린 내 몸뿐.
“야! 안내자 이게 도대체 뭐야? 왜 원래 있던 곳으로 안 돌아가지는건데!!”
한참을 악소리를 내었다. 그래도 안내자는 답을 주지 않았다.
타일이라고 생각했던 새하얀 것은 치아. 그것이 내 몸을 계속해서 곤죽을 냈다.
그리고 그것이 내 머리로 다가올 때. 나는 깨달았다.
“속았다.”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더니.
콰직-!
새하얀 방, 목소리가 울렸다.
-잘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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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다
왜그러시죠? 당신은 돌아가셨습니다.
오히려 쫄쫄 굶어 있는 애를 공격하는 게 맞았네 어차피 이기면 이득 져도 죽는 것 밖엔 없으니까
평: 세상에 믿을 놈 없다!!(3/5)
미야자와 겐지의 주문이 많은 요릿집 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그거 재밌을거 같아 - dc App
누가 원래 세계로 돌아간다곤 말 안했네 아이가 몸을 되찾고 돌아갔노
나만2025년에 이거보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