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달이 밝은 밤
한 남성이 독서실에서 나온다.
남성은 가로등이 켜진 길을 홀로 걷는다.

남성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그대로 서서 눈물을 흘린다.

...
이제 거의 다 왔어.
조금만 더하면 돼.
다 끝나가고 있어.

다 끝나가고 있다.


████년 11월 5일, ███(18세) 실종


유난히 달이 밝은 밤
한 여성이 사무실에서 나온다.
여성은 고요한 길을 홀로 걷는다.

길을 걷던 여성은 길바닥에 있는 종이를 발견한다.

‐당신은 어느 곳에 있나요?

...
이제 나도 모르겠다.
이러려고 서울에 온 게 아닌데.
쓰레기 같은 세상.

그녀는 쓰레기 같은 세상에 있다.


████년 1월 13일, ███(24세) 실종


유난히 달이 밝은 밤
한 남성이 집에서 나온다.
남성은 홀로 편의점을 향한다.

길을 걷던 남성은 길바닥에 있는 종이를 발견한다.

‐당신이 있는 곳의 구체적인 주소는 무엇입니까?

...
구체적인 주소까진 모르는데.
뭐였더라...

그는 그가 모르는 곳에 있다.


████년 4월 12일, ███(19세) 실종


유난히 달이 밝은 밤
한 남성이 집에서 나온다.
남성은 홀로 산책로를 걷는다.

길을 걷던 남성은 길바닥에 있는 종이를 발견한다.

‐당신은 대한민국의 서울을 걷고 있습니다.

...
여긴 부산인데.


그곳은 부산이다.


남성은 산책로를 걷는다.



첨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