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릴 때 친구들이랑 학교 운동장에서 잠자리를 잡으면서 자주 놀았거든?
친구들은 잠자리를 엄청 잘 잡아서 채집통 한가득 잠자리를 채웠는데 난 정작 한마리도 잡질 못하겠는거야.
다른 친구들이 질투도 나고 내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었는데, 그 때 눈 앞에 정말 새빨간 잠자리 한마리가 보였어.
난 손에 든 잠자리채를 휘둘렀고 그때 그 무조건 잡았다는 확신에 가득 찬 감각은 아직도 잊지 못해.
그래서 잡았냐고? 음 잡긴 잡았어. 정확히 말하면 90%는 잡았었지.
아 이게 무슨 말이냐면 내가 휘두른 잠자리채의 플라스틱 부분이 잠자리의 머리과 가슴을 연결하는 부분을 내리쳐서 머리가 날라간 몸통이 채 안에서 바들바들 거리고 있었어.

하하하하.
하하하하.

미안해 잠자리야.
미안해 잠자리야.
미안해 잠자리야.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넌 온전히 잡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넌 내 채집통 안에 있을 줄 알았는데.
넌 새빨갛지 않았는데.
넌 이제 새빨갛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