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저희 재단에 찾아오신 당신이 누구인지 모릅니다.
이름도, 나이도, 성별도 취미도 성향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심지어 당신이 어떤 경로로 이곳까지 오시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바람과 함께 당신에게 도달한 앞으로 일어날 일이 적힌 쪽지인지.
웹 서핑중에 문득 사이트 귀퉁이에서 찾아낸 음모론 비슷한 무엇인지.
어쩌면 무언가 계시가 내려오듯 당신의 머리에 번뜩 내리쳤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비록 이런 아무것도 모르는 우민임에도, 이야기에 앞서 당신께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저희 재단에, 그리고 앞으로 당신이 나아가야 할 길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고 오신 것이겠지요.
현재로서는 관측할 수조차 없는 상위의 존재가 여러 차원의 시간선에 공통적으로 설계한.
불가피하고 필연적이며 잔혹하게 예정된 운명이, 즉 멸망이 저희의 앞에 있습니다.
이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멸망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고, 최전선에서 대응하는 당신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죽을 겁니다.
심지어 곱게 죽기도 힘들 가능성이 높죠.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이지만, 당신의 작은 실수로 온갖 초자연적인 현상과 거대한 존재의 영에 끼여 차원의 틈 안에서 박제될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사실만으로도 버거울 텐데, 당신이 이를 감수하고 저희와 뜻을 함께하기 위해 오셨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참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표면적인 정보는 다 알고 오신 것일 테니, 이와 관련된 설명은 이것으로 줄이겠습니다.
지금 저희가 당신에게 전하는 이것은 규칙서입니다.
하지만 다른 규칙서처럼 꼭 매 순간 상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당신에게, 그리고 마지막까지 이어질 희생에 표하는 경의입니다.
고정된 멸망으로 향하는 당신을 위한, 오롯이 당신에게만 헌정된 경의.
1. 저희는 DPF(Doomsday Preparation Foundation), 멸망준비재단입니다.
저희는 멸망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위해 모인 단체가 아닙니다.
그에 대응하고 관찰합니다. 관련된 모든 것을 수집하고 판별하여 하나의 결과로서 도출합니다.
상위의 존재가 저희를 죽이기 위해 안배한 모든 것을 알아내 멸망 직전에 이 모든 정보를 다른 차원과 시간선에 전달합니다.
차원이 하나하나 스러질수록 멸망에 대한 지식 역시도 늘어나는 것입니다.
저희는 그런 방식으로 모든 멸망을 알아내 이 순환을 끊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이전에도 무수히 많은 차원이 지워졌고,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차원이 멸망할 것입니다.
저희도 그 중 하나가 될 테지만, 이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저희의 희생은 또 다른 저희를 향한 도약으로서 언젠간 저 위의 멸망을 조장한 자들의 심장을 겨눌 화살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들의 멸망 플랜은 약 6642개.
그 중 1440개는 전 차원에 걸쳐 완벽히 무력화하였으며, 3417개는 본격적인 대비 방법을 마련 중입니다.
몇십만, 어쩌면 몇백만의 차원과 시간선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잠시 그들을 위해 묵념합시다.
1-1. DPF의 일원이 된 순간부터, 당신에게는 하얀 알약이 하나 제공됩니다.
고통 없이 길어도 2초 안에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신물질입니다.
이것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을 시, 망설이지 말고 사용해 주십시오.
어떤 상황이었든, 전적으로 당신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당신의 생은 오롯이 당신의 것이지, 저도, 저희 재단도, 나아가 저 위에 있는 무엇도 당신의 생명을 본인의 마음대로 다룰 수는 없습니다.
마음껏 누려 주십시오, 이는 어엿한 당신의 권리입니다.
당신은 마지막까지 무결한 인간일 것입니다.
2. 저희가 마주하게 될 대부분은 초자연적인 현상입니다.
멸망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그 중에는 저희가 익히 예측하는 것들도 존재합니다.
핵전쟁과 기후 위기, 그리고 전염병, 그 외에 소설에서 흔히 묘사하는 기타 등등의 것들.
하지만 그 멸망이 진행되는 과정마저 저희가 예측한 방향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안배해 놓은 여러 멸망 중에는 이런 것 역시 포함되어 있고, 이는 저희의 상식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흔히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지칭합니다.
그 종류 역시도 다양한데, 심지어 저희가 관측한 멸망의 개수를 뛰어넘을 정도로 많습니다.
두 번째 태양, 거짓 사후세계, 폴더가이스트와 같이 우리 세계에 그들이 심어넣은 것부터,
슈뢰딩거의 고양이, 데자뷰, 전기와 같이 현재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현상.
레비아탄과 명왕의 사념, 세계수와 같이 원래부터 존재하고 있던 것들까지.
파고 들어가면 끝이 없다시피 합니다. 가장 이름난 것들만 나열한 게 이 정도.
이 재단의 일원이라면 언젠가 한 번 당신이 제대로 알아갈 필요가 있는 것들입니다.
물론, 이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긴 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애초에 모인 이유가 이것들을 제대로 알아내 멸망을 대비하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다가가기 싫어도 결국에는 저희가 일을 하면서 주로 다뤄야 될 것들입니다.
하나하나 무력화시킬 때마다 그것이 저희의 무기가 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 예로 전기는 저희가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상태가 되기 전까지 무려 만 개에 달하는 세상을 멸망시켰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현재 그게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인류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지 않습니까?
리스크가 큰 초자연현상일수록 그것을 다룰 수 있을 때 얻는 이점도 큽니다.
비로소 대부분의 초자연현상을 저희의 손아래 넣는 날, 바로 그 날이 저 위에 있는 것들의 죽음을 불러올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차원 단위를 조작하는 무시무시한 놈들은 짓밟으려면, 현재로서는 이게 최선입니다.
두려워하되, 피하지 마십시오.
3. 저희 재단에는 이를 위한 여러 부서가 있습니다.
전투가 가능한 초자연 현상과의 교전과 포획을 담당하는 H 부서.
전반적인 탐색과 사전 조사, 그리고 발굴을 담당하는 S 부서.
내부 연구와 기록 및 정리를 담당, 최종적으로 ‘아카식 레코드’에 종속되는 R 부서.
대외적인 정보 통제와 활동, 비상시 프로토콜을 담당하고 있는 E 부서.
이미 확인되었고 대처 가능한 1440개의 멸망이자 초자연 현상의 소거를 담당하는 D 부서까지.
잘 판단하시고 본인이 원하는 부서가 정해지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며, 넓은 선택의 폭을 지원하기 위해 3개월의 유예 기간이 주어집니다.
이 기간 동안, 당신은 부서들을 돌아다니며 각 부서가 행하는 업무나 실제 작전 등을 보시고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 재단에서는 흔히 이 기간을 ‘수습’ 기간이라고 부르니, 참여하고 싶은 임무나 작전이 있다면 수습이라고 말하면서 참여하시면 상급자들도 대부분 막지 않으실 겁니다.
다만, 재단 내부에서 붉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거나 왼쪽 귀에 피어싱이 있으신 경우는 그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들이 조금 존재하기 때문이니 유념해 주십시오.
+내부 인원들에게 정을 너무 붙이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며칠 간격으로 인원이 갈려나가고 새로운 인력이 들어오는 게 이 재단인지라 그렇습니다.
죽음을 거스르는 방법 또한 여러 초자연 현상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저희 재단은 절대 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굳이 명왕의 사념과 마찰을 빚을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재단은 당신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망령이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4. 이외에도 알려드릴 여러 정보들이 있지만, 그건 다른 방법으로 알아보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여러분이 경험하시게 될 부서와 참여할 작전은 다양하고, 이는 이런 자그마한 규칙서에 담을 수 없습니다.
더 세분화된 문서가 있으므로, 관심 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열람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개인 배정된 숙소에 사내 컴퓨터가 존재하며, 이를 이용하시면 빠르고 간편한 열람이 가능합니다.
초자연 현상의 종류, 형태, 영향, 가치와 직원의 목록, 상태, 인간 여부에 더불어 재단의 역사와 자취까지도 살펴볼 수 있으니 많은 이용 바랍니다.
거기에, 어디까지나 이 규칙서는 이곳까지 오시게 된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므로 더욱이 다른 내용으로 이 규칙서를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경의를 표한다 기술하고 첫 만남부터 불행한 말만 가득한 건 별로지 않습니까.
멸망이니 어쩌니, 말을 거창하게 했지만 저희 재단이 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모든 인류의 행복입니다.
멸망의 순환이 끝나 아무도 고통받지 않으며 구속받지도 않는 진정 행복하고 완전한 세상.
이는 비단 저희 차원에만 그친 게 아니라, 스러져갔고 스러져갈 모든 차원에 대해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그것이 이 규칙서의 어투가 그렇게 무겁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곳은 군대가 아닙니다, 무력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는 재단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느끼는 인간임을 잊지 맙시다, 괴물에 맞서다 저희마저 괴물이 되지 않기로 합시다.
저희 재단은, 나아가 모든 차원은 그러한 결말을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간이므로 나약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마저 나약하지는 않습니다.
저희의 상징은, 어렴풋이 들어보셨을지도 모르지만 개미입니다.
그들이 다루는 시간선과 차원에 비하면 먼지조차 되기 힘든 개미.
그런 개미들이 모인 저희 재단은, 흔히 개미 군집으로 묘사되고는 합니다.
흉측하지만 징그럽다기보다는 오히려 저는 그리 묘사되는 것이 자랑스럽고 숭고합니다.
개미들이 몇억 마리를 넘어 몇십 억, 몇백 억까지 불어난다면 과연 그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설령 전능과 전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이런 저희에게 틈 하나 내어주지 않을 수 있을까요.
관측 가능한 차원은 무한합니다.
시간선의 흐름이 무한한 갈래로 떨어지고 합쳐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확률과 가능성이 바로 저희 군집의 개체수입니다.
저희는 그 무엇보다, 심지어 저 위의 존재들과도 바교할 수 없이 무한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시간과 차원을 막론하고, 저희는 점점 더 발전하고 성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전기와 회로, 양자역학, 마침내 방사능까지.
저희가 다룰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일까요, 저희에게 한계가 존재하기는 할까요.
무엇보다 아름다운 숭고한 인류를 위해, 그리고 그 뒤에서 고결히 죽어갈 우리를 위해.
아니, 우리들을 위해.
경의를 표합시다.
지금뿐만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 차원과 시간선 너머 모두.
먼 미래를 향하여 진보하고, 그 끝에 다다르는.
멸망으로 향하는 누군가에게.
경의를, 표합시다.
이름도, 나이도, 성별도 취미도 성향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심지어 당신이 어떤 경로로 이곳까지 오시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바람과 함께 당신에게 도달한 앞으로 일어날 일이 적힌 쪽지인지.
웹 서핑중에 문득 사이트 귀퉁이에서 찾아낸 음모론 비슷한 무엇인지.
어쩌면 무언가 계시가 내려오듯 당신의 머리에 번뜩 내리쳤을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비록 이런 아무것도 모르는 우민임에도, 이야기에 앞서 당신께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저희 재단에, 그리고 앞으로 당신이 나아가야 할 길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고 오신 것이겠지요.
현재로서는 관측할 수조차 없는 상위의 존재가 여러 차원의 시간선에 공통적으로 설계한.
불가피하고 필연적이며 잔혹하게 예정된 운명이, 즉 멸망이 저희의 앞에 있습니다.
이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멸망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고, 최전선에서 대응하는 당신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반드시 죽을 겁니다.
심지어 곱게 죽기도 힘들 가능성이 높죠.
어디까지나 최악의 상황이지만, 당신의 작은 실수로 온갖 초자연적인 현상과 거대한 존재의 영에 끼여 차원의 틈 안에서 박제될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사실만으로도 버거울 텐데, 당신이 이를 감수하고 저희와 뜻을 함께하기 위해 오셨다는 것은 저희로서는 참 감격스러운 일입니다.
표면적인 정보는 다 알고 오신 것일 테니, 이와 관련된 설명은 이것으로 줄이겠습니다.
지금 저희가 당신에게 전하는 이것은 규칙서입니다.
하지만 다른 규칙서처럼 꼭 매 순간 상기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는 당신에게, 그리고 마지막까지 이어질 희생에 표하는 경의입니다.
고정된 멸망으로 향하는 당신을 위한, 오롯이 당신에게만 헌정된 경의.
1. 저희는 DPF(Doomsday Preparation Foundation), 멸망준비재단입니다.
저희는 멸망을 회피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위해 모인 단체가 아닙니다.
그에 대응하고 관찰합니다. 관련된 모든 것을 수집하고 판별하여 하나의 결과로서 도출합니다.
상위의 존재가 저희를 죽이기 위해 안배한 모든 것을 알아내 멸망 직전에 이 모든 정보를 다른 차원과 시간선에 전달합니다.
차원이 하나하나 스러질수록 멸망에 대한 지식 역시도 늘어나는 것입니다.
저희는 그런 방식으로 모든 멸망을 알아내 이 순환을 끊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이전에도 무수히 많은 차원이 지워졌고, 앞으로도 수없이 많은 차원이 멸망할 것입니다.
저희도 그 중 하나가 될 테지만, 이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저희의 희생은 또 다른 저희를 향한 도약으로서 언젠간 저 위의 멸망을 조장한 자들의 심장을 겨눌 화살이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그들의 멸망 플랜은 약 6642개.
그 중 1440개는 전 차원에 걸쳐 완벽히 무력화하였으며, 3417개는 본격적인 대비 방법을 마련 중입니다.
몇십만, 어쩌면 몇백만의 차원과 시간선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잠시 그들을 위해 묵념합시다.
1-1. DPF의 일원이 된 순간부터, 당신에게는 하얀 알약이 하나 제공됩니다.
고통 없이 길어도 2초 안에 인간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신물질입니다.
이것을 사용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였을 시, 망설이지 말고 사용해 주십시오.
어떤 상황이었든, 전적으로 당신의 판단을 존중합니다.
당신의 생은 오롯이 당신의 것이지, 저도, 저희 재단도, 나아가 저 위에 있는 무엇도 당신의 생명을 본인의 마음대로 다룰 수는 없습니다.
마음껏 누려 주십시오, 이는 어엿한 당신의 권리입니다.
당신은 마지막까지 무결한 인간일 것입니다.
2. 저희가 마주하게 될 대부분은 초자연적인 현상입니다.
멸망에는 여러 종류가 있고, 그 중에는 저희가 익히 예측하는 것들도 존재합니다.
핵전쟁과 기후 위기, 그리고 전염병, 그 외에 소설에서 흔히 묘사하는 기타 등등의 것들.
하지만 그 멸망이 진행되는 과정마저 저희가 예측한 방향으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안배해 놓은 여러 멸망 중에는 이런 것 역시 포함되어 있고, 이는 저희의 상식을 초월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흔히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지칭합니다.
그 종류 역시도 다양한데, 심지어 저희가 관측한 멸망의 개수를 뛰어넘을 정도로 많습니다.
두 번째 태양, 거짓 사후세계, 폴더가이스트와 같이 우리 세계에 그들이 심어넣은 것부터,
슈뢰딩거의 고양이, 데자뷰, 전기와 같이 현재는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현상.
레비아탄과 명왕의 사념, 세계수와 같이 원래부터 존재하고 있던 것들까지.
파고 들어가면 끝이 없다시피 합니다. 가장 이름난 것들만 나열한 게 이 정도.
이 재단의 일원이라면 언젠가 한 번 당신이 제대로 알아갈 필요가 있는 것들입니다.
물론, 이에 가까이 다가가거나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긴 합니다.
하지만, 저희가 애초에 모인 이유가 이것들을 제대로 알아내 멸망을 대비하기 위해서가 아닙니까?
다가가기 싫어도 결국에는 저희가 일을 하면서 주로 다뤄야 될 것들입니다.
하나하나 무력화시킬 때마다 그것이 저희의 무기가 된다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그 예로 전기는 저희가 제대로 다룰 수 있는 상태가 되기 전까지 무려 만 개에 달하는 세상을 멸망시켰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현재 그게 없으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인류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지 않습니까?
리스크가 큰 초자연현상일수록 그것을 다룰 수 있을 때 얻는 이점도 큽니다.
비로소 대부분의 초자연현상을 저희의 손아래 넣는 날, 바로 그 날이 저 위에 있는 것들의 죽음을 불러올 것입니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차원 단위를 조작하는 무시무시한 놈들은 짓밟으려면, 현재로서는 이게 최선입니다.
두려워하되, 피하지 마십시오.
3. 저희 재단에는 이를 위한 여러 부서가 있습니다.
전투가 가능한 초자연 현상과의 교전과 포획을 담당하는 H 부서.
전반적인 탐색과 사전 조사, 그리고 발굴을 담당하는 S 부서.
내부 연구와 기록 및 정리를 담당, 최종적으로 ‘아카식 레코드’에 종속되는 R 부서.
대외적인 정보 통제와 활동, 비상시 프로토콜을 담당하고 있는 E 부서.
이미 확인되었고 대처 가능한 1440개의 멸망이자 초자연 현상의 소거를 담당하는 D 부서까지.
잘 판단하시고 본인이 원하는 부서가 정해지시면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하며, 넓은 선택의 폭을 지원하기 위해 3개월의 유예 기간이 주어집니다.
이 기간 동안, 당신은 부서들을 돌아다니며 각 부서가 행하는 업무나 실제 작전 등을 보시고 판단하실 수 있습니다.
저희 재단에서는 흔히 이 기간을 ‘수습’ 기간이라고 부르니, 참여하고 싶은 임무나 작전이 있다면 수습이라고 말하면서 참여하시면 상급자들도 대부분 막지 않으실 겁니다.
다만, 재단 내부에서 붉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거나 왼쪽 귀에 피어싱이 있으신 경우는 그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트라우마가 있으신 분들이 조금 존재하기 때문이니 유념해 주십시오.
+내부 인원들에게 정을 너무 붙이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며칠 간격으로 인원이 갈려나가고 새로운 인력이 들어오는 게 이 재단인지라 그렇습니다.
죽음을 거스르는 방법 또한 여러 초자연 현상에 존재하기는 하지만, 저희 재단은 절대 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굳이 명왕의 사념과 마찰을 빚을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희 재단은 당신이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망령이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4. 이외에도 알려드릴 여러 정보들이 있지만, 그건 다른 방법으로 알아보는 게 더 정확할 겁니다.
여러분이 경험하시게 될 부서와 참여할 작전은 다양하고, 이는 이런 자그마한 규칙서에 담을 수 없습니다.
더 세분화된 문서가 있으므로, 관심 가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을 열람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개인 배정된 숙소에 사내 컴퓨터가 존재하며, 이를 이용하시면 빠르고 간편한 열람이 가능합니다.
초자연 현상의 종류, 형태, 영향, 가치와 직원의 목록, 상태, 인간 여부에 더불어 재단의 역사와 자취까지도 살펴볼 수 있으니 많은 이용 바랍니다.
거기에, 어디까지나 이 규칙서는 이곳까지 오시게 된 여러분께 경의를 표하기 위한 것이므로 더욱이 다른 내용으로 이 규칙서를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경의를 표한다 기술하고 첫 만남부터 불행한 말만 가득한 건 별로지 않습니까.
멸망이니 어쩌니, 말을 거창하게 했지만 저희 재단이 원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모든 인류의 행복입니다.
멸망의 순환이 끝나 아무도 고통받지 않으며 구속받지도 않는 진정 행복하고 완전한 세상.
이는 비단 저희 차원에만 그친 게 아니라, 스러져갔고 스러져갈 모든 차원에 대해 적용되는 개념입니다.
그것이 이 규칙서의 어투가 그렇게 무겁지 않은 까닭입니다.
이곳은 군대가 아닙니다, 무력이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는 재단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느끼는 인간임을 잊지 맙시다, 괴물에 맞서다 저희마저 괴물이 되지 않기로 합시다.
저희 재단은, 나아가 모든 차원은 그러한 결말을 바라지 않습니다.
우리는 인간이므로 나약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의지마저 나약하지는 않습니다.
저희의 상징은, 어렴풋이 들어보셨을지도 모르지만 개미입니다.
그들이 다루는 시간선과 차원에 비하면 먼지조차 되기 힘든 개미.
그런 개미들이 모인 저희 재단은, 흔히 개미 군집으로 묘사되고는 합니다.
흉측하지만 징그럽다기보다는 오히려 저는 그리 묘사되는 것이 자랑스럽고 숭고합니다.
개미들이 몇억 마리를 넘어 몇십 억, 몇백 억까지 불어난다면 과연 그들이 감당할 수 있을까요.
설령 전능과 전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이런 저희에게 틈 하나 내어주지 않을 수 있을까요.
관측 가능한 차원은 무한합니다.
시간선의 흐름이 무한한 갈래로 떨어지고 합쳐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그 모든 확률과 가능성이 바로 저희 군집의 개체수입니다.
저희는 그 무엇보다, 심지어 저 위의 존재들과도 바교할 수 없이 무한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시간과 차원을 막론하고, 저희는 점점 더 발전하고 성장해나가고 있습니다.
전기와 회로, 양자역학, 마침내 방사능까지.
저희가 다룰 수 있는 건 어디까지일까요, 저희에게 한계가 존재하기는 할까요.
무엇보다 아름다운 숭고한 인류를 위해, 그리고 그 뒤에서 고결히 죽어갈 우리를 위해.
아니, 우리들을 위해.
경의를 표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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