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보면 뭔가 집단 히스테리 비슷한 거 아니었을까 싶은데
집단 히스테리라기엔 겪은 사람이 나 포함 두명이라 신기해서 끼적여봄.
대충 부대 설명하면 독립포대(독립중대)라서 규모는 쥐꼬리만했고(휴가,출외박 다 없어서 부대원 제일 많을때 70명 안됨 ㅋㅋ)
야간에도 당직사령은 저~ 멀리 산넘어 본부포대에 있고, 우리 부대는 당직사관+당직병 둘만 들어가는 나름 개꿀부대였음
거기에 수색대 건물 1층 통째로 빌려써서 막사도 침대있는 신막사임.
여튼 나 입대했을 때는 선진병영 어쩌고 하면서 동기끼리 생활관 쓰게 시켰는데
이게 생활관 위치가 고정된 게 아니라 애들 진급하는 시즌(?) 마다 관물대를 통째로 옮겨서 한칸씩 옮겨갔음.
사건은 나랑 동기들이 상말~병초쯤 짬 먹고 제일 구석진 병장 생활관(행정반이랑 머니까)쓸때 터짐.
내가 그때 새벽 2시인가? 실내 불침번이었음. 동기들이랑 드라마 재방 본다고 신났던거 생각하면 그때 휴일이었을거임.
암튼 말이 불침번이지 걍 거치대 갖다놓고 중앙계단에 기대서 부사수랑 같이 쳐자는게 일상이었는데
그렇게 자다가 누가 asmr마냥 귓가에 속삭이길래 보니까 티비 보다가 나온 동기a가 담배 한대 태우자함.
내가 이때 좀 이상했던게
평소같으면 자다가도 담피는 같이 가는데 그날따라 몸에 무게추 단 것마냥 반쯤 죽겠다 싶어서
그냥 불침번 부사수랑 같이 가라하고 중앙현관 문따고 피고오라함.
원래 야간에 담배피려면 당직사관 허락맡고 흡연장 열쇠를 받아야했는데
꽁초만 잘 치우면 점호때 걸릴 일도 없어서 흡연장 안 가고 다 가라쳤거든.
그렇게 계단에 기대 졸면서 애들 담배피는거 눈 슬쩍 뜨고 보는데
얘네가 담배 피우는 동작이 이상하게 자꾸 반복되기 시작함.
자연스럽게 연기 빨고 뱉고 하는게 아니라 진짜 동영상 3초 뒤로 계속 돌리는것마냥 반복됨.
직감적으로 아 ㅅㅂ 나 가위눌렸구나.. 하고 있는데 역시나 계단에 기댄 그대로 몸 안움직여짐 ㅋㅋ
근데 지금 생각해도 내가 그때 잠깐 홀린건가? 싶은게
아까 부사수랑 동기a 둘만 내보냈다고 했잖음.
담배필때 거리를 좀 두니까 남자 실루엣 두 개가 간격 벌리고 서있는데
그 사이에 뭔 조그만 어린애 하나가 우두커니 서있더라고.
내가 이걸 보고도 순간 이상한 걸 전혀 못느껴서
"와, 저거 아직 어린애 같은데 군대를 왔네? 신검은 받았나? 훈련소는 수료했나?"
ㄴ 이딴 실없는 생각이 들기 시작함.
그 왜 꿈 길게 꾸다가 깨서 비몽사몽하면 순간적으로 진짜랑 헷갈려서 정신 못차릴때 있잖음. 저때 딱 그런느낌이었음.
그렇게 몇 초 멍때리다가 퍼뜩 정신들면서
'여기 어린애가 왜 있지?' 싶으니까 꼬맹이가 내쪽으로 돌아봄. 이상하리만치 얼굴만 허여멀건해서 잘 보였음.
무튼 솔직히 쫄아서 어떻게든 가위 깨려고 어깨 들썩이면서 힘 존나게 줬는데,
직감적으로 동기a랑 부사수가 담배 다 피고 들어오면 꼬맹이가 따라들어오겠다 싶은거임.
걔네한테 "야 시발 잠깐 있어봐. 야야 니네 들어오지 말아봐." <- 속으로 소리지르는데 말은 안나오니까
진짜 온 힘을 다해서 몸 빡세게 기울이면서 머리 앞으로 확 재꼈는데
거의 동시에 뭐 시꺼먼게 복도 가로질러서 눈앞을 다다다다 뛰어감. 진짜 한순간 바닥 울리는거 느껴졌음.
정신차리니까 이미 중앙현관 한쪽 문 열려있고
동기 a가 교대하면 세탁실에서 라면 하나 까먹자고 앞에 와서 날 깨우더라고.
가위 한번 풀리니까 나도 잠 다 깨서 (솔직히 개찝찝한것도 있어서) ㅇㅋ 그러자 하고 그날은 라면먹고 잠.
딱 여기까지면 나 혼자 졸다가 헛것보고 만건데, 이 뒤로 기괴한 썰이 하나 생김. 그때도 휴일이었음.
나랑 다른 지박령 동기 몇몇이서 결식때리고 디비누워 자다가
일단 점심시간 다 지나면 결식 안잡으니까 중간에 그냥 티비켰는데
조금 지나니까 당직서던 전포대장이 우리 생활관 들어와서 기웃대기 시작함.
안그래도 이양반 당직때 맨날 폰이나 만지지 병 생활관 와서 드러눕고 이러진 않았던지라
나는 제풀에 찔려서 '아씨 밥 안먹은거 눈치깠나?' 싶었는데
전포대장이 갑자기 '오늘 부대에 뭐 간부 시찰왔냐? 니네 누구 온다고 들은거 없냐?' 물어보는거임.
상식적으로 타 부대 간부가 오는거면 상황실/본부지통실에서 언질을 줬을거고
휴일이라 진짜 그냥 놀러온거라 쳐도 당직사령도 상주 안하는 쪼끄만 독립부대라 모를 수가 없었음.
근데 나랑 동기들이 타 부대에서 누구 온다는 얘기 없었다고 하니까
전포대장이 갑자기 몇 초 정도 말이 없더니
앉아서 핸드폰 보고 있는데 행정반 문 너머로 쪼그만 애가 복도 뛰어가더라.
애들 웃는 까르르- 끼약- 하는 소리도 아까 들었다. 이러더라고.
그러니까 이 양반이 갑자기 간부 안왔냐고 물어본 이유가
독립포대 + 당직이 죄다 짬찌인 부대 특성상 나이가 찬 간부가 없다시피하고
제일 짬 많이 먹은 행보관(3x세)은 주니어가 아직 두살이라 부대에 어린애가 올 일이 없어서 그랬던거.
자기도 잠깐은 이상하다고 생각 못하다가
"왜 부대에 어린애가 뛰댕기지?" "왜 애들 웃는 소리가 들리지?" 싶어서 호다닥 우리 생활관으로 뛰어온 거였음.
자기도 무섭다면서 ㅋㅋ
막상 글로 쓰고보니까 그닥 공포스럽진 않은데
내가 졸면서 그 어린애를 본 다음 얼마안가 당직 서던 전포대장이 비슷한 걸 겪은 게 신기해서 썰 풀어봄.
아닌 말로 귀신은 그냥 흥밋거리지 진지하게 믿지는 않았는데
저 때 이후로 ㄹㅇ 군대에는 뭔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됨.
ㄷㄷ
진짜 애기 들어왔던 거 아니노
재밋다
그래서 두번째 썰 얼라는 뭐임 ㄹㅇ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