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제가요? 음… 네, 잠시만요 이거 복사한 것만 준비실에 두고 올게요.
아 오래 기다렸지? 준비실이 밑에 층에 있어서말이야… 응, 설마 내가 너랑 같은 수강생은 아니고 조교야. 응? 얼굴부터 그럴 줄 알았다고? 아직 21살이야 나, 생일도 늦… 아니다 너무 추해진다… 아무튼 오늘이 윈터캠프 마지막날이라 내신 수업이 없거든, 그러니까… 여유 좀 있겠네. 따라와.
공부 좀 하나봐? 학교는 어디야?
아, 거기 내신따기 진짜 빡센데… 내 친구가 거기 나왔거든, 일단 1층으로 내려갈까?
여기 보이지? 우리 학원 건물이야. 건물 2개를 통채로 쓰고있는 건 보면 알겠지? 난 동네학원만 다녀봐서 여기 처음 출근할 때 진짜 겁먹었거든. 난 여기 출신이 아니라 옛제자거든, 그래서 여기에 스카우트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일단 여기 동상 보이지? 용 두마리가 서로 얽혀서 하늘로 치솟는 동상. 이거 때문에 오르B나 다른 커뮤에서 이 학원이 등용문으로 불리잖아. 근데 더 중요한 게 있어, 저 두마리 용의 여의주가 모두 없다면 그 날은 무조건 단축수업을 할테니 기억해놔. 직보기간이어도 그렇게 했어. 보강은 당연히 있으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고. 대신 학원 10시 넘어서까지 건물에 있지마.
아니, 불법이니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음… 그냥, 그런 줄 알아. 그리고 조교나부랭이지만 수업듣는다 생각하고 차분히 들어줘.
재학생관은 왼쪽이야, 오른쪽으로 들어가지마. 고3이랑 엔수생들 상상 이상으로 예민하다… 으… 아무튼 여기 도어락이라고 해야하나 암튼 이거 있지? 수강생 카드가 출입증인데 그거 받으면 그걸로 긁으면 열려, 최대한 잃어버리지 마. 한동안은 학원 못 나오니까. 보통 그건 잃어버리기 쉽지 않잖아? 그러면 누군가 가져간 거니까.
아, 저분이 경비원이셔. 고생 많으세요.
네 얼굴이 익으면 가끔 집에 카드 두고오와도 열어주셔, 아차 말이 너무 애매했네. 내가 말한 잃어버린다는 의미는 너가 카드 그대로 떨어트리거나, 양도하거나 버리는 경우야. 그렇다고 경비원분 믿고 두고다니지는 마, 일부러 그러는 애들도 있어서 가끔 문 안 열어주시는 장난도 치셔.
재학원생 용 엘리베이터야, 되게 크지? 이걸로 책상이나 책들도 한번에 옮길 때가 있어. 어우.. A4용지로 엘베 꽉 채우는 거 보고 저거 언제 다 쓰나… 했는데 분기 하나에 다 쓰더라.
이 학원 지하 없어. 아니 있긴한데 없어. 아무튼 없어. 그러니까 엘리베이터가 지하에 있으면 타지마, 아니 그냥 버튼을 누르지도 마. 근데 7층에 올라갔으면 눌러도 괜찮아. 그리고 불문율인데 올라오는 엘베는 잡지 않아. 혹시 알아? 그게 지하에서 올라오는 그거일 줄은? 그래서 보통 가장높은 6층은 내려갈 때 계단을 애용해. 그리고 하… 그리고 오늘 내가 6층에 볼일이 많지…
아 잠시만, 말 계속하니 목 아프다. 2층 눌러줘.
여기 자판기인데 카드 안 되니까 기억해놔. 탄산도 없고 껌이랑 주스가 대부분인데 싸니까 가끔 정수기 질리면 난 사먹어. 자 자판기 끼고 직진하면 왼쪽이 화장실, 오른쪽부터 ㅁ자로 교실이 있고 가운데가 특강실. 인강에서 보면 나오는 기다란 칠판에 천장에 티비 달린 대형 강의실 본적 있지? 여기가 그런 곳이야, 그리고 재학생관은 이 벽에 붙어있는 공지판이 녹색이거든? 가끔 이거 파란색으로 보이면 그 층에 있는 창고로 가서 거기 있는 화물용 엘베타고 집 가.
에이, 돈 냈는데 어떻게 가냐고? 그거 보통 너가 피곤하거나 지쳤을 때 나타나. 너가 가장 약하고 제정신이 아닐 때지. 보통 자습하거나 미친듯이 아침부터 달렸을 때 뭐 애인에게 차였을 때 그렇게 보이거든, 애초에 이거 보이는 거 자체가 수업이 없을 타이밍이거나 수업을 못 들을 컨디션이란 거니까 안심하고 집 가서 잠이나 자. 이걸로 컨디션 체크도 할 수 있고 꾀병도 가능한데 너무 남발하면 너 너무 내성 없다고 그만두라 하니까 꾀병으로 적당히 써먹고.
아 까먹을뻔 했네, 애 하나 잡을뻔했네. 화물용 엘베 옆에 명부 있거든? 절대 이름 쓰지마. 그냥 엘베타고 안에 있는 거울 밑에 마카하나 있어 그걸로 수강생카드에 적힌 숫자 적고 내려, 학원이라 그런가 그것들 배우는 거 엄청 빠르더라. 그래도 아직 숫자는 못 읽으니까… 그 엘베 새삥이라 진짜 짱짱해서 지하로 안 가니까. 걱정말고 얼른 내려서 바로 집 가. 최대한 학원 앞 인도에 신경쓰지 말고 아니다… 뒷문으로 가 그냥.
너 여기 입원할 때 풀게한 문제지 있지? 그거 추론, 기억력, 사고 테스트 아니고 네 내성 보려고하는 거니까 애초에… 못 들었으면 됐다…
아 그리고 오후 4시쯤에 블라인드 올리지 마. 가끔 조교들이나 똘똘한 애들이 올려져있는 거 내리거든? 가끔 안 올려진 거 있으면 그냥 그쪽만 보지마, 찰나만 등 돌리고 있어. 순간적으로 뭔가 지나가서 태양빛을 가려서 순간 그림자가 지는데 그거 지나면 그냥 하던 거 해. 딱히 뭐 본다고 지하처럼 해가 있는 건 아니거든, 속은 좀 상하겠지만…
아 그리고 와이파이 가르커줄게, 걍 너 있는 호실 와이파이 찾아서 비번 Cliff5-1_뒤에 있는 호실 붙여 그럼 해결이야, 와이파이는 그때 없던 거라 걔들도 낯설어서 못 건들이거든.
… 그리고 잠시만, 창문 좀 닫고올게. 저 나무 보이지? 겨울인데 혼자 초록색인 저 나무, 저거 소나무 아니야. 그냥… 은행나무야, 근데 왜 초록색이냐고? 불길한 걸로 끝내. 그리고 조심하는 걸로 끝내. 그러라고 굳아 말하는 거야, 가로수 중 저 나무만 은행나무고, 오래되었고, 항상 초록색인 그 위화감을 잊지마. 저기에 침도 뱉지마.
그리고 오후 4시 전까지 되게 뭐랄까… 옛날패션이나 그런 머리를 한 사람들이 많거든? 그 사람들은 무해해. 안타까운 존재들이지… 근데 3시 넘어서 쉬는기간에 10분 밖에 안 남았다고 얼른 같이 어디 가자하면 씹어, 화장실간다고 해놓고 오후 4시까지 짱박혀 있어. 변기칸에서 문 잠그고 릴스나 보고있어. 애초에 공부하다가 10분 정도는 쉬어도 괜찮아. 나보다 대학 잘 갈 자신이 있으면 거기서도 공부해.
아 너 혹시 그… 예전에 있던 여고 알아? 그 교복 모르지? 보여줄테니까 외워놔. 이 교복 입은 사람 보면 그날 하루 옴 붙은 거니까, 그날은 엘베 타지마라ㅋㅋ 하루 동안 너만 엘베 근처 가면 귀신같이 지하로 내려가니까, 너가 학원 수강생들 엘베 통제해보고 싶으면 엘베 고집하고 그냥 계단 타고 다녀. 근데 저어기 위층에서 미친 것처럼 흔들리는 발소리랑 지옥에서 온 것 같은 욕이 들려온다? 일단 가까운 층으로 내려가서 나와있어. 그리고 화물용 엘베 타. 그날은 완전 찍힌 거니까. 그 사람도 참… 선동해놓고 본인만 무서워서 빼고… 응? 아 맞다. 이제 끝났어.
이제 끝! 가방은… 처음부터 상담실에서 챙겨왔구나? 어후, 그래 내일부터 여기 다니면 좋은 날 다 갔을테니 얼른 나가서 놀아라.
후… 내가 조교가 아니라 인간 제본기랑 채점기지 진짜… 아 곧 4시네.
휘익
어우 비위상해, 어떻게 맨날 나만 마주치냐?
해석:
이 학원은 과거 수강생들이 오후4시에 집단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함, 이 사건의 주동자는 직전에 혼자 무서워서 도망쳤고 대부분의 혈액이 학원 앞 은행나무 가로수로 흘러들어감. 의도치않게 원념이 깃든 피를 마신 나무는 흉한 흉목이 되어 4계절 내내 푸르고 이따금씩 원통하게 운다. 이상하게도 은행냄새 민원으로 가로수 교체사업할 때 이상하게 모든 전기 벌목도구는 고장나고 보통 톱은 인부들이 다쳐나가서 유일하게 버티고 있다.
지하는 땅에 스며든 원념들이 자주 출몰해 폐쇄조치 되었고 지하에서 올라온 엘리베이터를 타면 왜인지 무언가에 홀려 옥상인 7층으로 올라가게 되고 거기서 그 행동을 반복함.
게시판의 색깔이 바뀌어보이는 것은 재학생관이 과거엔 특별반, N수생관이었고 취약해진 상태라 저항도 없이 그것들에게 홀려 과거와 겹쳐보이는 것. 그래서 이따금씩 본인이 직접 엘리베이터에서 7층으로 올라감.
원혼들은 아침부터 4시까지는 살아생전처럼 복도를 돌아다니고 추락 후에는 죽었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이 되어 창고의 화물용 엘리베이터의 명부나 지하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음, 이따금씩 그것들의 인간시절 생일날에는 그 당시 이 학원 대표강사였던 원장선생님이 여의주를 아침마다 뺌
근데 해석은 보고 싶은 사람만 보게 다른 데에 써놔줬으면 더 좋았을듯
혹시 학원에 국어 강사 누구야? - dc App
강평ㅋㅋㅋㅋ
조교알바 경험에서 쓴 건데 메이저 중 마이너인 학원이었어서 네임드 강사 거의 읎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