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러운 세계에 갇힌 지 20년, 드디어 멀쩡한 사람을 만났다.


두리번거리고 띨빵해보이는 게 이제 막 흘러 들어온 사람인게 분명하다.
사람이라면 여태까지 수십 번은 봤지만, 전부 이상한 놈들이나 이상한 현상에 휘말려들어서 만날 기회가 없었지.
드디어 나도 동료가 생기겠구나!!
아차, 띨빵한 놈이 절단초를 꺾으려 한다. 가서 도와줘야지.
"그거, 꺾는거 아니야."
"네?"
"너 여기 어딘줄 알아?"
"누구세요?"
"워. 워. 경계할 필요 없어. 어디서 흘러들어왔는 진 모르겠지만, 까딱하면 죽는 곳이 여기거든."
"대체 무슨 소린지 모르겠네요. 윽, 혹시 먹을거 아무거나 있으신가요? 배가 너무 고파서... 편의점은 다 닫혀있더라구요."
"뭐? 편의점? 운이 좋군. 편의점 문 닫는 경우는 살면서 몇 번 못봤는데 말이야... 아무튼간에, 여기는 위험하니 일단 따라와. 내 집에 가자고."


절그럭 보글보글
"윽, 진짜 너무 배고픈데..."
"조금만 기다려. 물이 재촉한다고 끓나? 투정 부리는거 보니 아직 참을 만 한가 보군. 나때는 말이야..."
"으윽..."
"쳇, 듣지도 않는군. 너 몇살이야?"
"22살이에요."
"나보다 나이가 많네? 잠깐만, 만 나이 아니지?"
"만 나이론 20살이죠."
"그럴 줄 알았지. 딱 봐도 MT에서 술 퍼마시다 깨보니 여기 온 케이스지?"
"어떻게 아셨어요?"
"밥보다 소주병을 더 쳐다보니까. 근데 미안하게도 이거 소주 아니라 참기름이야."
나는 참기름을 프라이팬에 붓고 혀로 닦아냈다.
20분 정도 지나자 나는 밥상을 다 차렸다. 잡채에 버섯된장국, 한치무침회와 분홍소시지, 수육과 김치 그리고... 밥
"김치 어제 담근거라 얹어서 먹어. 이런, 엄마처럼 말했군. 이미 먹고 있는데 말이야."
그는 허겁지겁 밥을 씹지도 않고 넘겼다. 나는 답답해서 젓가락을 식탁에 내려치며 말했다. 그는 젓가락 내려치는 소리에 놀라 얼은 상태로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꼭꼭 씹어 먹어. 안 뺏어먹으니까."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 식사를 재개했다. 내가 바라보자 그는 대넷번 씹더니 삼켰다. 나는 그 부분에 불만이 많았으나 배고프다 하니 그냥 넘겨 주었다.
식사가 끝나자 나는 옆 집에 사는 괴이네 과수원에 들어가 배를 서리했다. 원래라면 꿈도 못 꿨을 행동이다. 하지만, 얼마 전에 옆집 괴이가 촌장 괴이의 애착인간을 훔쳐 야반도주를 했었다. 그렇기에 현재 옆집의 과수원은 사실상 내 것이 되었다.
나는 배를 깎아 그에게 건넸다. 그는 배부르다며 안 먹겠다고 했다. 나는 알겠다고 하며 배를 깎아서 접시 위에 두기만 했다. 그는 내가 보지 않을 때를 틈타 배를 한 조각씩 먹었다. 나는 귤도 까서 접시에 두었다.
밤이 되자 그는 거실에서 잠이 들었다. 나는 잠든 그의 모습을 보다 앉아서 잠에 들었다.






"2024년 6월 19일 수요일. 07시 22분. 김옥자께서 사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