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 회의 시작]
“일단 1호실부터 차례대로 얘기 해볼까요?”
“그래요. 근데 무슨 얘기를 하면 되죠?”
“간단한 자기소개와 자신이 여기서 먼저 나가야 하는 이유? 뭐 이렇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이다.
“네. 그러면 저부터 하겠습니다. 저는 진강훈이고 지금 고2에요. 내일부터 기말고사라서 꼭 나가야 돼요. 이러다가 공부 해놓은거 다 잊어먹게 생겼어요. 제발요.”
“이봐 학생. 여기서 나가고 싶은건 다들 마찬가지야.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말고 차분하게 대화하자고.”
“이봐요. 할아버지. 차례대로 말하는게 서로 시간낭비 안하는 좋은 방법 같은데요.”
“알겠네.”
“제가 말할 차례죠? 저는 백시현이에요. 그냥 평범한 대학교 2학년 학생이이에요. 나가야 되는 이유라면 지금 여름방학인데 내일 모레 남자친구랑 여행가기로 했어요. 정말 좋은 남자친구랑 처음으로 여행 가보는거라서 빨리 돌아가고 싶어요.”
“앞으로 남자 만날 일을 차고 넘칠 텐데 뭐가 그렇게 급하다고”
“이봐요. 아줌마. 다들 예민한 상황인데 서로 비아냥 거리는 말은 좀 하지맙시다?”
“뭐? 아줌마? 내가 어딜봐서 아줌마야? 군바리새끼가 말이 싸가지가 없네!”
“군바리? 이 나라의 국민으로서 군인에 대한 존중같은건 없습니까?”
“조용! 서로 싸우지는 맙시다. 시간 낭비밖에 안되니깐요. 계속 얘기합시다.”
“제 차례네요. 저는 김두형. 프로야구 선수입니다.”
“야구선수요? 그런데 이상하네요. 제가 매일 야구 챙겨보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3호실을 야구 경기에서 본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데.”
“6호실! 말 끊지 말자면서요! 계속 들어봐요.”
“아 미안합니다. 계속 얘기하세요.”
“모르는게 당연하죠. 하위 라운드에 겨우 지명 받아서 프로 입단했고 계속 2군에만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2군에서 열심히 하고 성적 보여주니까 이번에 겨우겨우 1군 엔트리에 올라왔어요. 처음으로 1군으로 콜업 됐다고요. 저 진짜 빨리 나가서 경기 준비 해야돼요.”
“어차피 여기 들어온 그 순간으로 돌아간다고 하지 않는가? 다들 심정은 알겠지만 차분하게들 이야기 하자고. 다음 차례는 군인 친구인가?”
“예. 7호실 어르신. 제 차례입니다. 저는 현역 해군 대위 이현민이라고 합니다. 서해 바다에서 참수리 고속정 정장이라는 직책을 수행 중입니다. 군함 1척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군의 업무 수행을 위해 나가야 합니다.”
“어쩐지 성깔 더럽다 했더니 해병대였네. 처음 보는 여자한테 아줌마가 뭐야 아줌마가…..”
“이봐요. 5호실. 싸우지 말자고 6호실이 말한 것 못들었습니까? 그리고 전 해병대 아니고 해군입니다. 잘 모르면 좀 조용히 있으십시오.”
“그게 뭔데? 똑같은 거 아니야? 어쨌건 제 차례니까 말할게요. 저는 김소영. 애들 둘을 키우고 있는 주부에요. 애들 돌보러 빨리 나가야 돼요. 우리 애들이 얼마나 소중한 애들인데요. 꼭 저 나가게 투표해주세요. 꼭이요.”
“제가 말하면 되죠? 저는 박성민입니다. 조그마한 가게하나 운영하고 있어요. 직장 다닐때 영업뛰면서 온갖 개고생 해가지고 번 돈으로 겨우 차린 가게입니다. 가게 볼 수 있게 저 좀 나가게 해주세요.”
“내 차례구먼. 난 김영길. 그냥 집 안에 틀혀박혀 사는 그런 노인네라네. 여기서 나갈 이유 같은 건 없네. 여기 있으나 집에 있으나 똑같거든.”
“다들 말씀 다 하신거죠?”
“아직 시간 많이 남았는데 뭘 더 얘기하면 되는 겁니까?”
“무슨 얘기를 하기는. 나 투표해 달라고요. 애들 돌보러 가야 된다니깐? 우리 애들이 얼마나 소중한 애들인데.”
“당신 시간과 가족만 소중합니까? 우리 모두 똑같습니다.”
“내가 이래서 군인들을 상대를 안해. 말이 안통해. 모두 저 투표해주실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죠?”
“1호실부터 시작했으니까 이제는 7호실 할아버지부터 얘기해볼까요?”
“무슨 얘기?”
“어차피 자신한테는 투표 못한다잖아요? 그러면 누가 먼저 나가는게 더 맞는 방향인지에 대해서 얘기해봐요. 7호실 할아버지부터요.”
“야. 어린 년이 내 말 무시하냐?”
“이봐. 5호실 애엄마. 모두가 예민한데 좀 그만하지 그래? 1호실 학생도 2호실 아가씨도 자기 부모들한테는 정말 소중한 애들일거야. 부모 된 마음으로서 좀 자제하지 그래?”
“…………. 알았어요. 조용히 하면 되잖아요.”
“나부터 말하라고? 일단 나한테는 투표하지마. 나는 나가나 마나 똑같으니깐. 굳이 꼽자면 아직 어른도 안된 1호실 학생이 빨리 나가는게 맞다고 생각해. 6호실. 말하게.”
“저도 저를 제외하고 보면 오늘은 여기서 가장 어린 1호실 학생이 나가는게 맞다고 봅니다. 다음 5호실 말하세요.”
“어린게 무슨 벼슬도 아니고 그리고 고2면 거의 어른이지 뭐. 무조건 내가 제일 먼저 나가야돼요.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하고 있어. 다음 4호실 군인.”
“일단 저는 나라를 지키는 군인으로서 여러분들이 다 나가고 가장 마지막에 나가겠습니다. 모두 불안한 마음일텐데 누구라도 놔두고 가면 군인인 제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절대 투표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저도 아직 미성년자인 1호실 학생이 가장 먼저 나가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3호실 말씀하십시오.”
“그래요. 어린 학생이 먼저 나가는게 맞죠. 어차피 나가면 여기 들어온 순간으로 가게 된다고 하니까. 기말고사 앞둔 학생이 나가야죠. 다음 2호실 말하세요.”
“아니 어린 걸로 따지면 저도 어려요. 그리고 다들 살아봐서 알잖아요? 인생을 돌이켜보세요. 고등학교 때 여러 번 보는 학교시험 중에 딱 한번의 시험에서 문제가 좀 생긴다고 해서 인생에 크게 영향끼치지 않잖아요? 안그래요?”
“그렇게 따지면 2호실 아가씨가 애인이랑 여행가는데 문제가 좀 생긴다고 해서 아가씨의 앞으로 길 인생에서 영향을 크게 끼치지 않을걸?”
“……. 그거야 그렇지만……….”
그렇게 7명은 계속해서 회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리는 알림소리가 들려왔다. 다시 흐린 화면에 사람이 나온다.
“투표할 시간이 됐어. 다들 자신을 제외하고 오늘 나갈 사람을 투표해.”
7명 모두 긴장된 표정으로 투표를 한다.
“투표 결과를 알려줄게. 오늘 나갈 사람은 바로 1호실 진강훈이야.”
“다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 왜 날 안찍냐고!!!!!!!!!!!!!!! 애들 있다니까!!!!!!!!!!!”
“김소영. 계속 그러면 내가 너를 강제로 진정시킬 수 밖에 없어. 경고다. 그만해라.”
“알았어요 진정할게요. 대신에 1호실이 몇표 받았고 누가 누구한테 투표했는지 알려주세요.”
“그건 알려주지 않을거야.”
“왜요!”
“알고 싶으면 질의응답 시간에 물어보던지.”
“………………………………”
“질의응답 시간을 시작하기 전에 말해줄게 있어. 1인당 질문은 1개만 가능하고 어떠한 질문에도 정확하게 답변해주겠지만 미래에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는 질문 할 수 없어.”
“왜죠? 모든 것을 알고 있다면서요?”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 정확하게 답변을 해주려면 7일이라는 시간을 다 써도 부족해. 미래를 얘기한다는게 온갖 변수와 그에 따른 결과를 보자면 정말 경우의 수가 너무나도 많거든. 자세한건 알 필요도 없어. 그냥 미래에 관한 질문은 하지마. 다들 알겠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인다.
“1호실부터 진행할거야. 참고로 질의응답하는 내용은 다른 방에서 들을 수 없으니까 다들 편하게 질문하라고.”
[1호실]
“내가 어느 대학교를 갈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미래에 관한건 안된다니까.”
“그러면….. 음…… 뭘 물어봐야 하지?.......”
“시간은 충분하니까 천천히 해도 돼.”
“아! 그거 평생동안 궁금했는데.”
“말 해.”
“10년 전 쯤에 친구 집으로 놀러가려고 했거든요? 근데 1층 엘리베이터가 이상했어요. 문이 열려있었고 누가 타고 있었는데 느낌이 이상했어요. 사람이 아닌 것 같다고 해야하나? 그리고 층수가 아니라 웬 이상한 글자가 보여가지고 무섭기도 하고 해서 엘리베이터를 타지않고 친구한테 미안하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갔거든요. 그때 그 엘리베이터를 탔다면 전 어떻게 됐을까요?”
“그건 안 물어봤으면 했는데. 그래도 답변을 해줘야겠지?”
“무슨 말이에요?”
“그거 사람 아니야. 그 엘리베이터 탔으면 넌 세상에서 사라졌어”
“사람아니면 뭔데요? 자세히 알려줘요!”
“질문은 1개만 가능하다고 말해준거 기억하지?”
“아니 그래도………..”
[2호실]
“지금 제가 만나고 있는 제 남자친구요.”
“그래 계속 말해.”
“저를 좋아해서 만나고 있는 것 맞죠?”
“맞아. 연락이 오면 너의 연락인지 확인하고 너 생각 자주하고 너랑 같이 시간보내고 싶어하고 너랑 같이 있으면 즐거워해. 이러면 정확한 답변이 되겠지?”
“예. 알려줘서 고마워요.”
[3호실]
“야구선수로서 저는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 걸까요?”
“질문이 정확해야 답변도 정확할 수 있어. 다시 질문해.”
“왜 감독님과 코치님들은 저를 이제서야 1군으로 콜업한거죠? 저 정말 열심히 선수 생활했습니다. 남들보다 훨씬 더라고 말할 순 없겠지만 남들만큼은 다 했다고요.”
“그 이유야 간단하지. 감독과 코치들이 생각했을 때 너는 아직 그럴 실력이 되지도 않고 보여줄 능력도 없다고 판단했으니까.”
“그분들한테 저는 그저 2군에 있는 평범한 선수일 뿐인 건가요?”
“그렇지. 그래도 이제 1군 올라갔으니까 잘해봐. 혹시 알아? 이제 주전선수가 될지?”
“만족스럽진 않지만 알겠습니다.”
[4호실]
“정말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건가?”
“이봐. 이현민 대위. 내가 미리 말하는데 특수실종에 관한 질문은 하지 않는게 좋을 거야. 내가 이런말 한지 정말 오래 됐고 손에 꼽을 정도로 얼마 안되거든? 떄로는
모르고 사는게 더 좋은 상황들이 있어.”
“더 좋을지 말지는 내가 판단해.”
“그렇다면 뭐 알았어. 질문 해봐.”
“특수 실종 장소와 특수존재들은 왜 존재하는 거지?”
“왜 존재하냐니. 존재하니까 하는 거지.”
“그게 무슨 말이야?”
“그럼 너는 왜 존재하는데? 걔들도 그냥 존재하니까 존재하는 거야. 너희와 다른 서버에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려나? 비유를 들자면 너희는 RPG에서 살고 있는 캐
릭터들이고 걔네들은 RTS에서 살고 있는 유닛이라고 하면 되겠다. 대충 이해되지? 자세하게 말해봤자 너는 이해하지 못할거야.”
“그럼 특수실종은 왜 발생하는 건가?”
“이봐 이현민 대위. 질문은 하루에 1개씩이라고.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 솔직하게 말하지 그래? 군인이라서가 아니라 알고 싶은게 많아서 가장 마지막에 나갈 생각이라고
말이지.”
“……………………”
[5호실]
“뭘 그렇게 고민해? 벌써 30분 지났어 빨리 질문해.”
“저 첫째 가졌을 때 너무 힘든 상황들이 있어서 아니 정말로 제가 꼭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랬다기 보다는 뭐라고 해야하나……..”
“빙빙 돌리지 말고 바로 말해. 어차피 나는 다 알고 있어.”
“그럴려고 그런게 아니었어요. 너무 기분이 안좋은 상황이었고 마침 아파트 복도에 담배가 있었고…………………”
“그때 피운 담배 한 대. 그게 너의 첫째 아이한테 안좋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나 하는 질문이야? 맞지?”
“예. 맞아요. 저희 첫째 그거 때문에 뭐 문제 생기진 않았죠?”
“별 문제 없어. 운이 좋아서 그 때의 흡연은 아무 영향도 끼치지 않았어.”
“다행이다………………………..”
[6호실]
“20년 전 쯤에 헤어졌던 당시 여자친구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합니다.”
“어떻게 살기는. 너랑 헤어지고 1년 뒤에 다른 남자 만나서 결혼했어. 애도 낳았고 세식구가 다정하게 살고 있어.”
“다행이네요. 저는 항상 돈에 미쳐 살아가지고 결국 걔랑 결혼 못했는데 걔라도 잘 살아서.”
[7호실]
“그냥 혹시나 하고 물어보는 걸세.”
“편하게 물어봐.”
“내가 정말로 죽을병에 걸린 것 맞나?”
“병원에서 진단한 내용 그대로 사실이야. 짧으면 8개월, 길면 1년.”
“그렇구먼. 그래. 사람이 갈 때 되면 가야지.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궁금한게 많아지네.”
“내일부터 계속 물어보던지.”
마지막까지 남은 인간은 어떻게 되려나
특수실종과 다른 맛으로 재밌다. 아무든 둘다 재밌음!
근데 2명남으면 자기투표안되니깐 1ㄷ1뜨는데 어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