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회의 시작]

나 조금 늦게 나가도 될 것 같아요. 어차피 돌아가는 시점은 똑같다면서요? 갑자기 질의응답 많이 해보고 싶어요.”

 

어제는 그렇게 나가게 해달라고 난리를 피우셔놓고 갑자기 이렇게 태도를 바꿉니까?’

 

그럴 수도 있지! 그리고 회의 중에 담배좀 그만펴! 나 애키우는 엄마야! 담배냄새 배면 애들한테 안좋다고!”

 

제 방에서 저만 연기 마시겠다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연기가 5호실로 가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어쨌건 나한테 투표하지 마세요. 난 마지막에 나갈래요.”

 

참 이기적이십니다. 여러분. 저 시끄러운 5호실 아줌마. 어제의 소원대로 빨리 나가게 해드립시다. 애가 둘이나 있으시다는데. 빨리 애들보러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이 군바리새끼가 진짜! 사회에서는 아무 것도 못할 새끼가!”

 

난 군인 친구와 동감이야. 5호실 애엄마. 나 귀아퍼. 그러니까 빨리 나가.”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도 그렇습니다.”

 

뭐 마음대로들 하세요.”

 

 

회의 시간은 한참 남았지만 모두가 마음을 굳혔다. 5호실 김소영은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며 투표하지 말라고 하지만 다른 이들은 모두가 귀를 막고 침대에 눕는다.

그리고 회의시간이 끝나고 모두 투표를 한다.

 

 

오늘의 투표결과를 알려줄게. 오늘 나갈 사람은 5호실 김소영이야.”

 

개새끼들아!!!!!!!!!”

 

김소영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계속 그러면 널 강제로 진정시킬거야.”

 

“…………………”

 

 

“2일차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하지.”

 

[2호실]

제 동기들 있잖아요.”

 

동기들이 왜?”

 

저는 동기들이랑 항상 사이좋고 재밌게 지내고 싶거든요. 싫어하는 애들도 있지만 웬만한 애들이랑은 좋게 지내고 싶은데 동기들도 저랑 같은 생각이겠죠?”

 

백시현. 중학교 때 심하게 학교폭력을 당하고 자퇴까지 한 안좋은 기억이 있다는건 알겠는데 세상엔 너를 괴롭히고 싶어하는 사람보다는 사이좋게 지내려고 하는 사람이 훨씬 많아. 너의 동기들도 너랑 같은 생각이야.”

 

정말 모든 걸 알고 있네요. 다행이네요. 동기들이 나 별로 안싫어해서요.”

 

 

[3호실]

그 때요

 

? 드래프트 때 하위 라운드로 지명받고 입단을 해야 할까 대학을 가야 할까 아니면 그냥 야구를 그만둘까 생각했을 때 말하는 거야?”

 

정말 모든 걸 다 알고 있으시네요. 대단하시네.”

 

“1일차 때부터 말했잖아 난 모든 걸 알고 있다고.”

 

그 때의 선택과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그 때 대학진학을 하거나 야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시작한 친구들이 많지 않아?”

 

많이 있죠. 연락하는 애들도 있고 소식만 들리는 애들도 있고 그렇죠.”

 

그 친구들과 비슷한 인생을 살고 있을 거다. 어차피 다 알고 있으면서 왜 물어보는 거야?”

 

그냥 그 때 다른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때문에요.”

 

조언을 해주지. 그런 고민할 생각에 훈련이나 더 열심히 하는게 좋을거야. 어차피 너가 선택한 거잖아.”

 

그렇네요.”

 

 

[4호실]

특수실종은 왜 발생하는 건가?”

 

이봐 이현민 대위. 자꾸 판도라의 상자를 열려고 하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라고 생각되는데 다른 질문은 해보는건 어때?”

 

판단은 내가 한다. 질문에 답변이나 해.”

 

일종의 버그 현상이라고 생각하면 돼. 아무리 다른 차원에 있다고 해도 서로의 차원으로 휘말리는 경우가 생겨. 그리고 다른 차원의 존재이기에 서로를 적대시 하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어? RTS게임에 갑자기 다른 RPG게임의 캐릭터가 나타났는데 일단 없애고 봐야 할 거 아니야?”

 

그러며………………”

 

질문은 1인당 1번만 가능하다고 어제도 말했다.”

 

 

[5호실]

너가 기분이 좋고 안좋고는 내 알바 아닌데 시간 그만 끌고 질문좀 하지 그래? 벌써 1시간 가까이 지났어. 6호실과 7호실이 기다린다고.”

 

“……….. 저는 좋은 엄마죠?”

 

질문이 매우 애매모호하지만 답변은 정확하게 해줄 수 있지.”

 

답변만 말해줘요. 사족 붙히지 말고.”

 

너희 아이들한테는 좋은 엄마일 수도 있겠다. 어찌 됐건 너는 너의 아이들을 굉장히 예뻐하고 아껴주니까. 근데 꼭 그렇지만도 않지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이어서 말해줄게. 자신과 자신의 아이들의 입장만 생각하고 자기 자식만 아낄 줄 알고 다른 사람과 그 자녀들의 입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은채 자기 마음대로만 사람들을 대하는 사람을 좋은 부모라고 할 수 있을까?”

 

?”

 

얼마 전 너의 아이가 같은 반 아이를 심하게 폭행하고 심지어 교사에게까지 폭언을 내뱉었던 일을 가지고 우리 애는 착해요. 그럴 리 없어요.’ 라고 변명한 너의 모습을 돌아보면 알겠지? 그리고 애초에 내가 무슨 말을 하건 나는 좋은 엄마야라며 스스로를 세뇌하면서 살고 있는 너가 좋은 부모?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 아니에요. 저는………………….”

 

 

[6호실]

제 가게 손님들은 제 가게를 좋게 평가합니까?”

 

좋게 평가해. 너는 어떻게든 손님들을 상대로 돈을 벌기 위해서 최대한 친절한 척 예의있는 척 다른 가게와는 다르다는 척을 하며 장사를 하고 있잖아. 너 스스로는 자괴감이 들때도 있지만 손님들은 다 너의 가게 좋게 생각해.”

 

다행이네요. 손님 끊길 일은 없겠어요.”

 

 

[7호실]

죽을날을 받아놓으니까 궁금한 게 참 많아지네

 

뭐가 궁금한데?”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불쾌감을 주는 행동을 내 나이대의 사람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많이 하며 살았나? 죽을 때가 되니 그래도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구먼.”

 

착한 사람은 무슨. 너의 나이대 사람들과 비슷해. 더 모나지도 더 착하지도 않아.”

 

그래도 최악은 아니구먼.”

 

 

[3일차 회의 시작]

다들 지루하지 않으셨나요? 질의응답시간이 좋기도 한데 나가면 또 나가는대로 좋을 것 같기도 하네요.”

 

그래도 투표는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각자 의견들을 말씀해주십시오.”

 

저기요. 4호실 해병대 아저씨. 너무 딱딱하게만 말씀하지 마시고 서로 이야기나 할까요? 이것도 인연인데 재밌는 얘기하면서 추억쌓아도 되잖아요.”

 

“2호실 학생. 저 해병대 아니고 해군입니다.”

 

똑같은거 아니에요?”

 

“…………………………”

 

“2호실 아가씨. 해군은 배타는 군인이고 해병대는 섬에 사는 군인이라고 생각하면 돼. 어차피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건 아니겠지만.”

 

누가 나갈지 회의는 해야죠? 저는 더 이상 질의응답에서 뭐 물어보고 싶은 것도 없어요. 저도 장사는 해야되니까 저한테 좀 투표해주시죠.”

 

 

각자의 이야기를 하며 회의시간을 보내는 5. 회의시간은 끝나간다.

 

 

투표결과를 알려줄게. 오늘 나갈 사람은 6호실 박성민이야.”

 

가서 장사 열심히 하십시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들르겠습니다.”

 

“5호실. 잘 가게. 재밌는 인생을 살았구먼.”

 

아저씨 안녕하가세요. 나중에 좋은 선수 되면 사인 해드릴게요.”

 

안녕히가세요.”

 

다들 고맙습니다.”

 

인사 다 했으면 질의 응답 시간을 시작할게.”

 

 

[2호실]

그 때 저 괴롭혔던 애들이요. 어떻게 살고 있나요?”

 

막장 인생 살고 있는 애도 있고 너처럼 평범하게 대학다니는 애도 있고 직장다니는 애도 있고 각양각색이지.”

 

나쁜 새끼들. 나는 지옥을 겪었는데 평범하게 산다고요?”

 

복수가 하고 싶으면 나가서 직접해.”

 

 

[3호실]

제 구단의 팬들은 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모르는 사람이 대다수야. 너 만년 2군 선수잖아.”

 

이제 1군 올라왔어요.,”

 

언제 다시 2군 내려갈 줄 알고?”

 

 

[4호실]

검은 정장, 이건일은 어떤 존재인가?”

 

그 질문 할 줄 알았다.”

 

답변이나 해.”

 

뭐긴 너희가 파악한 그대로야. 현실과 특수 실종 장소를 너무 자주 왕복해서 동화되어버린 존재. 하지만 자신의 생각은 남아있는 존재야. 참 너가 속했던 특수실종 대응전대가 모르는 정보들이 많지만 그거 하나는 정확히 파악했어. 비유적으로 표현 하자면 장소에 버그가 아니라 개인에게 버그가 일어났다고 하면 되겠다. RTS에 나타난 RPG캐릭터. 하지만 너무 익숙해져버려서 게임 시스템에서는 이제 버그라고 인식도 안한다고 보면 되겠네.”

 

[6호실]

예전에 밤에도 영업뛰느라 졸음운전을 한 적이 있었어요.”

 

여러 번 있었겠지.”

 

아무튼 언젠가 갑자기 운전 중에 무언가를 치고 지나간 느낌이었는데 급하게 내려서 보니까 차는 좀 찌그러졌지만 주변에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혹시 내가 그 때 사람을 쳤나요? 오래 전 일이지만 아직까지 마음에 걸리네요. 혹시나 전과자가 되는 건 아닐까 하고 평생을 입다물고 있었어요. 말해주세요.”

 

사람은 아니었어.”

 

다행이네요. 그럼 산짐승이었나봐요.”

 

산짐승도 아니긴 한데 사람이냐고 물어본 질문에는 답변해줬으니까 됐지?’

 

“………….. ?”

 

 

[7호실]

내 자식들은 내가 곧 죽는다는 소식 듣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말해주게

 

아들 둘에 딸 하나지? 큰아들은 슬퍼하고 작은아들은 무덤덤하고 딸은 현실을 부정하고 있어. 너무 걱정하지마 남의 자식들이라고 크게 다르진 않아.”

 

자식들한테 나쁜 아버지는 아니었나 보네. 다행이구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