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나는 고등학생이었다
우리 학교는 여고였는데
특이하게 야자 시간(저녁 9시~11시) 대에는 절대로 층간을 오르내리면 안 된다는 규율이 있었음
낮은 확률로 사고를 당하게 된다고
근데 우리 교실이 있는 층에는 화장실이 없어서 다른 층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하필 내가 야자 시간에 아래층에 있는 화장실에 갔다가 올라오는 길에 사고를 당하게 된 거임
그 사고란 게 뭐냐면
불이 다 꺼져서 어두컴컴한 학교 계단을 끊임없이 올라가야 하는 건데
실제의 내가 1층만 내려갔어도 다시 올라갈 땐 몇 층을 더 올라가야 하는지 알 수 없음
(만약 내려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면 반대로 하염없이 내려가야만 함)
근데 그 계단을 나 혼자만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학교가 불러낸 이상 존재들도 같이 올라감
얘네의 기본 생김새는 교복을 갖춰 입은, 무표정한 단발머리 여학생
처음엔 이상 존재들도 개별 개체로 각자 올라가다가, 층수가 높아질수록
- 한 몸에 머리가 2개 달림
- 얼굴의 앞뒷면이 전부 머리카락으로 덮여 있음
- 두 개체가 서로 붙어 한 몸처럼 움직임
- 안면부에 커다란 입 구멍만 있음
- 분명히 나보다 앞서가던 것이 어느 순간 내 바로 뒤에 있음
이런 애들로 바뀜
보통 계단을 올라가다 보면 중간 층이 있고 거기서부터 반대로 방향을 바꿔 계속 올라가잖아?
그럼 어쩔 수 없이 나보다 더 위에 있는 개체들의 얼굴이 눈에 띄게 되는데
진짜 괴로웠던 건 걔네 생김새가 아니라
내가 올라갈 때까지 제자리에서 걸으면서 올라가는 소리만 내던 두 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