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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친구 유원이가 목을 매달았다.




내 절친한 친구 김유원.

유원이는 어릴 때부터 달을 좋아했다.


목성 정도는 되어야 얻을 수 있다는

매우 커다란 위성인 달.


고작 지구 따위가 품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달.


하지만 그렇기에 유원이는 달을 좋아했다.

그리고 나 역시 우주를 참 좋아했다.


우린 함께 동고동락하며 우주연구원을 꿈꿨고

결국 지구 최고의 우주연구소에 취직할 수 있었다.


유원이는 당연히 달을 연구하는 팀에 들어갔고

나는 카이퍼 벨트를 연구하는 팀에 들어갔다.


우린 비록 다른 팀이었지만 여전히 함께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어느덧 우리는

책임 연구원까지 승진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지구로 향하는 소행성을 찾아냈다.

난 즉시 수석 연구원에게 보고했고 우리 연구팀은

소행성의 궤도를 계산하여 달과 충돌할 것을 알아냈다.


난 즉시 유원이에게 그 사실을 알렸고

이후 달 연구팀과 우리 연구팀, 그리고 여러 팀이 합동하여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조사했다.


소행성은 결코 소행성이라 부르기 힘들 정도로 거대했고

만약 달과 충돌시 최악의 상황은 인류의 멸종 위기였다.


각 정부에서는 이를 대중에게 알릴 경우

폭동이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하여 기밀사항으로 지정했고

즉시 소행성 궤도 변경 임무가 실행되었다.


다만, 기존 연구에서 상정한 크기의 소행성이 아닌 만큼

전세계적인 지원이 필요했고

상상 할 수 없을 만큼의 자원이 투입되어

소행성의 한쪽 면을 타격했다.


소행성의 크기는 줄었지만 궤도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

아쉽게도 이후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도 뿐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신은 존재했던 걸까?

소행성이 달의 뒷면을 강타했음에도

달에는 큰 변화가 생기지 않았다.


각 나라의 수장들은 이를 기뻐했지만

우리들은 마냥 기뻐하기만 할 수 없었다.

계산상 이건 말이 안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상부의 지시로 우리 팀은 다른 연구를 해야했기에

친구가 있던 달 연구팀은

소행성이 충돌한 뒷면을 확인하기로 했다.


그게 바로 얼마 전이었다.



일주일 전.

달의 뒷면을 촬영할 무인 탐사선이 위치에 도착할 때

나와 유원이는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고 있었다.


친구는 어쩌면 며칠 뒤에는

자신이 역사적인 순간을 목격할지도 모른다며

매우 흥분해 있었다.


난 그저 살아남은 것에 기뻤지만

녀석은 나보다도 더 연구자에 어울리는 녀석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그 장면을 목격했을 친구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사실 거의 죽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난 그가 걱정되었고 여러 차례 물어봤지만

친구는 아무 말도 해주지 않았다.

그저 나중에 다 가르쳐주겠다는 말 뿐이었다.


나 역시 연구에 바빠 그 뒤로 한동안 친구를 보지 못했다.

그리고 어제 밤 친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난 너무 후회되었다.

유원이가 어떤 힘든 일을 겪고 있을지 추궁했어야 했다.

어떻게 해서든 알아내야 했고 해결 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미 유원이는 떠나고 없었다.


그리고 방금 우리 집에 유원이의 이름으로 택배가 도착했다.



택배를 열자 안에는 편지 한통과

연구자료들이 들어있었다.


난 즉시 편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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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중한 친구 승환아.

난 이 택배를 붙이고 먼저 떠나려 한다.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할거고 원망스럽겠지..


하지만 도저히 너에게 이 사실을 말할 수 없었어

그럴 자신이 없었어..


그래서 이렇게나마 진실을 알려주려고 해.


달은..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었어.

그건 위성도 행성도 무엇도 아니야

괴물.. 그래 괴물이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네.


그 때 너랑 소주 한 잔 한 뒤에

난 집이 아니라 연구소로 갔어.

촬영한 자료가 도착했는데 이상하다는 연락을 받았거든.


연구소에 도착하니까

다른 팀원은 없고 소장님만 계시더라고.


소장님 표정이 너무 안좋아서

난 탐사선에 문제가 생긴 줄 알았어.


그런데 소장님이 건네준 사진을 보고 알았지

차라리 탐사선이 문제였다면.. 차라리 나았을텐데..


달이.. 그 괴물이 소행성을 먹고 있었어.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가지?


사진을 직접 본 나도 이해를 못했어

이게 대체 무슨 사진인지 소장님께 물어봤지

이후에 소장님이 건네준 사진들은

마치 동영상처럼 보여주더라


달이 소행성을 씹어 먹고 있는 모습을


다음 날 우리 팀원 모두 그 장면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


그날 어떠한 연구도 하지 못했고

밥도 잠도 정말 아무 것도 하지 못했어.

이걸 보고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그저 의미 없는 토론만 했지.


그렇게 이틀 동안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고

난 아무 생각 없이 달을 관찰했어

그냥 이 모든 게 꿈이길 바랐어.


그런데 그날

이 조금 달라졌다는 걸 알게 됐어

항상 앞면만 보여야 하는 달이

돌고 있다는 걸 알게 됐어.


난 곧장 탐사선의 추가 촬영본을 확인했어

그 괴물은 분명 탐사선을 보고 있었어

탐사선을 보고 웃고 있었어

그리고 점점 돌고 있었어


우리가 탐사선을 보냈기 때문에

달이 우리의 존재를 알게 된 거야


우리 때문에..

아니 나 때문에 지구가..


난 도저히 이 사실을 알릴 용기가 없었어

세상의 비난을 버텨낼 용기가 없었어


미안해 너한테 이런 짐을 남겨서..

부탁해.. 이 사실을 모두에게 알려줘..


정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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