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 글이 보이시나요? 또, 이해가 가능하신가요?
0-1. 보이신다고요? 다행이군요. 당신은 "돌아왔습니다". 마침내 말이지요.
이해하기 어려우시다면... 흠, 힘든 일을 겪으셨나보군요. 괜찮습니다. 차차 나아질 겁니다.
...아마도요. 슬프군요.
0-2. 안타깝게도, 당신이 어디에서 돌아오셨는지는 알 수 없군요. 워낙 여러 곳에서 "돌아오신" 분들이시니까요. 아파트, 다리, 산, 농장, 외딴 저택, 놀이공원... 심지어는 하수도에서 돌아오신 분들도 봤으니까요.
이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산에서 오신 분은 자기는 ■■산에서 ●●●와 "완전한 결합"을 약속했다면서 무조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시더군요.
이상한 일이에요. 그런 곳이 존재할리가 없는데.
1. 잡설이 길었군요. 우선... 돌아오신 것을 대단히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정말 다행히도 죽거나, 미치거나, ■■■가 되어버리는 모든 가능성을 어떻게든 이겨내고 무사히 살아돌아오셨습니다.
저희 협회에서는 당신 같은 분들이 느낄 수 밖에 없는 괴리감이나, 육체 및 정신적 피해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이런걸 준비해 보았답니다. 이런 형태가 당신들에게는 익숙할테니까요.
2. 이 곳은 당신이 살던 그 세상이 맞습니다. 당신이 몇 년, 몇십 년 동안 다른 곳에 갇혀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겠지만 말이죠. 지금까지 돌아오신 분들의 증언을 종합하자면 그런 세상에서 몇 년 이상 살아있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으니까요.
아, 인간이길 포기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아서 말입니다.
하하하... 농담입니다. 그러니 화내지마세요.
3. 이 세상에는 지켜야 할 " 규칙 " 같은 건 없습니다. 당신이 깨어났을때 옆에 떨어져 있을 낡은 수첩이나, 라디오나, 게시판 같은 것이 없었던 이유입니다.
지켜야 할 규범이나 법은 있습니다만 살기 위해 손가락을 자르라던가, 눈을 감고 엎드리라던가, 피를 뽑아 옷을 적시라는 내용은 아닙니다.
자살하라던가, 그들과 하나가 되기 전에 조속히 죽으리던가, 하나가 되라는 내용은 더더욱 없고요.
아니, 그딴게 무슨 규칙이겠습니까. 그냥 죽으라는거지.
...뭐, 이 세상에서도 여러가지 일이 있을테니 차라리 죽는게 나을때도 있다는 건 동의합니다만.
4. 출입이 금지된 건물은 들어가지 마세요. 특히 "출입금지" 표지판이나 현수막이 있는 곳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작은 빌라나 주변이 담으로 둘러싸인 주택 같은 것들 말이죠.
들어가면 죽는다던가 당신들이 갇혀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던가 그런건 아니고 그냥 사유지라서 그런겁니다.
사유지 무단출입은 범죄라고요.
...밤이든 낮이든 안 됩니다.
새벽에도 안 돼요.
아 진짜, 그냥 들어가지 말라면 들어가지 마세요.
당신도 아시다시피, 세상에는 모르는 게 나은 것 있는 법이랍니다. 들어가지 말라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에요.
5. 놀이공원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한 시설입니다.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먹이를 모으거나, 제물을 구하기 위해 만든 감옥이 아니라고요.
그리고 입장료는 돈으로 내세요. 자꾸 이상한 머리카락이나 한지나 "나는 재앙의 심연에 서 있습니다. " 같은 개소리로 넘어갈 생각하지 마시고요.
직원들이 얼마나 당황하는지 아세요? 지난번엔 바퀴벌레 같은 걸 손에 떨어뜨리는 미친 새...!
...죄송합니다. 조금 흥분했네요.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여러분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최소한의 한도라는게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할 것처럼 행동하면 곤란하다고요.
부디 선을 넘지 마세요. 보통 사람처럼 행동하시라고요. 당신들이 다른 세상에서 살아남아,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리면 곤란해요.
6. 제일 중요한 내용입니다. 고속도로에 나 있는 터널은 걸어갈 수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애시당초 인도 같은 것도 안 만들어 놨어요. 중간중간에 비상구랑 작은 통로가 있긴하지만 그건 시설의 유지보수를 위한 통로지 "보통의 사람"이 다니라고 만든게 아니라고요.
직원들도 보통 반 년에 1번, 4인 1조로 이용하는 통로라고요. 평소에는 잠겨있고요.
대피 용도로 사용하는 곳은 열려있습니다만 좁고 불편합니다. 굳이 그런 곳으로 갈 필요는 없죠.
아니, 애시당초 거기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수단이 없어요. 고속도로라고요!
그런 곳에서 괜히 걸어다니다가 차에 치여서 죽어버리거나 다치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교통사고 같은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미쳐버린 장소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았는데!
그러니 옛날의 감을 찾겠다느니 하면서 그런 곳에 들어가지 마세요.
고속도로의 터널은 차로 통행하는 곳입니다. 아니지, 다른 모든 터널들도 차로 통행하는 곳이에요. 사람이 다니는 통로는 따로 있고요.
사람이 두 발로 걸어서 다니지 못하게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답니다.
그럼 재미가 없지 않냐고요? 이 세상은 재미없는 곳이랍니다. 그렇기에 살 수 있는거고요.
7. 음, 아무래도 이 정도면 될 것 같네요.
외딴 주택, 놀이공원, 터널... 3개라, 꽤나 당신도 질긴 인간이군요. 특히 터널에서 살아남아서 돌아온 사람은 없었는데 말이죠. 정말 고생이 많으셨군요.
아니지, 이번이 3번째일테니 경험이 꽤나 쌓여서 그런걸지도.
8. 하지만, 정말 안타까워요. 당신이 이 글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9. 당신은 돌아가지 못할겁니다. 그러기를 바라지 않을테니까요.
10. 왜냐면, 당신은 이미 저 세상이 주는 쾌락에 중독되어버렸으니까요. 규칙과 통제와 미지의 존재들이 한 없이 가득한 저 세상에 말이죠.
11. 어쩔 수 없네요. 잘 가세요.
4번째에는 당신이 모든 것들을 그만두고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가길 바라겠습니다.
12. 그럴 일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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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보이신다고요? 다행이군요. 당신은 "돌아왔습니다". 마침내 말이지요.
이해하기 어려우시다면... 흠, 힘든 일을 겪으셨나보군요. 괜찮습니다. 차차 나아질 겁니다.
...아마도요. 슬프군요.
0-2. 안타깝게도, 당신이 어디에서 돌아오셨는지는 알 수 없군요. 워낙 여러 곳에서 "돌아오신" 분들이시니까요. 아파트, 다리, 산, 농장, 외딴 저택, 놀이공원... 심지어는 하수도에서 돌아오신 분들도 봤으니까요.
이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만, 산에서 오신 분은 자기는 ■■산에서 ●●●와 "완전한 결합"을 약속했다면서 무조건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시더군요.
이상한 일이에요. 그런 곳이 존재할리가 없는데.
1. 잡설이 길었군요. 우선... 돌아오신 것을 대단히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정말 다행히도 죽거나, 미치거나, ■■■가 되어버리는 모든 가능성을 어떻게든 이겨내고 무사히 살아돌아오셨습니다.
저희 협회에서는 당신 같은 분들이 느낄 수 밖에 없는 괴리감이나, 육체 및 정신적 피해를 조금이나마 개선하고자 이런걸 준비해 보았답니다. 이런 형태가 당신들에게는 익숙할테니까요.
2. 이 곳은 당신이 살던 그 세상이 맞습니다. 당신이 몇 년, 몇십 년 동안 다른 곳에 갇혀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럴 가능성은 매우 적겠지만 말이죠. 지금까지 돌아오신 분들의 증언을 종합하자면 그런 세상에서 몇 년 이상 살아있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 같으니까요.
아, 인간이길 포기하면 가능할지도 모르겠군요. 직접 경험해보지는 않아서 말입니다.
하하하... 농담입니다. 그러니 화내지마세요.
3. 이 세상에는 지켜야 할 " 규칙 " 같은 건 없습니다. 당신이 깨어났을때 옆에 떨어져 있을 낡은 수첩이나, 라디오나, 게시판 같은 것이 없었던 이유입니다.
지켜야 할 규범이나 법은 있습니다만 살기 위해 손가락을 자르라던가, 눈을 감고 엎드리라던가, 피를 뽑아 옷을 적시라는 내용은 아닙니다.
자살하라던가, 그들과 하나가 되기 전에 조속히 죽으리던가, 하나가 되라는 내용은 더더욱 없고요.
아니, 그딴게 무슨 규칙이겠습니까. 그냥 죽으라는거지.
...뭐, 이 세상에서도 여러가지 일이 있을테니 차라리 죽는게 나을때도 있다는 건 동의합니다만.
4. 출입이 금지된 건물은 들어가지 마세요. 특히 "출입금지" 표지판이나 현수막이 있는 곳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작은 빌라나 주변이 담으로 둘러싸인 주택 같은 것들 말이죠.
들어가면 죽는다던가 당신들이 갇혀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던가 그런건 아니고 그냥 사유지라서 그런겁니다.
사유지 무단출입은 범죄라고요.
...밤이든 낮이든 안 됩니다.
새벽에도 안 돼요.
아 진짜, 그냥 들어가지 말라면 들어가지 마세요.
당신도 아시다시피, 세상에는 모르는 게 나은 것 있는 법이랍니다. 들어가지 말라는 건 다 이유가 있어서에요.
5. 놀이공원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한 시설입니다. 정체불명의 생명체들이 먹이를 모으거나, 제물을 구하기 위해 만든 감옥이 아니라고요.
그리고 입장료는 돈으로 내세요. 자꾸 이상한 머리카락이나 한지나 "나는 재앙의 심연에 서 있습니다. " 같은 개소리로 넘어갈 생각하지 마시고요.
직원들이 얼마나 당황하는지 아세요? 지난번엔 바퀴벌레 같은 걸 손에 떨어뜨리는 미친 새...!
...죄송합니다. 조금 흥분했네요.
아무튼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여러분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최소한의 한도라는게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적응하지 못할 것처럼 행동하면 곤란하다고요.
부디 선을 넘지 마세요. 보통 사람처럼 행동하시라고요. 당신들이 다른 세상에서 살아남아, 다시 돌아온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리면 곤란해요.
6. 제일 중요한 내용입니다. 고속도로에 나 있는 터널은 걸어갈 수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애시당초 인도 같은 것도 안 만들어 놨어요. 중간중간에 비상구랑 작은 통로가 있긴하지만 그건 시설의 유지보수를 위한 통로지 "보통의 사람"이 다니라고 만든게 아니라고요.
직원들도 보통 반 년에 1번, 4인 1조로 이용하는 통로라고요. 평소에는 잠겨있고요.
대피 용도로 사용하는 곳은 열려있습니다만 좁고 불편합니다. 굳이 그런 곳으로 갈 필요는 없죠.
아니, 애시당초 거기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수단이 없어요. 고속도로라고요!
그런 곳에서 괜히 걸어다니다가 차에 치여서 죽어버리거나 다치면 얼마나 억울하겠어요? 교통사고 같은건 아무것도 아닐 정도로 미쳐버린 장소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았는데!
그러니 옛날의 감을 찾겠다느니 하면서 그런 곳에 들어가지 마세요.
고속도로의 터널은 차로 통행하는 곳입니다. 아니지, 다른 모든 터널들도 차로 통행하는 곳이에요. 사람이 다니는 통로는 따로 있고요.
사람이 두 발로 걸어서 다니지 못하게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답니다.
그럼 재미가 없지 않냐고요? 이 세상은 재미없는 곳이랍니다. 그렇기에 살 수 있는거고요.
7. 음, 아무래도 이 정도면 될 것 같네요.
외딴 주택, 놀이공원, 터널... 3개라, 꽤나 당신도 질긴 인간이군요. 특히 터널에서 살아남아서 돌아온 사람은 없었는데 말이죠. 정말 고생이 많으셨군요.
아니지, 이번이 3번째일테니 경험이 꽤나 쌓여서 그런걸지도.
8. 하지만, 정말 안타까워요. 당신이 이 글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9. 당신은 돌아가지 못할겁니다. 그러기를 바라지 않을테니까요.
10. 왜냐면, 당신은 이미 저 세상이 주는 쾌락에 중독되어버렸으니까요. 규칙과 통제와 미지의 존재들이 한 없이 가득한 저 세상에 말이죠.
11. 어쩔 수 없네요. 잘 가세요.
4번째에는 당신이 모든 것들을 그만두고 평범한 세상으로 돌아가길 바라겠습니다.
12. 그럴 일은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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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지'못한다 보다는 돌아'오지'못한다가 괜찮지 않나, 싶지만 저곳도 매뉴얼 세계관임을 암시하는 부분이면 역으로 아주 좋은듯. 매뉴얼 괴담 소비자를 겨냥한듯한 좋은 글이었음.
나는 재앙의 심연에 서 있습니다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