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귀하께서 어떤 심정인지 짐작할 만합니다.
우선 평정심을 되찾으십시오.
현재 귀하가 있는 곳은 절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가라앉히시길 바랍니다.
어떤 순간에서든 결코 큰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됩니다.
사찰에서 소란을 피우는 것은 큰 무례입니다. 이는 중요한 규칙입니다.
그들은 귀하를 해치지 않습니다. 귀하의 무지를 수용하고 깨닫게 할 것입니다.
이미 누군가 다가오고 있다면 늦었습니다.
설법에 귀를 기울이고 온몸으로 귀의하십시오.
아래의 경문을 미리 외운다면 필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생과 사가 하나이고 나와 너가 표리이며
참과 거짓이 같고 나락이 곧 구원일진대
죄를 덜 지었다고 해서 무고한 것은 아니고
죄를 더 지었다고 해서 사악한 것은 아니오
모순의 세상의 이치이고 진리는 변하는 것이더라
구분할 수 없음만을 구별할 수 있으리라
현재 귀하가 있는 장소는 선각사입니다. 독실한 불교 신자에게도 생소한 사찰일 것입니다.
선각사는 도보를 포함한 일반적인 이동 수단으로는 들어갈 수도, 찾을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선각사에 방문해 지침서를 읽고 있다는 것은 귀하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단순한 호기심이었을지, 오욕칠정에 휘둘려 저지른 우행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지침서를 발견한 것조차 부처님의 도움이며 크나큰 행운임을 알아주십시오.
어떤 글을 읽고 오셨든 선각사는 당신이 생각하는 그런 곳이 아닙니다.
만일 선각사에 대해 완벽히 알고 있는데도 구태여 이곳을 방문하신 분이라면
본 책자를 입구 근처, 되도록 잘 보이는 장소에 비치하여 주시고 원하는 목적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귀하의 마지막 남은 인간성에 호소하는 부탁이오니 방황하는 중생을 구제해 주십시오.
1.
선각사는 대한민국 경기도 XX 시 OO 구에 □□산 중턱에 있으며, 사찰 입구에는 등산로를 간단하게 그린 표지판이 있습니다.
경기도에 □□산이라는 지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선각사는 해당 산 내의 시설 중 유일하게 알려진 장소입니다.
지침서를 읽고 있는 귀하는 이미 선각사 입구에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등산로를 볼 필요는 없습니다.
만일 선각사에서 벗어나 다른 시설 방문을 원하시는 분에게는
'신양 교회'
'동아 자연 어린이집'
'샛별 생태공원'
을 추천해 드리며
생환 성보 시 기억하고 계신 정보에 따라 막대한 포상금을 지불하겠습니다.
이 경우, 지침서는 전혀 쓸모가 없으니, 입구 근처에 비치해 주십시오.
2.
스님과 만나기 전에 반드시 상처를 내십시오. 출혈이 심할수록 좋습니다.
추천하는 부위는 이마입니다. 날붙이로 길게 그어 얼굴에 피를 흘리십시오.
치명적이지 않도록 잘 조절하십시오. 심한 부상자처럼 보일 정도면 충분합니다.
3.
선각사 안에는 스님이 최소 열 명 이상 거주하고 있습니다.
스님을 마주치는 건 극도로 위험한 일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맨정신으로 그들의 모습을 보는 일은 귀하에게 막대한 정신적 부담을 줍니다. 적어도 얼굴은 응시하지 마십시오.
끔찍하다, 역겹다, 헛구역질 정도의 반응은 괜찮으나, 의도적인 무례는 최대한 삼가십시오.
못 본 척 스쳐 지나가거나,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대신하는 게 좋습니다.
3 - 1
스님들은 방문자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1번 지침을 잘 지켰으면 대화할 일 없이 넘어갈 것입니다.
3 - 2
될 수 있으면 적극적으로 자신이 종교인임을 알려주십시오. 그들은 다른 종교를 존중하나, 잘 알지 못합니다.
상대가 믿는 종교 교리에 어긋날 수 있는 일은 예의상 피하려 할 것입니다.
200X. 06. 11. 생환자에 의해 신양 교회와 선각사 사이 모종의 교류가 있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스님 중 일부는 대부분의 종교에서 순교를 미덕으로 여기며,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으로 죽었음을 알아챘습니다.
어떤 상황이라도 자신의 종교를 밝히지 마십시오.
현재 확인된 바로는 차라리 무신론자임을 주장하는 게 낫습니다.
3 - 3
스님은 모든 상황에서 그냥 스쳐 지나가는 게 가장 좋습니다.
만일 말을 걸려 대화하게 되었다면, 지금까지는 괜찮습니다.
피부 한 꺼풀, 손가락 몇 개보다는 목숨이 중요합니다. 비명을 지르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대화 중 "진리를 이해하고 있는가 대한 질문을 받는다면 위의 경문을 읊어 주십시오.
비명을 지르거나, 1번 지침을 잘 지키지 못했거나, 경문이 틀렸을 시,
설법에 귀를 기울이고 온몸으로 귀의하십시오.
3 - 4
선각사의 스님은 매우 자비로운 존재입니다. 그들이 하는 말은 믿으십시오.
2번 지침과 상충하지만 사항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들이 자비롭지 않았다면 인간에게 위험할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스님이 귀하와의 대화 도중 아래 내용을 언급한다면
잠시 양해를 구한 다음 온 길을 돌아가 지침서를 입구 근처에 잘 비치해 주시고
설법에 귀를 기울이고 온몸으로 귀의하십시오.
언급 시 생환이 불가능한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 "슬슬 비가 내릴 때가 되었다" 혹은 "오늘 밤부터 비가 오려나 보다"
- 현재 날짜가 음력 4월 8일임을 알려주는 모든 말
- "돌아갈 길이 있을까요?" 라는 귀하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함. 묻지 마십시오.
그들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자비를 베풀고 싶어합니다.
귀하가 방황하는 중생임을 들키지 마십시오.
4.
입구를 지나면 넓은 마당이 보일 것입니다.
마당을 지날 때 아미타불상이 보인다면 합장하십시오.
나무아미타불.
사천왕상 중 하나가 보인다면 엎드리십시오.
부처께서 직접 도래하셨다면
귀
하는
如是我聞
설법에 귀를 기울이고 온몸으로 귀의하십시오.
5.
개구리가 말을 걸 시의 행동 요령:
믿지 마십시오.
5 - 1
뱀이 말을 걸 시의 행동 요령:
믿어야 합니다.
5 - 2
뱀이 개구리를 먹을 시의 행동 요령:
설법에 귀를 기울이고 온몸으로 귀의하십시오.
5 - 3
뱀이 발뒷꿈치를 물었을 때의 행동 요령:
如是我聞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
마당에는 공양을 위한 작은 법당이 있습니다.
무엇을 공양하든 좋습니다. 귀의한 다른 신도를 따라 하십시오.
피를 뿌려도 좋고 수음 행위를 해도 좋습니다.
스님은 쾌락과 고통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마음껏 비명을 지르고 과잉된 폭력성을 바치십시오.
자신을 가득 채워 텅 빈 것과 같이
천하고 고결한 수행자 무리에 섞여서
공양에는 마음을 담으십시오.
간절함은 세속적인 염원이니
귀하는 이제 돌아갈 수 있습니다.
6.
본전을 찾으십시오. 선각사의 본전은 대승전입니다.
대승전에서 무엇을 보더라도
그들은 그곳에서는 귀하를 해할 수 없습니다.
설법에 귀를 기울이지 마시고 온몸으로 부정하십시오.
거대한 진리 앞에서
자신을 한없이 낮추어 보다 낮은 존재로 남기를 기원하십시오.
눈을 뜬 장소는 곧 귀하가 돌아가야 할 곳입니다.
6.
마당의 아미타불께서 미소를 지으셨다면
귀하는 새로운 경전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경전을 펼쳐 지도가 들어 있다면
해당 지침서를 선각사 입구 근처에 잘 비치해 주시고
절대 등 뒤를 보지 말아주십시오
그곳은 더 이상 귀하가 귀의할 곳이 아닙니다.
지도를 따라 산에서 내려가십시오.
귀하는 고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如是我聞
두담아, 무엇을 들었느냐?
섹즉시공
섹스시공
시공 실패한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