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전 지구적인 괴이 사태로 주요 도시 소멸, 북한 전 인민의 괴이귀 화, 일본 침몰, 중국 해안지대 괴멸 후 괴이선이 서해에 출몰중.
통신, 비행 및 항해 불능으로 고립된 대한민국은 괴이의 시대에 생존을 위해 모든 종교를 통합하여 제정일치 국가가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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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 사성호 승조원 수칙교육


"본관은 정훈사제 11827 중위이다."

성스러운 국가의 부름을 받고 징집된 신병 및 전체 수병이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생존을 위한 복무 수칙교육을 실시한다. 괴이 사태로 유구하게 내려오던 해군의 규칙과 교본은 모두 폐기되었다. 따라서 오직 이 수칙을 준수하며 10년의 복무기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한다.

제군들이 승선한 본 함은 미 해군에서 운용하던 I급 전함을 상업용으로 들여와 해상에 정박 중 전 지구급 괴이 현상으로 개장한 후 재무장하였다.
이후 사성호로 명명되어 서해바다에서 전투 임무를 수행 중이다.
저주받을 괴이 현상으로 모든 최첨단 무기, 항공기를 비롯한 잠수함, 미사일, 어뢰 등이 무용지물이 되어 거함거포의 시대가 다시 열렸다. 귀관들은 최고의 창이자 방패인 전함 사성호의 자랑스러운 승조원이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고 자부심을 가지도록.

본 전함은 배수량 5만 8천톤, 신성 대한성국의 유일한 전함으로 16인지 50구경장 함포 3연장 3기 총 9문의 강력한 대괴이 주포를 갖추고 있다.
부무장으로는 5인지 38구경장 대괴이포 2연장 10기 20문, 보포스 40mm 대괴이 포 4연장 20기 80문, 오리콘 20mm 대괴이 기관포 단장 49기 49문으로 무장하고 있다.

순항 미사일과 대함 미사일도 모두 제거되었으며, 자동으로 발사되는 팰렁스 시스템도 마찬가지이다. 괴이에 침식이 되는 모든 디지털 자동 기기도 함 내에서 완전히 제거되었다. 통신 단절 및 공중, 해상 항로마저 파괴되어 자원과 연료의 수입이 불가능한 지금 본 사성호는 괴이의 힘을 동력으로 사용하여 전투에 임하고 있다.

[AN/SPS-49 대공 대괴이 레이더AN/SPS-67 대함/항법 대괴이 레이더]
귀관들은 전투 요원으로 위 항목은 참조하지 않아도 된다.

1. 본 함은 1950년대 충돌 사고로 함수가 완전히 파괴된 적이 있다. 그때 미완성된 자매함의 함수를 잘라 붙였으며, 그 당시 대주교의 축성식 후 성물을 비어있는 공간에 넣어둔 일로 괴이의 바다를 항해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 후 중앙, 후미에 각각 두 개의 성물을 더 안치하였다. 사제단을 제외한 그 누구도 허가없이 성물 안치소에 접근이 금지되어 있다. 무단으로 다가오면 경고없이 사살될 것이다.

2. 2번 포탑에 접근을 금한다.
1980년경 사고로 인해 중앙 주포가 폭발하여 수병 47명 전원이 사망하였다. 그 후 소련의 붕괴로 수리 없이 퇴역했지만, 함 내 괴이 현상으로 전투 시 무인 상태임에도 작동되고 있다.
계속 철판을 덧대어 용접하고 부적으로 봉인하고 있으나 가끔 포탑의 출입문이 열려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잊지마라. 2번 포탑에는 그 누구도 배치되지 않았다. 현혹되어 그 안으로 들어간 수병은 전원 실종되었다.
이런 현상을 목격하면 처다보거나 귀를 귀울이지 말고 즉시 곳곳에 설치된 비상 버튼을 누르고 선내 성당으로 가서 정신 감정을 받을 것.

3. 구 함장실은 폐쇄 및 봉인되어 있다. 1950년 본 함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 웰더스 리 제독의 유령이 계속 나타난다는 소문이 전해져 왔는데, 괴이 사태 이후 함장실이 정화 불가능한 공간이 되어 입구를 두껍게 용접 후 봉인했으나 가끔 함장의 호출을 받았다며 무단 이탈한 수병들이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제독이 사망한 8월경에는 특히 더 조심할 것.

4. 갑판 아래 3층 이하는 괴이 공간으로 사용하지 않음. 내려가는 계단과 연결된 환기구까지 모두 폐쇄되어 있으나, 알 수 없는 이유로 열리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곳으로 내려간 수병들은 실종 처리되었으니 결단코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기관실도 3층 이하 공간에 있으며, 폐쇄 및 봉인되어 배치된 인원이 없다. 본 함은 괴이의 힘을 동력으로 가동된다는 것을 잊지 말도록.

5. 6명은 생존의 기본 단위이다. 항상 수병 6명이 1조로 생활 및 근무한다.
기상, 취침, 식사, 일상 임무, 전투배치 및 휴식 시간까지 항상 6인이 함께 다녀야 한다.
이것이 함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괴이 현상에서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최소 인원이다. 6인이 아닌 단독 혹은 6인 이하, 6의 배수가 아닌 승조원들을 목격할 시 즉각 비상버튼을 누르고 성당으로 갈 것.
무엇보다도 사라졌다가 돌아온 수병을 발견 시 절대로 접촉하지 말고 비상버튼을 눌러 사제단을 호출한다. 가급적 빠르게 사살할 것이다.
단, 사제단은 기본 3인이 한 조이며, 6명, 9명, 12명 등 3의 배수가 아닐 시 비상 버튼을 누르고 전원 성당으로 대피할 것.

6. 시타델 구역 전투상황실 – 지난 전투 중 불운하게도 괴이탄에 관통되어 전원 전사 후 괴이 공간이 되었음. 폐쇄 및 봉인되어 사제단이 경비하고 있다. 경고! 무단 접근 시 사살함.

7. 식당 – 항상 6인이 함께 식사에 임하도록 한다. (사제는 3인)
늘 사제단이 상주하여 관리하고 있지만, 유난히 비린 냄새가 나는 검붉은 음식이 담겨있을 시 식사를 중단하고 사제단을 호출한 후 성당으로 갈 것. 축복한 흰 빵과 가공우유를 넉넉히 제공하니 그날은 식당을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만일 단 한 입이라도 검붉은 음식을 섭취한 승조원이 있을 시 즉각 비상벨을 눌러 사제단을 호출한 후 대피한다. 사제단이 완전 변이 전에 사살할 것이다. 성당에서 인원을 보충하고, 순직 처리된 승조원의 유품은 모두 바다에 폐기한다.

7. 상비탄약고 - 본 함의 3층 이하 층 사용 불가로 피치 못하게 선실 근처에 탄약고를 분산 설치하였다. 함의 방호력을 믿고 두려워하지 말도록.
탄약고 사용 시 항상 문을 활짝 열어놓은 상태에서 내부에 2명 외부에 4명 혹은 내부에 4명 외부에 2명 등 밖에서 지켜보며 짝수로 작업한다.
갑자기 탄약고가 무한히 넓어 보이거나 폭파되는 환상 등이 보이면 즉시 전원 빠져나간다. 아무리 가벼운 증상이라고 해도 성당에서 검진받아야 하며, 동료가 심한 발작이나 심지어 신체 변형 조짐을 보이더라도 무조건 밖으로 끌어낸 후 대피함이 원칙이다. 이때 탄약고의 문은 꼭 잠그도록 한다.

본 함 내에서 괴이 현상이 가장 심한 곳은 항상 사제단이 배치되어 있으니 믿고 신뢰하라.
6인 1조 활동을 생활화하고 수칙만 엄수하면 10년의 복무기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이다.
6인 혹은 6의 배수가 아닌 승조원, 3인 혹은 3의 배수가 아닌 사제단을 목격 시에도 즉시 비상 버튼을 누르고 성당으로 대피한다.


다음은 전투시 대응 수칙이다.

1. 전투요원은 맡은 자리에서 전력으로 적 괴이선을 격침한다. 다만, 바다에서 기어 올라오는 괴이귀는 사제단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2. 피격 시 화재를 진압하며 사망자와 중상자는 그대로 바다에 투하한다.
사제가 구역 및 장비 폐쇄를 명령하면 성당으로 대피 후 6인이 채워지면 다시 임무에 투입될 것이다. 사제단의 명령은 절대적이며 불복종 시 괴이에 현혹된 것으로 간주하여 사살한다.

3. 전투 시 주의 사항 - 24시간 대괴이 귀마개가 부착된 특수 헬멧을 소지하고 다니며, 전투 알람이 울릴 시 즉시 착용한다.
16인지 대괴이 주포의 포격음은 인간의 고막이 감당할 수 없으며, 특히 2번 포대의 발사음은 정신 오염을 유발하여 돌이킬 수 없는 괴이 변형 증상을 일으킨다. 따라서 전투 중 대괴이 특수 헬멧을 느슨하게 착용하거나 아예 착용하지 않는 승조원은 사살당할 것이며, 이는 본 함과 모두의 안전을 위한 조치이다. 이 수칙은 제독으로부터 장교, 사제단 및 일반 수병까지 누구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적용된다.

4. 침몰 상황 시 - 함장의 퇴함 명령에 따라 축성된 보트와 구명정으로 옮겨타고 즉시 함을 떠난다.
이때도 6인 혹은 6의 배수로 한 조를 이뤄 보트에는 12인까지, 구명정에는 30인까지 탑승하도록 한다. 6의 배수가 아닐 시 해상에서 괴이 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격침 및 사살당할 것임.
사제단은 가장 마지막에 하선하며 숫자에 상관없이 보트와 구명정에 승선할 수 있다. 구조될 때까지 기원을 드리는 사제를 절대로 방해하지 말 것.

5. 괴이 폭주 현상 – 모든 전투함은 성물을 설치하고 괴이 동력이 성공적으로 이식된 후 성당이 안정적으로 운영되어야 비로서 항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괴이의 바다에서는 아무런 이유없이도 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교전 중 괴이선의 포탄에 직격당해 기관부가 노출되었을 시 자폭을 원칙으로 하며, 인근 함정은 시기가 늦어 괴이선으로 변형되기 전 격침을 필수로 한다. 괴이선 및 괴이선 화 된 보트와 구명정에 승선한 승조원도 모두 격침 및 사살한다.
사제가 승선한 보트와 구명정은 위의 수칙에 적용받지 않으나, 괴이화 여부를 철저하게 확인한다.

우리의 주적은 서해에서 출몰하는 괴이선들이며, 마땅히 우리의 신성한 조국에 더러운 발을 내디디지 못하도록 격퇴해야 한다.
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대들 3천 승조원의 강직한 어깨와 구릿빛 두 팔 뿐!

"이상 교육을 마친다. 질문 있나?"
“사제님!”
단상 아래 60명의 승조원, 오늘 아침에 승선한 수병 한 명이 손을 든다.
“24464번 수병 말하게.”
“이 전함에는 가장 큰 성당과 종교실 산하 사제단이 있지 않습니까? 성물도 무려 3개나 설치되어 있는데 왜 이렇게 괴이 현상이 많고 제약도 심합니까?”
'뭐지? 이런 어처구니없는 질문은?’
고위 사제의 자식인가? 도대체 얼마나 안전한 구역에서 살아왔기에 저러지?
이 바다는 괴이의 전장이며 동시에 이 전함도 괴이의 힘을 동력으로 항해하고 전투한다.
그러니 육지의 민간인 거주지처럼 비교적 괴이 현상이 덜 일어나는 안전지대가 결코 아니다. 바로 한 층 아래, 통로 옆 공간, 전투 시에 날아오는 괴이포탄, 귀를 찢을 듯 끔찍한 2번 포탑의 발사음. 이 모든 괴이의 공간에서 먹고 자고 복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온 것일까? 지금도 서울 방어선에서는 몰려오는 괴이귀와 사투를 벌이고 있지 않는가?
아아, 그냥 친절하고 자세하게 다시 말해주고 마치자. 늘 저런 녀석이 있지 않았던가.
“괴이 현상은 아직도 완전하게 제압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 본 함도 사제단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하지만 굳어져있는 녀석의 얼굴에는 납득하지 못해 불만족스럽다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있다.
그렇게 신병 교육을 마치고 나오는데 살짝 불쾌감이 올라온다.
저런 식으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것을 물어보거나 불만이 가득했던 신병치고 3개월 이상 버틴 녀석이 드물다. 대부분이 전투와 상관없는 단체생활을 못견디고 단독으로 활동하다가 실종되었다. 이건 일종의 징크스가 맞다.
아무리 병력이 부족해도 여기만큼은 사람 좀 골라서 보내주면 안될까?
저주받고 돌아온 자, 동료들을 무참하게 토막내며 날뛰는 괴이귀를 처치하고 흩어진 살과 내장으로 피바다가 된 선실 정화까지 다 우리 사제들의 묷이다. 그러니 저런 수병 100명 보다는 사제를 한명이라도 더 보내줬으면. 최소 일곱팀은 더 필요한데 말이다.
"휴우!"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 전함에 발령받아 3년을 버텼다. 이번에는 휴가가 취소되지 않으면 좋겠다. 힘내야 한다.
내가 사제장교로 복무하는 덕에 가족들이 더 안전한 곳에서 조금 더 많은 배급을 받고 있으니까. 너무 피곤하다. 야간 순찰 전에 잠 좀 자둬야겠다. 이런 생각할 시간조차 아깝지.
위잌! 위잌! 위이이잌! 위이이이잌!
"적함 출현! 총원 전투 배치! 당장 귀마개를 착용하라! 전투 배치! 전투 배치! 귀마개를 착용하라!"
제길! 자기는 다 글렀다. 나와 두명의 동료는 귀마개를 단단히 쓰고 대괴이 권총을 뽑아들었다. 오늘은 몇명이나 내 손으로 죽여야 할까?

(그래 차라리 여기에서 멈추자. 쓰다보니 2만자가 된 글을 어떻게 다 올려. 그렇게 전투와 가족과의 재회, 새로운 적의 출몰까지 싹 다 날려버린 나는 편안히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