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픽션으로 작품에서 등장한 모든 이름, 지명은 허구이며 실존하는 것들을 기반하지 않았습니다.
사성 구청 민원인 방문 수칙서
어서 오세요. 오직 사성 구민만을 위한 사성 구청입니다.
언제나 구민 여러분의 방문을 환영하며, 원활한 민원 해결을 위해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곳은 오직 사성시 사성구 구민만을 위한 공간이오니, 구민이 아니신 분은 지금 즉시 뒤돌아서 정문으로 나가십시오. 불응 시 벌어질 일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전입 후 실제 거주한 지 10년이 안 된 구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성 구민께서는 1층 현관에 비치된 본 구청 이용 안내 수칙서를 꼭 읽으시고 도움이 필요한 부서로 가십시오. 이 수칙을 어길 시 사성 구민이라도 발생할 일에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용 시간 : 09:00~18:00
주차 시 1시간 무료이나 주차장 협소로 인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 바랍니다.
먼저 구민을 위한 종합 민원실은 여러 부서로 나뉘어 있습니다.
민원인은 아래의 사무실만 입장 가능하며, 민원 업무와 상관없는 사무실로는 절대로 들어가지 마십시오.
1. 증명발급/가족관계등록 민원실
처음부터 가장 까다로운 일로 방문하셨군요. 은행은 다녀오셨습니까? 마지막 조언입니다. 구내 사성 은행부터 들른 후 판단하십시오.
이곳에서 당신의 죽은 가족이나 연인 등 당신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사람 단 한 명만 살릴 수 있습니다. 대가는 당신의 수명입니다. 그러니 먼저 은행에 가서 자신의 남은 수명을 확인하십시오.
자신이 본적도 없는 윗대의 사람이나 역사적인 위인들은 당신의 수명이 아무리 100년 이상 남아있다고 해도 불가능합니다. 그런 이들의 이름을 써넣지 마십시오. 즉사할 것입니다.
다만, 민원인의 업보나 삶의 가치에 따라 수명이 훨씬 많거나 적게 소모될 수 있습니다. 이는 구청 직원도 모르며, 당신의 수명이 소원을 감당치 못한다면 부활은 실패할 것이며 당신도 재활용될 것입니다.
2. 여권 민원실
민원인을 다른 집 혹은 다른 나라의 사람으로 바꿔드립니다.
더 부유하거나 행복해 보이는 집 혹은 다른 국가의 사람으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모든 기억을 잊고 새 삶을 살게 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수명이 깎이고 남은 만큼만 살게 될 것입니다.
성공한다면 여권을 발급받는 즉시 원하는 곳으로 이동될 것이지만, 약 60%가 수수료로 낼 수명이 모자라 사망하였습니다. 남겨진 육체는 본 구청에서 재활용합니다.
3. 지적/부동산 민원실
민원인께서는 원하는 집, 아파트, 건물과 땅을 정확히 하나만 서식에 써서 제출하십시오.
반드시 사성시 내의 부동산만 가능합니다. 당신의 남은 수명이 감당치 못할 고가의 부동산을 적어낸다면 즉사할 것이며, 소원도 이뤄지지 않습니다.
잊지 마십시오. 모든 구민이 가지고 있는 수명의 가치가 절대로 같지 않습니다. 실패 시 남겨진 당신의 육체는 재활용될 것입니다.
4. 세무 민원실
돈이 필요하십니까? 당신의 수명 가치만큼 돈을 드립니다.
민원인께서는 서식에 원하는 금액을 써서 제출하십시오.
아시겠지만, 환전 비율이 개인마다 다릅니다.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확률이 높다면 상대적으로 남보다 적은 수명이 깎이고 원하는 돈을 받아 갈 수 있습니다.
물론 민원인께서 원하는 금액이 남은 수명의 가치보다 높다면 즉사할 것입니다. 소원은 이뤄지지 않으며 남겨진 육체는 구청에서 재활용합니다.
수명이 남아있는 한 여러 번 이용 가능하지만 잘 생각하십시오.
-가끔 외근을 나갔던 검은색 유니폼의 체납 징수팀이 돌아옵니다.
과거가 어두웠던 분은 즉시 뒷문으로 나가십시오. 이 경우 다시는 이 민원실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구청 내에서도 조심하십시오. 불시에 그들에게 당신의 수명을 징수당할 수 있습니다.
5. 자동차 등록 민원실
수명이 많이 남은 젊은 민원인들이 주로 오십니다.
나 폼에 살고 죽고! 폼 때문에 살고 폼 때문에 죽고! 나 폼 하나에 죽고 살고! 너무 오래된 노래인가요?
민원인이 원하는 차량 모델을 서식에 써서 제출하면 그 즉시 당신 소유로 등록된 자동차 키를 드립니다. 지하 주차장에서 그것을 몰고 나가기만 하면 됩니다.
이곳도 언제든 재방문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수명이 남아있는 한.
6. 일자리 정책 민원실
지역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및 인재 양성 사업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민원인께서 원하시는 직장이나 사회적 지위를 서식에 작성하여 제출하십시오.
수명을 덜어내는 즉시 희망하는 자리로 이동하게 될 것입니다. 다만 그 자리에 적합한 능력까지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오롯이 당신의 책임이며 본 구청과는 무관합니다.
수명을 초과할 것 같은 무리한 신청은 자제해 주십시오. 죽은 육체는 구청에서 재활용될 것입니다.
7. 청소 행정 민원실
쓰레기 혼합 배출 및 무단투기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민원인이 없어졌으면 하는 사성구 구민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민원실은 평생 단 한 번만 이용할 수 있으며 당신의 남은 수명과 상관없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그러니 오직 단 한 사람의 이름만 서식에 써서 제출해 주십시오.
만일 상대방이 민원인보다 악인이면 그는 재활용될 것입니다. 하지만 상대방보다 민원인이 더 악하면 그 자리에서 재활용될 것입니다.
그 또는 그녀가 아무리 밉고 증오스럽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들어오십시오. 한 번 이상 들어오면 무조건 재활용됩니다. 어찌 되었든 살인의 업보는 크니까요.
8. 장애 복지 민원실
어서 오십시오.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육체적이거나 정신적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곳까지 오신 것 알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곳만큼은 민원 해결을 위해 수명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다만 민원인의 ‘업보’를 봅니다. 물론 억울하실 수 있습니다. 현생의 실수도 아닌, 기억도 나지 않는 수백 년 전의 일로 인해 큰 고통을 겪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것이 이 우주의 정해진 질서입니다.
그동안 방문하신 민원인 중 많은 분이 정상이 되어 나갔으나, 아무 변동 없거나 혹은 전생과 현생의 ‘업보’로 인해 재활용 당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곳을 살아서 나가신 분들은 부디 더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9. 사성 은행 구청 점
민원인의 남은 수명을 알려드립니다. 하지만 그것의 가치까지는 모릅니다. 당신의 하루가 10원일 수 있고 수백억 원일 수도 있습니다.
일반 예금이나 대출 상담 같은 업무는 취급하지 않습니다. 민원실에서 교환한 수명도 돌려드리지 않으니, 항의하거나 난동을 부리지 마십시오. 징수팀이 출동하면 당신의 일정 수명을 벌금으로 내야 하며, 수명이 다했을 시 남겨진 육체는 구청에서 재활용될 것입니다.
10. 지하 1층 구내식당
지하로 향하는 계단 근처에만 가도 맛있는 냄새가 올라올 것입니다.
오직 구청 직원만을 위한 전용 식당이니 아무리 강렬한 허기가 느껴져도 들어가지 마십시오. 환경 보호를 위해 구청 내부에서 재활용된 재료만을 식자재로 씁니다.
만약에 한 입이라도 섭취했다가는 남은 수명과 상관없이 구청과 하나가 될 것입니다.
11. 직장어린이집
수칙서를 읽던 당신이 어떻게 이곳으로 오게 되었는지는 알 필요 없습니다. 당장 그 아이의 손을 놓으십시오.
사악한 목적으로 혈육의 수명까지 팔아먹으려는 악질 민원인은 절대 용납되지 않습니다. 아이는 이제 우리 구청 어린이집에서 보호할 것입니다.
당신 같은 놈은 재활용하지 않으며 즉시 영구 폐기합니다.
12. 지하 주차장
1시간의 무료 주차 시간을 넘긴 차량의 운전자는 10분마다 하루 정도의 수명이 차감됩니다. 물론 수명의 가치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니 더 많거나 적게 소모될 수 있습니다.
출차 시 검은 옷의 징수팀 직원이 정산하며 주차비가 수명을 초과했다면 차와 함께 재활용될 것입니다.
민원인이 업무 시간이 아니거나 연휴, 주말에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하면 구청에서는 그 어떤 일도 책임지지 않습니다.
13. 구청장실
간절한 소망이 있으나, 남은 수명이 턱없이 부족하면 6층 구청장실로 오셔서 도움을 요청해 보세요. 구청장님의 공정함은 절대 신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최후의 수단이 될 것입니다.
입구에서 똑! 똑! 똑! 공손히 세 번 문을 두드리고 입장합니다.
우리 이염라 구청장님은 항상 구민 여러분과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단, 그곳에서 다시 나올 수 있었던 민원인은 극소수였으며 대부분은 어찌 되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당신도 소원을 이루기 위해 사성시 사성구에서 10년을 사시겠습니까? 정말요? 그 괴이의 도시에서요?
그림이 해병성채 같은 느낌이라 보는내내 집중안되고 계속 해병생각만 났노 ㅅㅂ - dc App
바꿔보았습니다 제가봐도 거시기 했네요 똥손이라서 죄송합니다
사다리차 편에서 나온 사성시가 이렇게 변해버린건가
멀티 머시기 세계정도로 설명될까요 사성시 관련 시리즈를 10편 정도 써두었는데 봐주시는 분들이 줄어가서 제 글이 재미없이 길기만한가 고민중입니다 비추도 많고요
재밌게 보고 있으니 너무 상심하지 말고 계속 써주셈. 보는 사람 줄어가는 거는 여기가 워낙 이런저런 글이 올라오니 묻혀서 그런 걸수도 있음.
그리고 비추는 애초에 어떤 글이든 비추 안받기가 더힘듬. 그냥 그러려니 해야함. 다만 여기사람들은 세계관 확장(?) 같은 걸 좀 안좋게 보는 거 같더라고.(단순 개인들이 겪는 공포를 넘어서서 정부가 군대파견해서 개입하고 이런 류)
감사합니다. 힘 내보겠습니다
11번 항목서 애들은 보호하는거 보면 애들은 잘못 찾아와도 봐주는건가?
괴이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도시에 있는 저승 지부같은 느낌입니다 아이들은 풀려나지 않고 저승사자 등으로 키워진다는 설정이긴 합니다
왔구나! 내 사성시! 저승사자가 되고 싶으면 식당에서 한입하면 될까?
아니오 거기서 먹으면 식당 아주머니가 됩니다
오 TS네
님아
여쭤볼게 있는데 11번에 자식과 온 목적이 이것말곤 아이를 살릴길이 없을만큼 절박한 경우인거면 어떻게 되나요? 가령 자신이 시한부같은 상태라 이렇게라도 살려달라고 애원하러 가는경우요
저승의 이승지부 같은 개념으로 썼습니다 염라도 저승 자체의 왕이 아니라, 10개의 지옥 중에서도 제 5 지옥인 발설지옥의 판관이며 여기서는 파견 공무원 같은 느낌이라서 사람들의 죄악을 판단하고 당연히 선과 악도 구분하니 그런 경우에 문제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대로 아이는 저승사자로 훈련 시설로 가고 부모는 죽을때 까진 아이와 지내고 죽은뒤 재판을 받으러 가는거라 생각되었는데 다행이 대충 맞아떨어지긴했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