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다 좋은데 주변에 사람도 벌레도 너무 많아.
근처가 식당가라 그런가?”
그녀는 방금 전 잡은 바퀴벌레를 빤히 쳐다보며 푸념하다 나에게 물었다.

“바퀴벌레를 가장 효과적으로 퇴치하는 방법이 뭔지 알아?”

“잘 모르겠는데……. 뭔데?”

“바퀴벌레를 아주 잔인하게 고문하다가 죽이는 거야.”

“왜?”
“그러면 바퀴벌레가 죽어가면서 여기는 위험하니까 근처로 오지 말라는 의미의 페로몬을 뿌린대. 그러면 주위 벌레들이 그 의미를 알아들어서, 당분간 이 근방으로 나타나지 않는다고 그러더라고. 신기하지 않아?”

적절한 반응을 고민하는 사이 그녀는 바퀴벌레를 산 채로 해체하기 시작했다.
구역감이 든다.
그녀는 비장하기까지 한 표정으로 벌레의 다리를 뜯어낸다. 마치 이게 진짜 “방역”이라도 되는 것마냥.
가지런히 놓인 여섯 개의 다리와, 몸통만 남아 버둥거리는 바퀴벌레와, 날개를 비틀어 뜯는 그녀의 손을 보다 난 문득 깨달았다.
지금 바로 도망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