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빨리 와봐! 엄청 급해, 빨리!"


어느 날 갑자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받자마자 다짜고짜 집으로 와 보라니, 이 무슨 무례한 일인가.

하지만 전화 너머의 목소리는 정말로 다급해 보였다. 장난전화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도저히 연기라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이런 거지?

딱히 바쁜 일도 없겠다, 궁금하기도 해서 곧장 친구 집으로 가보았다.

현관 도어락을 풀고 들어가자마자, 거실에 보이는 것은 그 녀석이었다.

근데 상태가 이상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검은 봉투를 두고 당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것 아닌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온 몸을 벌벌 떨며 그저 두려운 눈으로 봉투를 응시하고 있었다.

"야, 뭔데?"
"흐아! 아, 와, 왔어?"

내가 말을 걸자, 친구는 화들짝 놀라며 소리쳤다. 내가 온 것을 눈치 못 챌 정도였나. 친구는 곧 손으로 봉투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저 안에를 봐봐, 그, 그리고 절대 소리쳐선 안 돼!! 그저, 조용히...보기만 해 봐. 말로 설명할 수 없어."

뭔 소리를 하는 걸까, 싶으면서도 이리 재촉하니 별 수 없다. 나는 성큼 다가가 봉투의 안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것을 보자마자...나는 금방 식은땀을 흘렸다. 도저히 못 믿을 걸 본 것 같다.

이건......이건 대체 뭐란 말인가? 곰팡이...? 아니, 꿈틀거리는 걸 봐선 살아있는 것 같지만...절대 그럴 수는 없다. 아니, 그러면 안 된다. [이것]이 생명이라는 사실을 난 받아들일 수 없다.

이건 위험하다.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내버려둬선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은 본능으로써 깨달을 수 있었다.
우리끼리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다급히 휴대폰을 켰다.


"야, 빨리 와봐! 엄청 급해,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