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되게 이상한 꿈을 꿨어.


우리 집안이 대체적으로 사람이 좀 적어서, 나는 외가 쪽 사촌동생 둘 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걔네랑 나이 차가 좀 많이 나.


하나랑은 열 살 차이나고, 다른 한 명하곤 열세 살 차이였나.


아무튼 꿈에서 가족 친척들이랑 다같이 근처에 새로 생긴 롯데월드에 놀러 가기로 했어.


바로 근처에 잠실 롯데월드가 있을텐데, 왜 하필 여기 롯데월드가 새로 생겼는지, 사람들은 왜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지. 알 수는 없었어.


그래서 어른들이 둘째 사촌동생을 안아들고, 내가 첫째를 데리고 롯데월드에 입장했어.


밖에서 봤을 때는 그냥 좀 넓은 상가 건물이었는데, 지하로 들어와보니까 잠실의 그것보다도 더 컸지.


그런 공간은 어디서 나왔는지.


그래서 첫째 사촌동생을 데리고 롯데월드를 돌아다니는데, 뭐가 좀 많이 이상하더라.


중앙의 광장에 있는 계곡과 폭포같은 조형물들에서 흐르는 물은 결코 투명한 물이 아니었고,


어트랙션들은 하나같이 놀이기구를 조악하게 베낀 미니어쳐를 크게 확대해놓은 것처럼 생겼었어.


사람들의 대다수는 혼자에 아무 목적없이 광장을 배회하며 우리를 쳐다봤고,


어른들과 둘째 사촌동생은 어느샌가 소리도 없이 사라져 있었어.


누가 봐도 너무나 이상한 상황에 나는 사촌동생을 데리고 뛰기 시작했어.


사실 어떻게 나왔는지는 제대로 기억이 안나.


확실한 건 환풍구를 타고 내려왔고, 출구를 찾아 뛰쳐나왔다는 거.


그리고 중간에 사촌동생을 놓쳐 버렸다는 거.


출구로 나오자마자 다시 들어가서 미아 안내 방송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지만, 뛰쳐나온이상 결코 그래서는 안 될 거 같았어.


건물 밖으로 나오니까, 가족들이 있더라. 얘기를 들어보니까, 뭔가에 막혀서 들어가지도 못했대. 우리만 아무 의심없이 들어갔다고.


결국 애 한 명을 잃은거니까, 우리는 집에 돌아와서 전화라도 해보자는 심정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갔어.


홈페이지에 QnA 게시판이 있더라. 무슨 말을 쓰면, 그 밑에 자동으로 신호등같이 색깔등이 세 개가 뜨면서 반응해주는, 말로 설명하기 그런데, 아무튼 그런 구조의 게시판이었어.
그래서 우리는 말들을 써봤지.


이 롯데월드는 괴이현상이다.
빨간색 빨간색 초록색


준서(사촌동생 가명)는 살아있다.
초록색 초록색 노란색


준서(사촌동생 가명)은 집으로 돌아온다.
초록색 노란색 노란색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말을 남겼나 싶어서 스크롤을 내려보니, 아무 것도 남아있는 게 없었어. 그리고 다시 스크롤을 올려보니,


이 롯데월드는 괴이현상이다.
빨간색 빨간색 초록색


준서(사촌동생 가명)는 살아있다.
초록색 초록색 노란색


계곡에 돌아가고 싶다.
파란색 파란색 파란색




라는 말로 우리의 표현이 바뀌어 있었지.
그리고 며칠 뒤에 집으로 택배가 하나 왔을거야.
택배는 작은 상자 하나였는데, 그 안에는 에어팟 케이스와, 그 안에 에어팟 대신 채워진 고깃덩어리가 있었지.
그리고 꿈에서 깼어. 너무나도 기묘하고 이상한 꿈이라 아직도 기억하는 꿈이야.
꿈을 꾸고 나서, 매일같이 사촌동생에게 전화가 와.
오늘도 가위에 눌렸다고.
너희도 꿈이 지나치게 괴담같고, 나폴리탄같다면, 조심해.
왜, 꿈은 다른 세상의 자기를 보는 창이라고들 하잖아.
그것들이 이미, 이 세상의 너희를 찾았을 수도 있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