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오히려 다시 재조명 받고 있지만, 아이폰 6는 그때도 별로 최신 기종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아이폰 6를, 아버지께서는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쓴다며 신나있던 나에게 건네주셨다.

몇몇의 아이들은 얼마전에 출시한 아이폰 8이 아니라는 이유로 섭섭한 티를 냈을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엄청 기뻐했던 기억 뿐이다.

사실 그때도 나는 우리 집안의 사정을 얼추 알고 있었다.

내가 스마트폰 이야기를 꺼냈을 때 여전히 무표정이던 아빠의 얼굴에서 잠깐 곤란한 기색이 드러나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아도 자식에게 핸드폰 하나 좋은 거 못 사주고 철 지난 핸드폰을 돈 주고 사는 부모 마음이 서글프면 서글펐지, 아빠에게 서운함은 없었다.

우리 집안은 조금 경우가 특이하다.

나는 아빠와 둘이 자랐다.

여느 홀부모 가정처럼 엄마가 바람을 피셨다던지 돌아가셨다던지 그런 것은 아니다.

6살때쯤 엄마와의 마지막 기억이 난다. 나와 동생이 만든 눈사람에 팔을 만들어주시고는 수줍게 웃으셨다.

그러나 그 다음날 아침, 내가 잠을 자는 사이에 일을 하러 나간 엄마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아빠는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셨다.

엄마가 사라지고 이틀쯤 지났나, 동생이 아빠에게 울면서 엄마를 찾아달라고 소리 지르던 기억이 난다.

아빠는 동생을 적당히 타이르고 잠자리에 드셨지만, 그 다음날 이후로 동생도 엄마처럼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주지 않았다.

이게 내가 아는 엄마와 동생에 관한 이야기의 전부였다면, 난 우리 집안의 경우를 특이하다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로부터 3년 쯤 지났나? 어느 한 밤중에 잠에서 깬 나는 분명히 들었다.

엄마의 목소리, 동생의 목소리, 그리고 나와 있을때는 한번도 나지않던 아빠의 나긋한 목소리까지.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가던 세 사람은 갑자기 대화를 멈췄다.

마치 내가 듣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 마냥.

그 뒤로도 몇번 들리던 세 사람의 목소리는 2년 전쯤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아빠가 내 곁에 없는, 아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지금.

나의 아이폰 6에 전화가 왔다.

발신자명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