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 나는 내 자취방이 아닌 어느 낯선 공간에 있었다.


방의 크기는 평범한 원룸만 했고, 내가 일어난 낡아 빠진 침대 이외엔 그 어느 가구도 없었다.

내 앞에 단단한 철문이 하나 보였지만, 굳게 잠겨 있는 듯 했다.

'이게 뭐지...? 설마 나 다른 차원에 끌려온 건가?'


평소에 나폴리탄 괴담 갤러리를 많이 봤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장 빨리 스쳐갔다.

나는 침대에 털썩 주저앉아 생각하기 시작했다.

'이런 곳에 왔다면, 규칙서도 보통 있던데...'


그때, 나는 내 주머니에 무언가가 들어있음을 알아차렸다.


후다닥 꺼내보니 역시 내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은 인터넷은 터지지 않았지만, 문자 메세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메세지를 확인했다.


[12:57]

진정하십시오.


귀하는 현재 귀하의 원래 차원이 아닌 아공간에 와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곳을 탈출하여 원래 차원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침대 주변에 칼이 한 자루 놓여져 있을 것입니다.


칼을 손에 들고 철문을 열어 반대편 방으로 넘어가십시오.


그곳에도 사람이 한 명 더 있을 것입니다.


칼로 그 사람을 마구잡이로 찌르십시오.

비윤리적인 짓인 것은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있었던 일은 당신 말고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십시오.


그 사람의 숨통이 끊어진다면, 귀하께서는 어느새 원래 차원으로 돌아와 있을 것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글을 다 읽은 후, 나는 작은 한숨을 내뱉었다.


살인을 저질러 차원을 탈출하라니, 탈출 방법 치고도 참 괴이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내가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겠지.


마음을 다잡고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칼 따위는 보이지 않았다.


뭐지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을 때, 문자 메세지가 하나 더 도착했다.



[13:01]


죄송합니다. 메세지가 잘못 도착하였습니다.


방금 전 메세지는 무시하고 이 글의 내용을 따라주십시오.


귀하는 현재 귀하의 원래 차원이 아닌 아공간에 와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곳을 탈출하여 원래 차원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방 안에서 계속해서 기다리십시오.


침대에 누워 잠을 자도 좋고, 노래를 불러도 좋습니다.


그저 기다리며 철문이 열려 누군가 들어오기를 기다리십시오.


철문이 열리며 누군가 귀하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면, 귀하께서는 바로 원래 차원으로 돌아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누군가 들어올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매우 짧으니 걱정 마십시오.


행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