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치매에 걸리셨다.

몇 해 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몸이 나빠지셨는데  결국은 치매에 걸리셨다.

때문에 나는 다니던 일도 그만 두고
집에서 할머니의 수발을 들게 되었다.

그것에 대해 딱히 불만은 없었다.
홀아비 밑에서 자랐던 나는
어릴때 몇년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서 키워졌었고
난 특히 할머니를 좋아했으니까.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간혹가다 정신을 못차리시는 경우가 있다.

그때마다 알 수 없는 말을 하신다.
그래도 정신이 돌아오시면
금새 사과하시고 미안해 하신다.

아버지가 오시기 전에 집청소를 마치고
간단히 저녁을 차린 뒤

아버지가 오시면
셋이서 저녁을 먹으며
하루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대화하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밤에 할머니를 씻기는건 아버지가 한다.
그 순간이 내가 맘 편히 쉴 수 있는 순간이다.

걱정 되는건 요즘 아버지가 많이 피곤해 보인다.

그래도 이렇게 평생 행복하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