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원의 14번 규칙은...'빨간색 명찰을 지닌 간호사를 피하라.' 면 되겠군.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16시에서 18시 사이에 나타나는 것 같으니 그것도 같이 언급해줘야 할 것 같고... "


새빨간 고기다짐, 중간중간에 인간의 치아로 보이는 뼛조각들이 드문드문 섞인.


" 지금까지 ●●병원에서 확인된 개체는 의사, 간호사, 환자, 청소부였고... 어디, 명찰색도 같이 적어놨었는데... 그래, 3번 규칙에 적어놨었지. 의사가 파란색이고 간호사가 초록색, 환자랑 청소부는 명찰이 없었네. "


피보다 더욱 새빨간, 보고 있으면 눈이 아플정도로 새빨간색의 명찰을 달고 있는, 간호사를 흉내낸 무언가가 만들어 둔 참상을 애써 무시하며 당신은 옆이 있던 노트를 손에 들었다.


노트의 맨 윗줄엔 큰 글씨로 [●●병원 생존수칙]이라 적혀있었으며, 그 아래로 번호가 매겨진 문장들이 여럿 적혀있었다.


" 40명밖에 '투입'되지 않았는데 14번째 규칙이 완성되었다라... 이번 규칙서는 꽤나 빠른데. "


당신은 꽤나 만족스럽다는 듯이 중얼거리며, 노트의 맨 밑쪽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14. 빨간색, 매우 새빨간색의 명찰을 지닌 간호사나 다른 직원들을 발견한다면 ...하여 피하십시오.]


그래, 피해야 한다는 사실은 알아냈다.


당신은 꽤나 만족스러웠다. 벌써 이 병원의 개체와 장소들에 대해서 70퍼센트 이상 파악하였으니까. 겨우 40명 정도의 희생으로 이룬 것치고는 정말 대단한 성과였다.



"좋아, 규칙 뼈대는 만들었고... 이제 대처법을 써야되겠는데. 어떤게 좋을까. 속도가 그리 빨라보이진 않던데... 40번째 피험자가 도망치는걸 따라잡을 정도는 아니었으니까. "


그럼 어떻게 피해야할까.


그래, 저것은 사람을 순식간에 다져놓을 정도로 무식한 힘을 가지고 있었으나 달리는 속도가 그리 빠르진 않았다. 굳이 비교하자면 한쪽 다리를 다친 사람이 전력으로 뛰는, 그 정도의 속도.


보통의 사람이 그냥 빠르게, 넘어지지 않고 달렸으면 무사히 따돌릴 수 있을 정도의 속도였다.
40번째 피험자 또한 저것이 달려들자마자 어떻게든 달려서 도망치는데 성공했었다. 아니, 성공할 뻔했다. 안타깝게도 자기 다리에 걸려 넘어지는 바람에 따라잡혔지만.


" 일단은 빠르게 반대로 달려서 도망가는 정도면 충분할 것 같긴한데... 일단 적어놓자. "


당신은 14번 규칙에 내용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14. 빨간색, 매우 새빨간 색의 명찰을 지닌 간호사나 다른 직원들을 발견한다면 반대쪽으로 최대한 빠르게 달리십시오. 그것들은 달리는 속도가 느립니다.]


"일단, 대처법을 적어놓긴 했지만... 제대로 검증이 안 돼서 조금 부족할 것 같은데, 이런 젠장! 40번째가 도망쳤었으면 좋았을텐데. "


저 개체에 대한 명확한 대처법이 필요하다.


젠장.


어쩔 수 없네, 한 명 더 '투입'해야 되겠어.


당신은 안타까운 듯이 중얼거리며 41번째 피험자를 기다렸다.


당신이 쓰고 있는, ●●병원의 생존수칙을 점검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