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평범한 대학생이고, 올해 복학하면서 첫 연애를 시작했어. 검은색 단발머리에 발랄하고 귀여운 여자 친구랑 과 CC로 사귀게 됐는데, 솔직히 나 같은 애가 이런 여자랑 사귈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 너무 행복했어.

처음 몇 달은 진짜 좋았어. 같이 수업도 듣고, 밥 먹고, 영화도 보고, 카페도 가고 그냥 여자 친구와 함께하는 모든 날이 완벽했거든 그런데 사귀고 100일이 되는 날부터 뭔가 이상한 일이 시작됐어.

그날 처음으로 꿈에서 이상한 장면을 봤어.

내가 어떤 강의실에 앉아 있는데, 창밖에서 시끄러운 사이렌 소리랑 함께 긴박해 보이는 정부의 경고 방송이 들려왔어.

“전염병 비상사태가 선포되었습니다. 시민 여러분은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즉시 집으로 대피하십시오.”

처음엔 그냥 평범한 악몽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꿈이 자꾸 반복되더니 점점 더 현실처럼 느껴졌어.

시간이 지날수록 꿈 내용이 점점 구체적으로 돼. 특히 연말쯤부터는 정말 끔찍한 꿈을 꾸기 시작했어. 꿈에서 정부가 여자 친구를 찾고 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 확실히 기억해. 정부가 재난 문자를 보냈어.

[긴급 안내] 치사율 99%, 전염성은 낮지만, 치료법이 없는 원인 불명의 전염병. 감염의 시작점은 단 한 명의 숙주로 확인.

그리고 그 숙주가 여자 친구라는 걸 정부가 알게 되는 거야.

정부는 그녀를 제거하려고 해. 나는 매번 여자 친구를 데리고 도망치거나 숨겨주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항상 내가 그녀 대신 죽어.
꿈속에서 마지막 순간에 내가 정부 요원들 앞에서 말해.

“그녀를 죽이지 마세요…. 그녀는 아무 잘못도 없어요….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 제발….”

그리고 난 죽어.

제일 소름 돋는 건, 꿈속에서 항상 똑같은 시간에 내가 죽는다는 거야.

2024년 12월 31일 오후 4시

그 시간에 내 인생이 끝나는 걸 계속 보고 있어.

현실에서도 이상한 점들이 있어. 여자 친구가 가끔 혼자 멍하게 창밖을 바라보면서 뭔가 고민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내가 물어보면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
그런데 그 표정이 뭔가 슬퍼 보여.

그리고 요즘 정부에서 보내는 문자들도 이상하게 느껴져.

[긴급 안내] 원인 불명의 전염병과 관련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의심 증상이 있으면 즉시 신고하십시오.

이 문자를 볼 때마다 꿈에서 본 장면들이 떠오르고, 내가 꾸는 꿈이 단순한 예지몽이 아니라 뭔가 실제로 벌어질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솔직히 너무 혼란스러워. 내가 이런 꿈들을 꾸면서도 여자 친구를 더 사랑하게 된다는 게 문제야. 여자 친구의 사랑스러운 얼굴을 볼 때, 아름다운 미소를 볼 때, 그녀와 함께하는 모든 순간마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데, 이게 정말 옳은 선택일까? 내가 죽어서 그녀를 살린다고 해도 달라지는 게 있을까? 내가 뭔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걸까?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난 아직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여자 친구를 사랑하면서도 이런 꿈을 꾸는 게 너무 괴롭다.

난 지금 그녀를 살리기 위해 어떤 선택이라도 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게 진짜 올바른 일인지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