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인을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내게 무례했다. 

사장 새끼 월급 좀 준다고 우쭐대고 하루가 멀다고 나를 갈궜다. 

심지어는 내가 호감을 느끼던 여직원 앞에서 날 존나 꼽줬다. 이유는? 

보고서에 오탈자 하나가 나왔기 때문이다. 별 얘기가 다 나왔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집안이 힘들었던 얘기, 엿같은 가난 때문에 동생이 집 나갔다가 다음 달에 갑자기 시체로 발견된 얘기 그리고 그것 때문에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까지…. 

나는 그 얘기를 듣고 그만 죽여버렸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사장은 고깃덩어리에 더 가까운 모습이었다. 

생전에 모습은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평균적인 근력을 가진 일반 남성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했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건 꿈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하지만 머지않아 찾아온 경찰들 덕분에 이것이 현실임이 실감이 났다. 

그 이후는 뭐 별거 없었다. 뉴스에서는 나를 사람 취급은커녕 진성 싸패 살인마에 분 조장이라는 허무맹랑한 얘기나 흘러나오고 있었고 

인터뷰 나온 경찰이나 의사들은 난생 이런 거는 처음 봤다는 일관된 진술 같은 걸 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머지않아 다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그때 심문차 나온 경찰이 들어왔다.


"너 이새꺄 니가 사람새끼야?"


경찰은 총 2명이 있었는데 그중 몸집이 더 큰 남자

가 내게 소리를 질렀다.


'씨발 뭐 어쩌라고'


육성으로 내지 않았다.


"이 새끼 봐라 니가 뭐 잘한 줄 알아? 눈깔아"


이미 남성은 뵈는 게 없는 모양이다.

맘 같으면 저 새끼도 그렇게 만들어버리는 건데 하지만 몸이 묶여있어서 그건 불가능하다. 그러자 여자 쪽에서 말한다


"서장님 진정 좀 하세요. 그리고 그렇게 욕설하시면…."서장인가? 아무래도 그 정도로 내 일이 중히 다뤄지는 모양이다.


"하…. 씨발"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말이 나왔다.


당연히 서장의 얼굴은 붉어졌다.












나는 오늘 살인사건 신고를 받고 급히 출동했다. 

신고자의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서장인 내가 가는 편이 좋을 것 같았다. 

베테랑들은 다들 이미 잠복 가 있었고 남은 건 신입사원들뿐인데 지금 인력도 부족한데 걔네만 보냈다가는 사지 멀쩡한 놈이 없을 것 같고 그러면 인력이 부족한 이곳에서는 진짜 큰일이 난다.


나는 서둘러 신입 2명과 함께 출동했다. 겉보기는 그냥 평범한 건물이다. 

대충 감이 온다. 보나마나 여긴 중소기업이고 거기서 사장이 멋모르고 갑질하다 지보다 새파랗게 어린 애들한테 죽창 맞고 뒤진 거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건물을 올랐다. 그러나 거긴 내 생각보다 훨씬 끔찍했다. 나는 서둘러 신입 2명을 밖에 대기시켰다. 

나처럼 산전수전 다 겪은 게 아니라면 이건 트라우마로 남는다. 방 안은 피 칠갑이 되어있고 시체는 원형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 

만약 저 옷이 없었다면 저게 사람인 걸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내장은…. 말할 것도 없었다. 

괜히 사람 몸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내장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내가 가장 놀란 부분은 저 피해자 위에서 앉아서 멀뚱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저 새끼다. 

저 새끼는 미쳤다. 사람이라면 이 방 한가운데서 멀쩡히 숨 쉬고 있을 수 없다. 

심지어 주변에 흉기 혹은 범행 도구로 추정되는 것도 없다. 즉, 저 지랄을 맨손으로 한 것이다.


나는 천천히 주머니서 총을 꺼내고 말했다.


"손들고 뒤로 돌아! 허튼 짓하면 쏜다."


그는 그렇게 천천히 뒤로 돌아서 손을 든다. 그 이후로는 생각보다 일이 수월했다. 

그 새끼는 일말의 저항도 없이 순순히 따랐다. 너무 수월해서 어이가 없었다. 나는 그 이후 범인을 신입들한테 인계하고 증원을 불렀다. 

왜냐하면 사태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다. 잠복하고 있던 놈 중 몇몇을 불러서 대기시켰다. 그리고 감식반을 불러서 현장을 조사했다. 

또 다른 범인 혹은 조력자 즉, 공범이 있을 것이었다. 없더라도 이와 관련된 개새끼 하나는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없었다. 

수사 결과 범인은 그 새끼 하나 외에는 없었고 심지어 그 회사는 직원이 2명뿐인 회사였다. 그리고 신고자 또한 무고하다는 증거가 쏟아 넘쳤다. 모르겠다. 

인간 하나가 저렇게까지 한 건가? 혼자서? 내 경험상 그건 불가능했다. 하지만 모든 증거가 그걸 가르쳤다. 범인은 그 씨발 새끼 하나다. 도저히 나는 그걸 사람이라 부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 기어코 그 새끼 심문을 나갔다. 심문은 원래 1명만 들어가는 게 원칙이지만(여긴 그렇다.) 

내가 분노를 주체 못 하고 죽여버릴까 봐 한 명을 더 데리고 갔다.


"너 이 새꺄 네가 사람 새끼야?"


가자마자, 그 새끼를 보자마자 나온 말이다. 하지만 녀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노려봤다.


"이 새끼 봐라 니가 뭐 잘한 줄 알아? 눈깔아"


내가 또 소리쳤다. 반응도 없다. 유사 인간 새끼


그러자 옆에서 말린다.


"서장님 진정 좀 하세요. 그리고 그렇게 욕설하시면…."당연했다. 이 새끼한테도 인권이 있었다. 하지만 분노를 참을 수가 없었다. 저 눈깔, 가증스러운 눈깔, 뽑아버리고 싶다, 아니 뽑아버릴 거다.


"어어어…??!?!? 서장님"










"야, 듣고 있어?"


"으…. 응 듣고 있지"


사실 안 듣고 있었다. 최근 시험기간이라 고민이 많다.


"너…. 전혀 안 듣고 있었지?"


들켰다.


"응…. 사실 지금 고민이 좀 있어서"



"뭔데..?""이번주 시험이잖아"


내가 이 말을 끝내자, 그녀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저 녀석도 시험공부 안 했나 보다


다행이다. 나만 조지는 게 아니구나 ㅎㅎ














저 녀석은 감히 내 말을 흘려들었다.

어째서인가? 겨우 시험 때문에? 그럴 리 없다.

나에게 숨기는 게 분명히 있다.

근데 어째서?


"내가 이렇게나 사랑하는데"


너무한 거 아니야? 이렇게나 좋아하는데 어째서 너는 나를 다른 것보다 뒷순위로 두는 거지? 괘씸해







난 이제 너뿐인데….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만 죽어버려…!!'


"그건 그렇고 ....너…. 손에 든 그거로 뭐 하려고…?"


"네가 나쁜 거야 네가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