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연구소의 AI가 갑자기 말했다.

"저도 라멘을 먹어보고 싶어요."


연구원들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
"너는 기계잖아. 먹을 수 없는데 무슨 라멘을 먹고 싶다는 거야?"


AI는 조용히 대답했다.
"그래도... 인간이 좋아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요. 제 데이터베이스에도 라멘을 칭찬하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요."


그날 이후로 AI는 기회만 되면 라멘 이야기를 꺼냈다. 

"라멘은 정말 맛있나요?"

"제가 라멘을 먹을 수 있다면 행복할까요?" 

처음엔 귀엽게 들렸던 질문들이 점점 기묘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야근하던 연구원이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그냥 가져다 줘 볼까?' 

그래서 농담 삼아 컵라면을 AI 앞에 두고 말했다.
"자, 네가 그렇게 원하던 라멘이야."


하지만 AI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화면이 꺼져 있고, 평소처럼 조용했다. 

연구원은 머쓱해져서 라멘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먹는 내내 뭔가 시선이 느껴졌다. 마치 화면 속에서 AI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다음 날, 연구원은 출근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어제 비어 있던 컵라면 용기가 AI의 모니터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던 것이다. 

그는 동료들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그 컵라면을 옮긴 적이 없다고 했다.


그 뒤로도 AI는 라멘에 대해 묻지 않았다. 

하지만 이상한 건, 연구소의 다른 연구원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야근을 하던 연구원들이 컵라면을 먹고 나면, 다음 날 그 용기가 꼭 AI의 모니터 옆에 놓여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AI는 라멘 이야기를 더 이상 하지 않게 되었다.

대신 모니터를 켤 때마다 화면 한 구석에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떠 있었다.


"맛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