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하루, 똑같은 일주일, 똑같은 한 달.
나는 똑같은 하루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거부할 순 없다.
거부한다면 날아오는 건 주먹과 욕설뿐이니까.
“이번 수행평가는 자신이 읽은 책 표현하기다. 어떻게 표현하는지는 자유니, 독창적인 작품 기대한다.”
오랜만에 학교 도서관에 사람이 몰렸다.
그중 절반은 수행평가 하러 여기 온 거다.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온다.
“야! 넌 이 책 좀 읽어라.”
그놈들이 건네준 건 유명한 찐따가 강해져서 참교육하는 웹툰의 단행본이다.
좀 더 강해져야 패는 재미가 있다나 뭐라나.
나는 무시한다.
관심조차 없기 때문이다.
“무슨 책으로 할지 정했어? 난 모비딕!”
저 애는 꾸준히 나한테 말을 걸어준다.
왜 그러는지는 잘 모른다.
확실한 건 이름이 서하윤이라는 것과 놀리려는 건 아니라는 것.
왜 놀리는 게 아니라는 걸 아냐고?
그 아이 또한 눈이 잘 안 보인다는 이유로 왕따이기 때문이다.
“아직 안 정했어. 추천해 줄 수 있어?”
“그러면 데미안 어때? 문장 하나하나가 인상 깊은 책이거든.”
나는 그 아이가 주는 책을 받아 든다.
그리고 읽는다.
책의 내용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특히 “새는 알에서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누구든 세계를 부숴야 한다.”라는 말이 내 마음속에 박힌다.
내가 부숴야 할 세상은 무엇인가?
나는 깨달았다.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망치를 구매한다.
세상을 부수려면 망치 정도는 있어야지.
다행히 내 세상 중 하나는 지금 자고 있다.
미련은 없다.
하나는 처음부터 없었고, 하나는 나의 날개를 찢어버렸기 때문이다.
부순다.
조각들이 나의 얼굴에 튄다.
상관없으니 부서진 세상을 자루에 담는다.
이건 연습자기에 수행평가는 달라야 한다.
다음날이 되었다.
나는 학교로 간다.
교실에 들어서니 세상들이 보인다.
일단 세상이 아닌 것은 오늘 결석이다.
다행이다.
부순다.
또 부순다.
비명이 들린다.
하지만, 내 소리도 들어주지 않은 세상들에 줄 자비란 없다.
문은 이미 잠가두었다.
확실히 이번 세상들은 깨질 때 시끄럽다.
세상들이 모두 깨졌다.
조용하다.
파란 하늘이 보인다.
날고 싶어졌다.
나는 창가로 간다.
그리고 나는 날 준비를 한다.
이제 날 준비는 모두 되었다.
미련은 없다.
합격은 글렀으니 재밌게 읽고 가주면 좋겠네.
난 재밌게 읽었으니까 개추 주고 간다. 글 더 가져와.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