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일상을 벗어나 오랜만에 바다에 오니 기분이 좋다.


조그만 배를 타고 식빵을 잘게 뜯어 던져 주니 금세 갈매기들이 모여든다.


갈매기들은 미친듯이 소리지르며 싸우기 시작한다.


치열하게 싸우는모습이 꼭 회사 사람들 같다.


아, 싸움이 끝났다. 작은 녀석이 이겼군.


나는 이질적인 녀석을 발견한다.


새 한 마리가 핑핑 돌며 떨어진다.


물고기를 낚아채는데 실패하더니, 하늘 높이 날아간다.


비쩍 마른녀석이 가장 높게 날고 있다.


눈이 마주쳤다. 어딘가 원망스러워 보인다.


빵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녀석이 퍽 신기하다.


몆번 더 시도하던 녀석은 힘이 빠졌는지 그저 수면 위에 둥둥 떠 있다.


일부러 그 녀석 쪽으로 빵조각을 던져본다.


처음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빵조각은 금세 다른 녀석이 먹어 버린다.


계속해서 던져 주자 다시 눈이 마주친다. 이번에도 어딘가 원망스러워 보인다.


당황했다. 갈매기의 눈에서 눈물 한 방울이 떨어져 내린다. 어딘가 체념한 듯 젖은 빵조각을 천천히 집어삼킨다.


바다가 조용하다. 끼룩거리는 소리도, 날갯짓 소리도, 바람 소리도, 심지어 파도 소리조차 희미하다.


온 갈매기들이 바다로 내려앉아 그 갈매기를 쳐다본다.


공포감에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 비현실적인 광경에 숨이 턱 막힌다. 그저 지켜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다.


다시 갈매기와 눈이 마주친다. 역시나 어딘가 원망스러워 보이는 눈동자가 나와 마주친다.


그러곤 녀석은 스스로 깃털을 뽑기 시작한다. 날개쪽 깃털을 시작으로 부리가 닿는 모든 부위의 깃털을 뽑아버린 녀석은 곧 물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다시 바다가 시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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