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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젖어드는 깊은 밤에 차창 너머 저 멀리 보이는 무언가



나의 뒤를 쫓아오는 무언가를 애써 외면 하려 했으나



다시금 눈을 비비고 보아도 '그것'은 사라지지 아니했다.



라이트를 비추지 않았음에도 기괴한 안광이 번뜩이는

형태의 '그것'을 보고도 겁에 질리지 않을 이는 없으리라.



마음을 다잡고 나 자신을 타일렀다. "아무 것도 아니야..

헛것이야.. 신경 쓰지마..."



바로 그 순간, 뒤를 쫓아오던 '그것'이 사라졌다. 이는 내가 원하던 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외진 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던 와중 저 멀리서 한줄기 불빛이 보인다. 

저 곳에서 잠시 차를 세우고 쉬자. 겸사겸사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불빛의 근원지에 도착한 나는 탄성을 내질렀다.. 아아..!



자욱한 연기에 둘러쌓여 있는 공터에서 덩그러니 놓여진

'그것'의 눈이 안광을 내뿜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잠시 머뭇거리던 나는 이내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굳혔다.

'빨리 이 자리에서 벗어나자.'



차량을 돌려서 전속력으로 질주했으나, 덜컹거리는 차는

이내 벼랑 아래로 굴러떨어진다. 정신을 차리고 비틀거리며

이제는 넝마조각이 된 차량에서 하차.



카 시트에서 안전벨트를 풀고 엉금엉금 기어나와 주위를

살핀다. 어딘지도 모를 숲 속에서 아픔과 공포를 잊기 위해 

벌컥벌컥 마셨다. 품 안에 넣어둔 보드카.



타박상을 입은 아픔이 조금이나마 무뎌진다. 하지만,

여전히 '그것'은 내 주위를 맴돌고 있다. 술기운이 더해져

나뭇가지를 주워 휘둘러댔다. '그것'에게 날린 강타.



파괴된 나뭇가지와 대조적으로 '그것'은 어떠한 타격도

받지 않은 듯 하다. 무심한 눈길로 나를 주시하던

'그것'의 몸에서 튀어나온 날카로운 무언가가 나의

몸을 꿰뚫는다.. 아..... 이 고통... 아프다... 너무나 아파.



하복부에 큰 구멍이 뚫린 채 하혈을 하며 풀썩

쓰러진다. 몰려오는 고통 속에서 사고 회로는 마비되고

이제는 끝이라는 것을 비로소 체감하기 시작한다.

남은 힘을 쥐어짜내 휴대폰으로 마지막 연락을 ....



.......


"정헌이냐?"


"예... 근석이행님.. 죄송하임더... 실패했심더.."


".... 아니다. 내가 미안하다.. 고생했다. 쉬어라.."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행님."


전화는 끊어졌고, 담배를 태우던 사내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