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로 들어가는 인터뷰어, 병실에서 맞이하는 노인.



노인은 다른 노인보다 심한 주름살을 갖고 있다. 그것은 피부가 아니라 껍데기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그의 수염과 머리카락. 어찌나 긴지 병실 바닥에 흘러 뒹군다.



그는 수분 한 점 없는 바위 같았다.



인터뷰어는 노인 앞의 의자에 앉았다. 노인은 말없이 눈을 뜸으로써 그를 맞이한다.


녹음기를 켠 인터뷰어, 그리고 시작된 인터뷰.





 “첫 번째 사랑부터 말해주세요.”




 “첫 번째는 어머니. 처음으로 만나게 된 여성. 사랑할 수밖에 없는 첫 번째.”




노인은 갈라지고 쉰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육성의 내용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출산 이후 시작된 광증. 도끼로 제 머리를 깼지.



“두 번째 사랑이요.”



쉼 없이 이어지는 질문. 인터뷰어는 볼펜을 달칵이며 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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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친모 : 극단적 선택 → 본능적인 사랑으로 추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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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인은 말했다. 




“길바닥에서 주운 개 모양 수석. 발 빠른 사냥개 흐레스벨그라 지었지. 언젠가 진짜 개가 될 거라는 상상. 길거리의 유일한 말 상대였네.”




 노인은 표정 변화 없이 느리게 말했다.




 “수레바퀴에 밟혀 여러 파편으로 쪼개진 나의 흐레스벨그. 나의 작은 개.”




 인터뷰어는 노인의 말을 간략하게 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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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 모양 돌 : 부서짐 (실체만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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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번째 사랑이요.”




 “여관의 여급 린드. 나의 첫 번째 성애. 어린 나를 참 귀여워했지. 약탈꾼들에게 몸을 뺏기고 죽임을 당했지.”





 인터뷰어는 노인의 말을 요약하며 의문점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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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관 종업원 : 약탈자 겁간 후 살해 (첫 번째 성적 사랑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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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네 번째요.”




“마구간지기의 딸. 어쩌다 맞이한 그녀와의 관계. 본인을 귀여워해달라 했지. 사랑을 원하는 나의 친구. 사랑을 베풀기로 마음먹었네.”




노인은 말을 계속 이어갔다.




“그러자 그 아이의 가슴에 불이 붙었지. 갑작스러운 화마로 죽은 그 아이. 불은 마구간의 마른 짚에 번졌지. 나는 마을에서 도망갔네.


 처음 알게 된 순간.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은 파괴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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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친우 (첫 경험) : 인체자연발화 (사랑을 마음먹어서? 갑작스러운 사랑이라?) → 사랑한 상대의 파괴를 깨달은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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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다섯번째요.”




인터뷰어는 건조함으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헤매다가 만나게 된 이교도 신 안리루. 황야에서 만난 이교도 일족들. 따뜻한 화톳불과 그들의 노래. 서러운 밤을 데워주는 기도. 나도 함께 있다는 소속감.


 사랑하게 된 나의 상냥한 신.”




 노인은 색색이는 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그의 목구멍마저도 건조했으리라.




 “아침에 사라진 안리루. 검은 물을 토하며 발작하는 방랑자들. 머리를 바위에 내리찍으며 용서를 비는 이들. 또다시 시작된 도피.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네.”




“안리루요? 안리루?”





인터뷰어는 처음 듣는 명칭에 다시 물었다. 노인은 눈을 천천히 감는 것으로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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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신 (안리루 조사하기) : 신자들 집단 극단적 선택 (신의 존재도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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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이요. 여섯번째요.”



 

 “황야의 전사들. 약탈하며 살아가는 유랑민들. 그들의 노예로 잡혔지만 전사로 인정받게 되었네. 나를 받아준 두 번째. 숭고한 전투. 나의 강인한 동료들.



 벗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지. 결국 시작된 비극. 몰살당한 나의 벗들. 시체 더미 혼자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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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전우 : 전투에서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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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사랑이요.”




남자는 마지막 질문 목록을 읽었다.




“나를 사랑하는 것. 절망감에 복수를 하기로 했네. 무엇이 나를 사랑하기에. 이리 질투하여 나의 사랑을 실패로 만드는가.


 모든 걸 되갚기로 이를 갈며 결심했지.”




 “당신이 사랑에 실패하는 이유가 누가 질투해서 그런 거라고요? 왜 그렇게 생각했나요?”





인터뷰어는 처음으로 의문을 갖고 질문을 했다. 그러나 가장 궁금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네. 누군가가 나를 너무나 사랑하여 질투하는 것. 사랑을 보답하기로 했지.”





 인터뷰어는 사랑의 대상을 모른 채로 사랑을 베푸는 것이 가능한지 궁금했다.



노인은 말을 이어갔다.






“전쟁 포로로 끌려가, 시작된 처형식. 굴러가는 나의 머리통. 여전히 붙어있는 나의 숨. 상자 속에 가둬진 채 수장당했네.”





인터뷰어는 풀리지 않은 의문점이 남았다. 하지만 인터뷰 종료 시간은 다가왔다. 그는 의문점을 메모에 담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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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그를 사랑한 존재: 참수 후에도 남성의 생존


해당 존재는 초현실적 존재인가?


존재로부터 사랑받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질투? 


해당 존재의 파괴 → 죽음의 초월


해당 존재 = 죽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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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점이 해결되지 않았지만, 인터뷰어는 인터뷰를 끝내고자 했다.



 “네 알겠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인터뷰어는 자리에서 일어나 병실을 떠나려 했다. 그때 그를 붙잡는 노인의 말.




“내 사랑은 아직 안 끝났네.”




 인터뷰어는 떠나는 발을 멈추고 노인을 돌아봤다. 여전히 살아 있는 머리통은 마치 어느 신화 속 샘물의 파수꾼 같았다. 미미르였던가.




 “사랑이 안 끝났다면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말씀입니까?”




“그래. 사랑을 시작했네.”




인터뷰어는 노인의 표정 변화를 처음 봤다. 




“네 알겠습니다. 건승하세요.”




인터뷰어도 노인을 따라 웃었다. 인터뷰에서 처음 지은 표정이었다.









 인터뷰어는 병원을 나서며 밤하늘을 바라봤다.




유달리 높게 느껴지는 밤하늘.


그리고 유달리 크게 느껴지는 보름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