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은 나폴리탄 괴담은 한 번도 써본 적 없고 눈팅만 하지만, 글은 나름대로 써봤다고 자부하는 사람임.
글이 잘 안 써진다는 데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작게라도 끄적여봄...
웹소설 사이트에서 작년부터 약 130화 분량의 작품 하나를 연재하고 있고(총 글자수는 약 70만자쯤 예상함), 글을 쓰면서 다른 작가들이 겪는다던 슬럼프도 다 겪었음.
글이 예전처럼 안 써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사실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더라.
보통 세 가지 이유임.
첫째. 내글구려병.
작가들 사이에 존나 유명한 현상이야. 내가 쓴 글이 별로 안 좋아보이고, 만족스럽지가 않지. 아무리 독자들이 잘썼다고 응원해주고 그래도 성이 안 차.
원인은 여러 가지야. 벽을 느낄 만큼 존나 쩔어주는 글을 봤거나, 아니면 그냥, 별 이유가 없을 수도 있지.
이런 경우에 해결책은 간단히, 그냥 내 글을 사랑하려고 존나 노력하면 돼.
니 글이 낲갤 명작선에도 꿇리지 않는 개쩌는 글이고, 너는 불세출의 천재이며 하늘조차 모독하는 재능을 가졌다고 생각해봐.
억지로라도 그렇게 해야 함. 물론 자기자신이 정신병자같고, 잘 안 될 거임. 제정신으로 가지기 힘든 마인드셋이니까.
하지만 내 글이 구리다는 생각에 갇히는 것보다는 백배 나음.
도움되는 자기암시 방법이 몇 개 있음. 내가 쓰는 거.
네가 쓴 글이 네 자식이라고 생각해.
'이 자식은 전에 낳은 자식보다 못나게 생겼어...'
'이 아이는 내가 봐도 잘못 낳았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부모는 제정신이라면 없으니까.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자식이 아무리 못나 보여도 너만큼은 네 글을 사랑해 줘야 해. 부모조차 사랑하지 않는 자식을 사랑해줄 이는 없으니까.
아니면, 네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을 생각해.
네가 쓴 글이 구린 글이고, 볼품없는 망작이라고 하자.
그럼 네 글을 읽고, 개추를 눌러주고, 좋아해주는 사람들은 전부 구린 글과 볼품없는 망작을 사랑하고 있다는 얘기야?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너만큼은 네 글을 개쩌는 명작이라고 생각해야 해. 네 글을 사랑하지 않는 건, 네가 가장 고마워해야 할 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행위니까.
네 글에 비추가 박힌다고? 신경쓰지 마. 네 글에 개추를 박아주는 사람도 분명히 있으니까. 너를 싫어하는 사람의 시선 따위에 짓눌려서, 너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집중하지 못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니까.
악플이 달렸다고? 그냥 삭제하고 차단해버려. 그 사람이 네 작품을 보려고 돈을 냈어? 아니면 네가 글 쓰는 걸 거들기라도 했나?
이건 거만한 게 아니야. 널 좋아해주는 사람들에게 네 글을 계속 보여주기 위한 몸부림이지.
네 글이 구려 보이기 시작한다면, 네가 네 글을 싫어하기 시작한다면 그땐 진짜 끝이야. 아무 것도 쓸 수 없고, 다른 글을 볼 때마다 비참해지지. 절대 그러지 마. 네 글은 존나 쩔어주니까.
자기가 이 경우에 해당되면 어지간해선 피드백도 받지 마. 그냥 네가 글을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어떤 험한 말을 들어도 초연할 수 있을 때까지.
물론 그 정도가 심해져서 다른 글에 악플을 남기고 심술을 부리면 안 되지. 실제로 웹소설 작가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꽤 많아.
둘째, 완벽주의.
방망이 깎는 노인 이야기 알지? 그 이야기 속 노인이 네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돼.
글을 쓰다가 문장 하나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계속 붙잡고 있었다거나, 그런 경험이 있었다면 이 경우야. 내글구려병이랑은 좀 달라. 그건 그냥 내 글이 존나 구려보여서 의지 자체를 잃어버리는 거고, 이건 의지는 있는데 글이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경우니까.
솔직히 이건, 그냥 맘에 들 때까지 글을 깎으면 된다고 생각해. 웹소설 작가들이야 연재시각을 맞춰야 하니 완벽주의를 고쳐라 어째라 말들을 하는데, 낲갤에 쓰는 글에는 그런 게 없으니까.
오히려 자기 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봐. 이 경우는 그냥 자기가 만족할 글이 나올 때까지 계속 글을 깎으면 된다고 생각해.
물론, 앞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정도가 심하면 안 되겠지만.
3. 번아웃
네가 뭘 쓸지도 알고, 네가 쓰는 글에 자신감도 있지만 그냥 순수하게 자판이 안 두드려지는 경우.
지금 내가 심하게 앓고 있는 증상이야.
대부분 글을 쓰다 보면 한 번쯤 거치는 과정이고.
사실 이 경우에는 나도 극복하지 못하는 중이라 뭔가 조언을 주긴 어렵네.
이 경우라면 며칠간 글쓰기에 대해 생각하지 말고, 다른 것에 정신이 팔린 채 지내보는 것도 좋아.
낲갤에서 번아웃이 올 정도로 괴담을 썼다는 건, 네 안에 창작자의 불꽃이 분명 있다는 거니까.
경험상 그 불씨는 절대 사그라들지 않아. 다른 삶을 즐기다 보면, 반드시 '아!! 글 쓰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 거야. 그러면 그때 자판 위에서 원하는 대로 춤을 추면 돼.
작가라는 게 원래 그래. 자기 머릿속에 있는, 일기장에나 쓸 법한 판타지들을 활자로 풀어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하는 변태같은 사람들이니까. 전업이든 부업이든 취미든, 영원히 절필을 해버리는 작가는 잘 없더라고.
낲갤의 모든 창작자들을 응원해. 너희가 쓴 글을 보면서 나도 하루하루 내 글을 쓸 용기와 의지를 얻고 있어.
감사한 마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서 글을 써봤어.
쓰다 보니 왠지 나 자신에게 하는 조언이 돼버린 것 같네.
어쨌든 응원한다. 그리고 고맙다.
멋지고 도움 되는 글 고맙다
그렇구나 그런거엿어.. 신조차모독하는혜성과도같은불세출전무후무공전절후한괴담계의거장등장 - dc App
흐트러짐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