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내 승객 민 성철 씨에게 안내 말씀 드립니다. 현재 열차는 15분 뒤 정차할 예정이며, 정차할 역은 중앙, 중앙역입니다.


저는 초자연현상처리반 대응제거적출 11팀 팀장 한태준이며, 귀하의 비공식적 생환 안내를 맡았습니다.


객실 내 방송엔 제한이 있으니, 궁금하신 사항은 객실 내 비상전화를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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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초자연현상처리반 대응제거적출......


네, 맞습니다. 귀하께서 빠르게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인지하신 듯해 다행입니다.


원칙 세 가지를 먼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첫째, 두 눈으로 보는 것 외의 모든 방식으로 보이는 풍경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셔야 합니다.


둘째, 두 귀로 듣는 것 외에 모든 방식으로 들리는 소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셔야 합니다.


셋째, 자신의 직감을 신뢰하지 말고, 오로지 오감이 가리키는 것만을 신뢰하셔야 합니다.


이상입니다. 추가 민원은 다음 객실 방송이 있을 때까지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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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내 승객 민 성철 씨에게 안내 말씀 드립니다. 정차할 역은 중앙, 중앙 역입니다.


저는 초자연현상처리반 대응제거적출 11팀 팀장 한태준이며, 귀하의 비공식적 생환 안내를 맡았습니다.


내리실 문은 우측이며, 좌측에 열리는 문으로 내리면 안 됩니다.


중앙역에서 하차하시면, 중앙동에서 귀하의 행동은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원칙을 지키시면서 통신 수단을 마련하시면 됩니다.


단, 소리는 무엇이든 내지 않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당사는 귀하의 생환을 바라고 있습니다. 현명하게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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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실 내 민원이 들어와 알립니다.


객실 내 어떠한 물건도 구매하지 마시고, 물건을 파는 이가 있다면 당장 창문을 깨고 탈출하시길 바랍니다.


이번 역은 중앙, 중앙 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좌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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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 파출소, 한태준입니다. 전화 받았습니다.


네, 맞게 전화하셨습니다. 현명한 대처에 감사드립니다.


설명할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새지 말아야 할 소리에 예외는 없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원칙으로부터 벗어나시면 안 됩니다.


질문은 답장 가능한 텍스트로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현명하게 움직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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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야, 여기 뭐냐?ㅋㅋ 오늘 왤케 사람 없음? 가게 열린 곳도 없네ㅋㅋ


부랄승재: 그거 서프라이즈 준비 중이라 그래ㅋㅋ


나: 서프라이즈?


부랄승재: ㅇㅇ너 나오길 기다리고 있음


나: ㅅㅂ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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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챗GPT야, 여기가 어딘지 알아?


챗GPT: 네, 압니다.


사용자: 여기가 어딘데?


챗GPT: (2초간 고민) 당사의 정책상 답변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 어디로 가면 돼?


챗GPT: (57초간 고민) 지하보도를 통해 건널목으로 이동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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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지하도보로 건너왔어. 어디로 가야 해?


챗GPT: 위치를 말씀해주시면 제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어디에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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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덤 상대방이 들어왔습니다)


나: 정처없이 걷는데 핏자국이 있어


상대방: 따라가시면 안 됩니다.


나: ㅇㅋ노력해봄


나: 근데 진짜 따라가면 안 돼? 뭔가 있을 것 같은데...


상대방: ㅋㅋ그럼 안 따라가고 뭐 함?


나: ㅅㅂ진짜


(대화가 끊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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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구조대원 한태준입니다. 우선 침착하게 심호흡하시길 바랍니다.


천천히, 들이마시고, 내쉬고, 들이마시고, 내쉬고. 잘하셨습니다.


아무도 없고,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 무한히 개방된 공간을 2시간 동안 헤매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든 직감을 이겨내는 건 더더욱 그러합니다. 잘 버텨주시고 계십니다.


계속 버티셔야 합니다. 현명하게 통신 수단을 강구하셔야 합니다.


계속해서 움직이셔야 합니다. 단, 집이 있는 곳까지 움직이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귀하의 집이 얼마나 가깝든 상관없습니다. 집을 시야에 담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진 당사는 모릅니다. 하지만 별로 상상하고 싶은 일은 아닐 겁니다.


지금 귀하의 두 눈이 보는 풍경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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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노트 제목: 리미널 스페이스


리미널 스페이스


예전에 들어본 적 있는 개념인데, 아무래도 내가 갇힌, 아니, 들어온?


백룸은 적어도 어딘가 '안'이라는 인상인데,


여기는 '바깥'이잖아? 단지 아무도 없을 뿐이고,


아무 소리도 안 들릴 뿐이지...


아무튼 난 이곳에 빠졌고, 충동과 직감을 이겨내기 위해 뭐라도 계속 신경을 돌려야 한다.


이것도 오래는 못 쓴다.


처음엔 그냥 아무도 없고, 가게 문은 다 닫혔고, 아무 소리도 없고, 도로엔 차들도 안 지나는 적막한 공간인 줄로만 알았다.


그리고 1시간 정도 헤매니까 그게 제일 개좆같은 점이란 걸 깨달았다.


거울이나 유리, 핸드폰 화면에 드문드문 비치는 기괴한 것들은 아무것도 아니다.


안 보고 안 들으면 그만이니까. 이건 의외로 할 만하다.


하지만 내가 그러고 싶은 건? 그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미친듯이 들면?


문자 그대로 미칠 것 같다.


처음엔 소리를 좀 내는 건 상관 없지 않을까 싶었다.


핏자국을 보기 전까지는...


그런 직감이 들었다. 저 핏자국을 따라가면 적어도 이 공간에 대한 '비밀'은 알 수 있을 거라고.


어쩌면 지금까지 안 보이는 사람들의 행방을 알 수 있을지 모르지.


집에 왜 가지 말라는 건지 알겠다.


하지만 난 집에 가고 싶다.


이건 충동이나 직감 따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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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론조사기관 초자연현상처리반입니다.


귀하의 상태를 알아보기 위한 설문을 진행 중이오니, 적극적인 참여 바랍니다.


현재 귀하가 죽고 싶은 심경이라면 1, 죽이고 싶은 심경이라면 2, 그 외 심경이라면...


현재 핏자국이 보이는 상태라면 1, 보이지 않는 상태라면 2를 눌러주시면 됩니다.


현재 해가 졌다면 1, 해가 지지 않았다면 2를 눌러주시면 됩니다.


현재 생환 의사가 남아있다면 1,


지금까지도 당사를 신뢰하고 있다면 1, 신뢰하지 않는다면 2, 얘기는 들어볼 의향이 있다면 3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상담을 원하시면 1, 통보를 원하시면 2, 자력구제를 원하시면 3을 눌러주시면 됩니다.


안녕하십니까, 초자연현상처리반 대응제거적출 11팀 팀장 한태준입니다.


우선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한 가지씩 있습니다. 좋은 소식부터는 1번,


네, 알겠습니다. 귀하의 경이로운 정신력에 먼저 감사 말씀 올립니다.


나쁜 소식부터 말씀드리자면, 탈출이 확실치 않습니다.


그리고 좋은 소식은, 탈출 가능성을 발견했다는 겁니다.


중앙역으로 다시 돌아가셔서 해가 완전히 떨어진 걸 확인한 후, 진접행 혹은 당고개행 4호선 열차를 타셔야 합니다.


탑승하신다면 객실 내 방송으로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귀하의 생환을 바라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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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예상 못했는데.


핏자국이 중앙역 입구로 이어져 있다.





[시리즈] 초자연현상처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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