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떠난 여친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먼지 쌓인 종이 상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빛바랜 종이 포장지 위에 놓인 작은 은방울 하나가 들어 있었습니다.


찰랑


소리를 내며 아름다운 소리를 내었습니다. 저는 그 방울을 핸드폰에 달았습니다.


그 방울은 겉보기엔 평범했지만, 묘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여친이 세상을 떠나고 시간이 흘러 방울의 존재가 익숙해진 어느 날 밤, 희미한 딸랑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잠에서 깬 저는 안읽음으로 남겨 놓은 썸녀의 문자에 답장을 다시 잠에 들었습니다.


다음 날, 평소와 다르게 묘한 소리를 내던 방울이 마음에 걸려 방울를 흔들어 보았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 방울은 종종 소리를 내지 않고는 했습니다. 어른들에게 물어보니 워낙 보관 상태가 안 좋아, 안에 구슬이 녹이 슬어서 붙었을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날 밤 이후, 방울은 더욱 자주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희미했던 소리가 점점 커지고, 그 울림은 마치 심장 박동처럼 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의 불안은 커져만 갔습니다. 다행히 그럴 때마다 제 여자친구는 저를 잘 다독여주었습니다.


시간이 더욱 흘러,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었고 마침 저희가 사귄지도 100 일이 지났습니다.


저희는 100일을 기념하기 위해 동해로 여행을 떠나고 즐거운 하루를 보낸 후 함께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한껏 술과 분위기에 취한 저희는 어린 청춘이 그러하듯, 서로의 온기를 나누기 위해 하나 둘, 허물을 벗었습니다.


딸랑


갑자기 방울이 울렸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소리를 무시하고 마저 허물을 벗고 다른 허물을 쓸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치 무언가를 애타게 부르는 듯, 간절하게 흐느끼는 듯, 방울 소리는 점점 더 커져서 이윽고 제 정신을 잠식해갔습니다.


갑작스레 멈춘 저의 모습에 여친은 당황해하며 이유를 물었고 저는 방울 소리가 너무 크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여친은 그 대답을 듣더니 주섬주섬 옷을 입으며 질렸다는 듯 저를 두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홀로 남겨진 저는 숙소의 의자를 들어 방울을 부쉈습니다.


그러나 그 안은…


다음 날 아침, 우리는 어제 밤에 대해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일 없다는 듯 하루를 보내고 서로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부모님도 외출을 하셨는지 텅 빈 집에는 어째서인지 유독 차가운 한기가 맴돌았습니다.


보일러나 킬까 싶어 간 마루에는, 식탁 위에 반짝이는 무언가와 함께 쪽지가 놓여 있었습니다.



쪽지와 물건을 확인한 후 저는 여친에게 이별을 통보하였고.


전여친의 무덤에서 삼일간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 저주 받은 방울 소리는 아직도 저를 매년 찾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