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이현상관리본부]
귀하께서 접근을 시도하는 자료는 현시점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괴이에 대한 자료로서 나급 특별 보안 자료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열람을 진행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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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도 중, 괴이 『백색 감옥』에 대한 자료를 불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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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이 『백색 감옥』은 1991년 10월 강원도 속초시 한 호텔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최초 발견자는 출장 목적으로 속초에 방문한 47세 남성이며, 최초 시현자 역시 최초 발견자와 동일 인물입니다. 발견자는 ″만취 상태에서 붉은 버튼을 눌렀는데, 갑자기 어떤 방 안으로 이동되었습니다. 달력도, 무엇도 없었기에 얼마나 지난 것인지 확인할 수 없었으나 느낌상 한 달이 지났을 때 즈음 다시 호텔 객실로 돌아왔습니다. 분명 버튼을 눌렀을 당시에는 늦은 저녁이었는데 돌아오니 아침이었습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본부는 해당 버튼을 괴이로 지정하고 수거했으며, 발견자에게는 라급 기억 소거제 투여 후 50만 원의 보상금을 지급했습니다.
회수 이후의 심층 조사 결과, 괴이 『백색 감옥』은 붉은 버튼과 백색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여기서 전자를 『백색 감옥-A』로, 후자를 『백색 감옥-B』로 칭합니다.
『백색 감옥-A』는 가로 5cm, 세로 5cm, 높이 3cm의 나무판자인 『백색 감옥-A-1』과 그 위에 설치된 반지름 3cm, 높이 2cm의 붉은 플라스틱 재질 버튼인 『백색 감옥-A-2』로 구분됩니다. 별다른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했으나 두 물체 모두 수차례의 파손 시도가 실패함에 따라 파손이 불가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백색 감옥-B』는 『백색 감옥-A-2』와 상호작용 시 이동되는 가로 3m, 세로 2m, 높이 2m의 방입니다. 방의 모든 내벽은 완전한 백색으로 되어있으며 각종 오염 및 파손 시도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방의 한쪽 벽면에는 가로 20cm, 세로 5cm의 작은 창이 달려있으나 파손되지 않는 촘촘한 방범창으로 인해 탈출은 불가했으며, 창밖의 풍경을 토대로 『백색 감옥-B』가 있는 장소를 특정, 방문했으나 해당 장소에서 『백색 감옥-B』로 추정되는 방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백색 감옥-B』는 방 안에서의 시간 흐름과 방 바깥에서의 시간 흐름이 다를 뿐만 아니라, 방 안에서 ″■■■■ 가지고 싶다!″라고 말하면 그 대상이 무엇이건 즉시 소환하는 특성을 가졌습니다. 두 번째 특성으로 인해 소환된 대상은 일반적으로 방 바깥으로 가져나올 수 없습니다.
괴이 『백색 감옥』은 발견 이후 현시점까지 수백 차례에 걸쳐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 자료에서는 그 연구 사례 중 일부인 사례 A만 다루고 있으므로, 추가적인 연구 사례에 관한 자료는 괴이현상관리본부 괴이 『백색 감옥』 전담 연구실로 요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괴이 『백색 감옥』 연구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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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A | 여성 | 32세 | B 중소기업 근속 4년 차
사례 A는 본부 내부 인원만을 투입해 진행하던 연구를 본부 외부 인원을 투입해 진행한 첫 사례입니다. 이때 연구에 참여했던 A 씨는 1998년 1차 『백색 감옥』 외부 연구자 모집 공고에 지원해 예비 3번을 받은 바 있지만, 선순위 연구자들이 각종 사유로 연구에 참여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본 괴이의 첫 외부 연구자로 선정되었습니다.
A 씨는 실험 진행 전 내부 인터뷰에서 연구에 지원한 까닭으로 ″아버지가 운영하시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습니다. 다들 이 힘든 시기에 낙하산으로 입사하냐면서 안 좋게 생각하는데, 이런 연구라도 참여해서 온전히 제힘으로 돈을 벌어보고 싶습니다. 제가 쓸 금액 이상의 돈을 번다면 남은 돈은 아버지 회사 사정에 조금이나마 보태고 싶습니다.″라고 진술했습니다.
연구는 1998년 6월 7일 13시, A 씨가 『백색 감옥-A-2』와 상호 작용하며 시작되었습니다. 본부는 A 씨에게 H사의 무선호출기 1기, S사의 무선호출기 1기, M사의 휴대전화 1기를 지급하며 통신을 시도하였으나 모든 통신은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단, A 씨와 본부가 서로에게 시도했던 수백 건의 통신은 A 씨가 다시 연구 장소로 돌아온 1998년 6월 7일 20시에 전달되었습니다. 당시 통신 기술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일이었으나, 기기와 통신 기지국 등 모든 장비에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기에 괴이 『백색 감옥』의 새로운 특이점으로 지정되었습니다.
A 씨의 복귀 이후 각종 신체검사를 진행한 결과, A 씨의 신체 내부에서 금괴와 다이아몬드 반지 같은 각종 사치품이 발견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A 씨는 ″그 방 안에 있는 기간 동안,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작고 단단한 사치품들을 꺼내서 먹었습니다. 그 방 안에 있는 것은 가지고 나올 수 없다지만, 제 몸 안에 있다면 함께 가지고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연구 전 미리 보여주신 모든 사례에서 연구자의 신체는 멀쩡히 나올 수 있었으니까요.″라고 진술했습니다. A 씨 신체 내부에 있던 사치품들은 외과적 수술을 통해 제거한 후 추가적 연구를 진행하였으나, 모든 특성이 일반적인 것과 동일하다고 결론 짓고 사치품들은 정밀 세척 후 A 씨에게 지급했습니다.
아래에는 연구 종결 후 질의응답 형식으로 진행된 본부와 A 씨 사이의 인터뷰 내용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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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 시작.
[본부] 인터뷰 내용을 기록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A 씨] 동의합니다.
[본부] 감사합니다. 그럼, 인터뷰 시작하겠습니다.
[A 씨] 네.
[본부] 『백색 감옥-B』 안에서 보낸 시간은 어느 정도입니까?
[A 씨] 시간을 따로 계산하지는 않았는데······ 잔 횟수로 계산해 보면, 2개월보다 약간 길었던 것 같아요. 70일 정도?
[본부] 초기 진술 당시에 사치품들을 계속 드셨다고 했는데, 그건 매일 드신 겁니까?
[A 씨] 아마도요. 제 기억이 맞다면야······ 매일 먹은 게 맞아요.
[본부] 이번 연구는 각종 통신 장비를 도입한 첫 연구였는데, 관련되어 특이점은 없으셨습니까?
[A 씨] 전파는 잡혔어요. 그리고, 분명 정상적으로 보내졌다고 나왔거든요. 본부 쪽에서 온 문자는 못 받았고······ 본부에서도 똑같았다는 소리잖아요. 맞죠?
[본부] 맞습니다.
[A 씨] 진짜 이상하네요.
[본부] 다른 특이점은요?
[A 씨] 특이점이라고 해도 되는 건가. 다른 기능은 멀쩡하게 작동해요. 정확히는, 통신이 필요 없는 것들. 그런 거 있잖아요. 벨소리 듣는 거나, 키패드 마구잡이로 누르거나······ 설정 만지거나, 등등 하는 것들이요. 나중에 워크맨 들고 가도 좋을 것 같아요. 덜 심심하겠네.
[본부] 70일 동안 꺼낸 물품 중, 기억에 남는 건 없으십니까?
[A 씨] 크게 없는 것 같아요. 있다면 소설책 정도? 추상적인 질문도 가능해서 편했어요. 예를 들면, 1998년 5월 교보문고 이달의 추천 도서를 몽땅 가지고 싶다! 같은 질문들도 먹히던데요? 아, 무작정 다 되는 건 아닌 것 같고요. 외부와 통신할 수 있는 기계를 가지고 싶다! 하니까 반응이 없더라고요······.
[본부] 추상적인 질문에 대한 정보는 처음이라,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서술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특이점은 없으셨습니까?
[A 씨] 없습니다. 사실, 귀중품 가지고 나온 게 가장 큰 특이점 아니에요?
[본부] 추가 사항 없으시면 인터뷰 종료합니다.
[A 씨] 딱딱하시기는. 네, 종료하세요. 더 없으니까.
녹음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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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좀 더 있었으면 더 재밌었을 것 같긴 한데 재밌다. A는 머리가 꽤 좋네
B나 C 정도까지는 생각을 해봤는데 너무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설정놀이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다음 번에는 좀 더 노력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