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다음 것도 읽어볼까요?"


"사례 A는 25세, 대학생... 사례 B는 46세, 자영업자고... 사례 C, 7세..."


"...역시, 여기도 아닌 것 같아요."




"오, 정말로 읽고 있었네? 딱히 안 읽어봐도 된다니까..."




"앗, 선배님. 오셨습니까?"




"어어,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 부장놈은 하여간 잔소리만 많아가지고..."




"아닙니다. 오히려 이렇게 사례집을 정독해 보는 것도 이제 들어갈 현상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일이니까 말입니다."




"후배는 어째 항상 성실한 느낌이네... 나 같으면 하루 종일 그렇게 빠릿빠릿하게 굴었다간 한 달 만에 지쳐서 때려치울 것 같은데."


"...그나저나, 무슨 일 있어? 뭔가 고민이 있어 보이는 표정인데."




"아, 그게..."


"어린이들에 대한 겁니다만."




"응? 어린이들이 왜?"




"그러니까, 저희가 확보한 사례집이 한둘이 아니고,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일을 겪은 내용들이 다 있는데... 유독 어린아이들이 험한 꼴을 겪는 사례는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음... 난 사례집은 그냥 필요할 때 대강대강 훑어보는 쪽이라서 잘 몰랐는데."




"...그렇습니까."




"뭐 생각나는 가설은 좀 있긴 한데."




"어떤 겁니까?"




"내 삼촌이 철새를 관찰하는 일을 하거든? 종종 삼촌이 일하는 곳으로 가서 그분이 하는 일을 구경하곤 했었지."




"그렇습니까...?"




"응. 거기서 삼촌이 철새를 추적하는 방법에 대해서 얘기해준 적이 있었어."




"아, 저도 들어본 것 같습니다. 분명 철새를 붙잡은 후에 위치 추적기를 달아서... 아, 설마?"




"맞아. 어린 애들에게 괴이가 모종의 장치를 부착해서 인간 사회를 관찰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




"음... 흥미로운 가설이긴 한데, 그런 거라면 굳이 어린 애일 이유는 없지 않습니까?"




"글쎄? 어린애들의 시선으로 봤을 때 더 보이는 게 많을 수도 있고, 성장 과정에서 더 알 수 있는 것도... 어?"




"선배님?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아니, 아무것도 아닐...거야. 그냥 내 망상이겠지."




"...듣고 싶습니다. 얘기해주십시오."




"...너, 혹시 체인질링이라고 들어봤-"




"...아, 네. 역시 여기서 끊는 편이 좋을 것 같죠?"




"응? 갑자기 그게 무슨..."




콰직.




"그러니까 이런 식의 조사는 자신 없다고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