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바이오스페이스 초자연현상사업부 발행 ‘평천바이오틱스’ 탈출 규칙서 (34 개정판)
안녕하십니까.
해당 책자를 읽고 계신다면, 귀하는 불운하게도 현재 2936년에 설립된 제약회사 가칭 ‘평천바이오틱스’ 회사 건물의 1층에 진입하신 것입니다.
해당 책자는 (주) 바이오스페이스 초자연현상 사업부서에서 더 많은 기술과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평천바이오틱스’는 인류가 아직 밝혀내지 못한 다수의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구성원 역시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확인되었습니다.
귀하가 무사히 생존하여 본 회사의 면담 요청에 응할 경우, 소정의 정보료가 제공됩니다.
귀하가 안내서에 적히지 않은 소정의 정보 또는 기타 새로운 사실을 제공할 시, 본사는 귀하에게 큰 액수의 정보료를 지불할 의향이 있습니다.
또한, 당사는 ‘평천바이오틱스’에서 오래 근속할수록 현대 인류의 가치에 부합하며 일절 정신적, 물리적 피해를 입히지 않는 정상적인 귀중품들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만일 귀하가 심각한 금전난을 겪고 계신다면, 평천바이오틱스는 기회가 될 지도 모릅니다.
단, 본 회사는 귀하가 해당 ‘평천바이오틱스’에 머무르면서 얻은 기타 피해에 대해 보상할 의무가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저희 사업부서의 직원들은 귀하의 구출보다 정보 수집과 생존을 우선으로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 주십시오.
‘평천바이오틱스’의 회사명은 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한 것이며, 해당 회사의 실제 명칭은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 언어임을 알려 드립니다.
더불어, 생존 후 해당 사건에 관련된 내용과 (주) 바이오스페이스 초자연현상 사업부서의 존재에 대해 외부로 발설하는 것은 삼가 주시길 바랍니다.
회사에는 해당 상황을 위한 법무 팀과 기타 부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기업이며, 비슷한 상황을 많이 겪어보았습니다.
이 점을 유념하시어, 다음 조항을 읽고 현명하게 판단하십시오.
0. 해당 회사에서 통상적으로 알려진 죽음을 맞는 방법은 밝혀진 바가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살아남아 주십시오.
1. 평천바이오틱스 회사 건물은 지하 6층에서 지상 7층으로 이루어진 13층 빌딩입니다.
해당 건물 자체는 일반적인 회사 건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현재 조사된 바에 의하면 지하층에는 실험부서가 존재하며, 지상 층에는 여러 편의 시설과 사무 부서가 확인되었습니다.
해당 회사의 사원들은 당신이 ‘인간’임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회사 업무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을 경우, 해당 회사의 사원들은 대부분의 경우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2. 해당 규칙서 책자를 지참하며 수시로 읽는 것 역시 허용됩니다.
다만, ‘남성 형상의 대표’ 개체 앞에서는 규칙서를 읽지 마십시오.
(사업 3팀 정영일 사원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오는 남성 형상의 대표 개체를 보지 못하고 규칙서를 읽자, 해당 개체는 정영일 사원을 엘리베이터에 넣고 지하 5층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 이후 정영일 사원과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3. 현재 해당 건물에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은 무제한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해당 회사 내부에서는 생존에 필요한 정상적인 식수와 음식물을 구하기 어려우므로, 한계에 도달하기 전에 회사를 빠져나와 주십시오.
34 개정판 추가: 추후 서술될 인터폰 관련 항목을 참조하십시오.
4. 확실하게 회사를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3층 ‘인사부’에서 신체 일부를 지불하는 것
2) 일주일 동안 근무한 뒤,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
3) 일주일 동안 근무하지 않고 숨어 산 뒤,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
4) 6층에 존재하는 대형 테라스 내부의 분수대로 뛰어드는 것
3) 후술할 특별 개체 ‘용철’과 동반하여 건물 밖으로 나가는 것
무엇을 시도할 지는 귀하의 재량입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해당 방법을 시도함으로써 벌어지는 모든 일은 귀하의 책임입니다.
당사 (주) 바이오스페이스는 모든 피해와 실종에 대한 보상 의무가 없습니다.
4-1. 탈출 조건을 만족하지 않고 맨몸으로 건물 밖에 나가는 것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해당 방법으로 살아 돌아온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5.. 귀하가 평천바이오틱스에서 근속할 의지가 전혀 없고, 위험 부담을 동반한 빠른 탈출을 원하신다면 ‘인사부’에서 신체 일부를 지불하고 탈출하는 것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3층에 위치한 ‘인사부’의 문을 두 번 두드리고, 들어가십시오.
마음을 담아 정중한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해당 부서로 들어가신 후,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회사에 더는 근무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해당 부서의 직원들은 얼굴이 없거나 보아서는 안 되며, 얼굴을 보고 놀라는 것 역시 ‘예의 없는’ 행동에 포함됩니다.
등장하는 존재와, 그에 따른 행동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반드시 해당 항목을 숙지하고 결정을 내리십시오.
부서 내부 존재들의 복장을 먼저 확인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정장을 입은 직원이 존재할 때
가장 자주 있던 경우였습니다. 해당 직원은 인사부의 팀장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해당 직원이 존재할 때, 평상복의 일반 직원에게 근무 의사가 없음을 밝히지 마십시오.
더불어, 해당 직원의 얼굴을 바라보지 마십시오.
(사업 1팀 -기록 말소- 직원이 해당 직원의 얼굴을 바라보자, 벌레가 움직이는 것 같은 사각사각 소리가 들린 후 해당 직원과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해당 직원은 당신이 근무 거부 의사를 밝히거나, 인사부에 방문한 합당한 이유를 대지 못할 시 신체 일부를 요구합니다.
해당 직원은 어떤 일이 있어도 요구한 부위를 받아 가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사업 2팀 은슬기 직원이 해당 직원을 발견하고 인사부를 나가려 하자, 문이 저절로 닫혔습니다. 그 후, 은슬기 직원은 심장 일부를 요구받은 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민간인 임기현 씨의 제보에 의하면, 앞으로 근무할 회사의 선배님들을 뵙고 인사드리고 싶어서 방문했다는 말과 함께 정장의 직원에 대한 존경심과 회사의 업무가 기대된다는 미사여구들을 늘어놓자, 정장의 직원은 임기현 씨를 그대로 보내주었다고 합니다.)
(단, 이후 사업 1팀 강철윤 직원이 인사드리고 싶어서 방문했다는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장의 직원은 강철윤 직원에게 새끼손가락 한 마디를 요구했습니다.)
- 평상복의 직원들만이 있을 때
드문 확률로 정장의 직원이 없을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땐, 평상복의 직원 아무에게나 근무 의사가 없음을 밝히십시오.
해당 직원들은 근무를 거부할 경우 당신에게 소정의 ‘위약금’으로 신체 일부를 요구할 것입니다.
어떤 기준으로 신체를 가져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생명에 치명적인 부위를 요구할 경우, 다시 근무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이후 규칙을 참고하여 근무하십시오.
(특별팀 심은혁 직원이 척추를 요구받은 후, 어쩔 수 없다는 말과 함께 근무를 하겠다고 밝히자 해당 직원들은 심은혁 직원을 보내 주었습니다.)
- 긴 치마를 입고 얼굴을 베일로 가린, 붉은 머리의 여성이 존재할 경우
해당 여성은 이 회사의 공동 대표 중 하나로 파악되었습니다.
단 한번밖에 관측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해당 인원은 무사히 생존하였습니다.
해당 여성은 근무 거부 의사를 밝히면 당신을 즉시 당신의 집으로 돌려보내 줄 것입니다.
다만,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죽음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마십시오.
만약 여성을 통해 탈출에 실패하신 후, 다른 상황으로 탈출하여 해당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실 경우 상당한 보수를 지급해 드립니다.
인사부에 진입하지 않고 해당 여성을 찾는 행위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특별팀 윤행기 직원이 2층에서 해당 여성을 찾아 근무 거부 의사를 밝히자, 윤행기 직원과의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후 사업 2팀 조현성 직원이 베일을 쓴 여성 대표에게 윤행기 직원의 행방을 묻자, 쭈글쭈글한 원 형상의 조각상 하나를 받았습니다. 검사 결과, 해당 조각상은 여전히 생명 반응이 있었습니다.)
6. 회사 내부에서 7일을 버티면, 회사 건물을 빠져나오는 것으로 탈출할 수 있습니다.
해당 방법은 회사에 근무를 하건, 근무를 하지 않건 간에 상관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만일 귀하가 평천바이오틱스에 근무 의지가 있으시거나, 근무를 통해서 안전한 방법으로 탈출하길 원하신다면 해당 책자 옆 빨간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금방 얼굴 없는 담당 직원이 당신을 맞이할 것입니다.
해당 직원은 당신을 잠깐 살핀 뒤, 알맞은 부서에 배정해 줄 것입니다.
현재 배정받는 것으로 알려진 부서는 지하 1층 ‘품질검사’ 부서, 지상 3층 ‘자재관리’ 부서, 지하 4층 이하의 부서들입니다.
6-1. 지하 1층 ‘품질검사’ 부서에 배정받았을 경우, 귀하는 평천바이오틱스의 상품들을 검수하고 박스에 담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대다수 상품의 경우 보는 행위만으로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몇몇 ‘불량품’의 경우 검수 과정에서 정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음은 현재까지 밝혀진 불량품 품목입니다.
- 포장지에 무지개가 그려진, 뚜껑이 열린 약병
해당 약병을 발견할 시, 즉시 뚜껑을 닫고 폐기하십시오.
뚜껑을 닫으면 해당 약병은 정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반드시 폐기 박스에 담으시길 바랍니다.
(사업 3팀 -기록말소- 직원이 해당 약병을 발견하자, -기록말소- 직원은 즉시 약병 안의 약을 복용하고 지하 4층으로 향하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후 사업 3팀 서현영 부장이 지하 1층에서 해당 직원의 장비를 착용한 평천바이오틱스 직원을 발견하였습니다.)
(특별팀 -기록말소- 직원이 해당 약병의 뚜껑을 닫은 뒤 책상 위에 방치한 결과, 약병이 저절로 열리는 것이 관측되었습니다.)
- 내부에 설명할 수 없는 색의 불꽃이 있는 병
3초간 병의 입구를 최대한 꽉 틀어막으십시오.
밀봉하는 데 성공한다면 안전합니다.
- 건조 육류처럼 보이는 꿈틀거리는 덩어리
해당 상품을 발견하는 즉시, 오른쪽에 위치한 비상 정지 버튼을 누르고 최대한 멀리 떨어진 구석에서 숨을 참으십시오.
운이 좋다면 평천바이오틱스 직원들이 당신을 구출해 줄 것입니다.
6-2. 낮은 확률로 지상 3층 ‘자재관리’ 부서에 배정받았을 경우, 축하합니다.
귀하는 지상 3층의 창고 자재를 관리하게 될 것이며 해당 작업은 단순 엑셀 작업입니다.
더불어 귀하는 지상 3층의 창고 열쇠를 관리할 수 있게 됩니다.
창고 내부의 물품을 무엇이든 현실로 가져올 시, 저희 회사에서 거액에 매수할 의향이 있습니다.
단, 해당 절도 행위를 저지르고 발각되었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6-3. 만약 지하 4층 이하의 부서로 배정받았다면,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도록 무슨 행동이던 해 보십시오.
지금까지 부서를 재배정 받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습니다만, 아무것도 시도해 보지 않고 끌려가는 것보단 나을 것입니다.
무운을 빕니다.
(현재까지 사용했던 방식: 설득, 협박과 공격, 도주, 못 알아들은 척 하기)
(사업 1팀 팽경훈 부장이 ‘설득’을 시도하자, 지하 3층 ‘개조 부서’의 벽에 해당 직원의 장비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업 3팀 변성재 직원이 ‘못 알아들은 척 하기’를 시도하자, 직원이 그대로 해당 직원을 붙잡아 엘리베이터로 밀어 넣고 배정받은 부서로 향하는 버튼을 눌렀습니다. 해당 직원은 지하 4층으로 끌려갔으며, 이후 지하 1층의 ‘품질검사 부서’ 복도에 걸린 액자에서 해당 직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문신을 발견했습니다. 해당 액자를 발견한 직원의 제보에 따르면, 해당 액자 내부에 진열된 것은 꿈틀거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특별팀 심은혁 직원이 ‘협박, 공격’을 시도하자, 지하 6층으로 가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6-4. 별다른 문제 없이 생존하여 지속적으로 근무하는 경우, 하루마다 정장의 직원이 보너스라고 칭하는 물건들을 가져다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처음에는 평범한 귀금속 악세사리 하나 정도지만, 오래 근무할수록 회사는 당신에게 가치 있는 것을 지급할 것입니다.
현명히 판단하십시오.
(현재까지 지급된 품목에는 가로세로 20cm 상자 안에 가득 든 순금 바, 거의 완벽하게 보존된 조선 시대 책자 등이 있습니다.)
근무를 하지 않고 탈출하는 방법과 기타 새로이 발견된 주의사항은 2번째 규칙서 책자에 서술되어 있습니다.
다음 책자를 읽어주십시오.
심은혁 기껏 한번 기회 얻고 살아났는데 지하6층 끌려갔네...
지상 3층 받으면 어차피 엑셀업무고 훔치치만 않으면 되니까 몇달 존버하면서 일해서 돈 존나벌면 되는거 아니냐?
멀쩡하게 먹고 마실 수 있는 음식을 찾기 힘들다니깐 그거도 힘들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