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마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고 말할지 모르지.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만큼은 분명히 바랐을 거야.
발뺌할 생각은 하지 마. 그걸 바라지 않았다면 네가 여기 올 이유는 전혀 없으니까.
아마 너, 아니면 네 가족, 혹은 그에 준하는 어떤 소중한 사람이 무병장수하길 바랐겠지. 그를 위해 이것저것 찾아보고 시험해보기도 하고, 노력해보기도 하고.
얼마나 감동적이고 눈물 겨운 이야기야. 자기 자신을 위해서든, 타인을 위해서든. 정해진 수명 이상의 삶을 추구하는 건 생명의 가치를 누구보다도 열렬하게 증명하는 길이라 생각해.
그래서 네게 기회를 준 거야. 네 생명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기회를 잡으면 너는 네가 바라던 수명을 손에 넣을 것이고, 증명하지 못하면 네 가치는 십장생이 귀중히 써줄 거야.
그래, 너는 앞으로 이곳에서 십장생과 경쟁할 거야. 모든 십장생이 네 목숨을 노릴 것이고, 네 남은 수명을 얻기 위해 혈안이 될 거야.
네가 할 일은 간단해! 십장생으로부터 살아남아서, 네 생명이 그들보다 가치 있고 뛰어남을 보이면 되는 거야.
만물의 영장이잖아. 그정돈 간단히 해줄 수 있지 않겠어? 십장생의 절반은 무생물이고, 절반은 짐승인데, 설마 인간으로서 이들한테 밀린다고 생각하면 곤란해.
하지만 십장생도 만만치 않은 쪽이고, 너는 이곳이 처음일 테니까 몇 가지 주의할 점을 설명해줄게.
첫째, 해, 달을 뺀 십장생은 단수가 아니야.
둘째, 그들은 수명을 뺏는 방식이 열등하기 짝이 없어. 그래서 아주 노련해졌지. 그들은 네 인지적 틈을 놓치지 않을 거야.
셋째, 십장생들의 관계를 잘 파악해봐. 다 한통속은 아니거든. 달이 대표적이지.
넷째, 네가 어디에 있든 어디로 향하든, 너는 십장생에게 벗어날 수 없어. 항상 네 곁엔 십장생이 있을 거야. 그것이 하나일지 둘일지, 아니면 그 이상일지는 네 하기 나름이지만.
다섯째, 십장생을 전부 한 번씩 마주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궁금하지 않아?
여섯째, 십장생도에서 나갈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 하나는 네가 십장생 중 하나의 수명을 빼앗아 십장생의 일원이 되는 것, 또 하나는 이곳 어딘가에 열린 장생목(長生木)을 찾아 네 수명을 바쳐 출구를 여는 것.
마지막 일곱째, 이곳에선 수명이 다해서 죽는 것 외엔 어떤 죽음도 존재하지 않아. 왜 장수에 무병을 꼭 붙이는지 잊지 마.
어때, 별것 없지? 십장생의 수명을 빼앗는 법이나, 장생목에게 수명을 바치는 방법까지 알려주면 너무 쉬울 것 같으니, 그건 만물의 영장께서 잘 알아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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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장생도에 진입하는데 성공한 32번째 조사관까지 들은 공통된 내용입니다. 내용 전달 주체, 곧 십장생도의 원화가는 매번 형태를 다르게 취하고 있으며, 추정컨대 기존에 십장생도에서 수명을 빼앗긴 실종자들의 형상으로 추측됩니다.
33번째 조사관 이후로 십장생도 원화가가 이상을 감지하고 조사관들에게 더는 십장생도의 규칙을 전달하지 않았으며, 이는 중간에 조난당해 진입한 민간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인위적으로 조사관을 투입하는 것까진 눈치챘으나 누가 조사관이고 누가 민간인인지 알아낼 방법은 없는 것 같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십장생의 수명 섭취 방식을 알려드리겠습니다.
해의 경우 10분 동안 같은 자리에 머물 시 갑작스럽게 불이 붙어 2초 안에 연소됐습니다.
산의 경우 발 밑을 확인하지 않고 달릴 경우 무조건 미끄러져 그대로 낙엽더미 속에 삼켜졌습니다.
물의 경우 흐르는 강물에 살갗이 직접 접촉하거나 손으로 물을 떠서 마실 시 충동적으로 물에 빠져 그대로 노화돼 사망했습니다.
돌의 경우 앉아서 쉬기 좋은 평상처럼 꾸며졌으며, 앉거나 접촉 시 접착돼 30초 안으로 노화가 일어나 사망했습니다. 살갗이 닿으면 더 빠르게 섭취하는 듯합니다.
달의 경우 아직까지 달의 영역을 찾은 자가 없어 확인된 바가 전무합니다.
소나무의 경우 솔방울을 밟으면 그대로 발등을 뚫고 뿌리를 내려 대상의 육신을 양분 삼아 자랐습니다. 이외에 솔잎에 찔리면 지혈과 관계없이 피가 전부 뽑혀 소나무로 흡수됐습니다.
불로초의 경우 달과 마찬가지로 확인된 바가 전무합니다.
거북의 경우 육지 거북과 바다 거북으로 나뉘며, 육지 거북은 해와 두루미와 적대, 바다 거북은 물과 공생합니다. 둘 모두 인간에게 호의적인 척 보호해주다가 방심한 틈을 타 머리부터 잡아먹습니다.
두루미의 경우 해와 공생하며 머리 위에 두루미가 떴을 때 빠른 움직임을 5분 동안 보일 시 낚아챘습니다.
사슴의 경우 가장 단순하게 인간을 발견하면 그 즉시 격분하여 추격해 뿔로 들이받아 죽입니다.
장생목은 찾은 바가 없습니다. 또한 십장생을 전부 한 번씩 마주한 조사관이 없어 이 역시 확인된 바가 전무합니다.
십장생도에 들어간 인간이 십장생에게서 수명을 빼앗는 방법 역시 확인된 바가 전무합니다.
현재 십장생도는 탈출이 불가능한 초자연현상이며, 조사관 생환율 제로, 사망율 100%로 공식적인 "인외마경"입니다.
동시에 십장생도는 정부와 모종의 관계를 맺은 것이 확인된 바가 있습니다. 구출처리복원 팀, 여러분께서 하실 일은 십장생도에 진입해 민간인 구조에 주력함과 동시에 정부와 십장생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 십장생도 원화가의 규칙이 정말로 옳은 것인지 누차 검증하는 것. 이 세 가지입니다.
여러분의 목숨의 가치는 당사가 누구보다도 더 잘 압니다. 하지만 십장생도는 현재까지 확인된 초자연현상 중 가장 오래된 초자연현상이며, 동시에 역대 조사 작전 중 생환율 제로라는 이례적인 기록이 나왔습니다. "인외마경" 속에서 희생될 인간을 구하는 것. 인류를 초자연현상으로부터 구원하고 보호하는 당사의 방침에 물러설 곳은 없습니다.
부디 여러분의 성과를 기대합니다. 현명하게 판단하시고 움직이시길 바랍니다. 이상 관측기록사무 2팀 분석과 채경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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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보다 과거 시점. 곧 김형문이 투입 전에 들었던 브리핑임.
구출 작전 펼치기 전에 조사관 투입을 통한 조사 작전이 항상 우선되고, 약 400명 정도 투입됐음.
"괴이가 사람에게 전달하는 매뉴얼"이란 형식을 도입해봤는데 아무래도 이 방식은 너무 원초적 공포보다는 스릴에 가까워서 원초적 공포로 이끄는 장치를 많이 배치해야 하는 듯.
part 3.은 새로운 형식 한 번 찾아내서 시도해볼게. 아니면 그냥 쓰고.
읽어줘서 꺼마워!
생환율 제로에 핵심적인 파훼법이 거의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구조를 지시하네 진도에 비해 이르지 않나
그만큼 정부와 십장생도 사이 모종의 관계를 파악하는 데에 힘써야 된다는 말이기도 함. 조사관들보단 구출처리복원 팀이 훨씬 뛰어나기도 하고.
이른바 역대급 던전이라는거구나... 오늘도 잘보고간다
정부랑 처리반이랑 왜 적대 관계인지 너무 궁금해서 꿈에 나올 것 같음
근데 십장생도에서는 수명이 다해서 죽는게 아닌 이상 안죽는다고 했는데 그럼 십장생들한테 목숨 뺏기는건 죽는게 아니란거임? 흥미로워서 계속 123 보고있음
십장생들은 남은 수명을 빼앗잖아. 듀얼로 치면 네가 듀얼 중인 이상 뭔짓을 당해도 안 죽는데 라이프포인트 4천이 0가 되면 죽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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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시리즈 전부는 다 안읽었는데 달이 단수가 아닐수도있어? 그리고 혹시 달하고 물이 적대관계야 우호관계야?
해와 달은 단수임. 하나라는 얘기. 그리고 달은 웬만한 십장생과 적대 관계지만 자연물들과는 해 빼고 중립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