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을 관리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아니, 사실 관리라는 것도 자칭일 뿐 나는 관리자도 뭣도 아니다.


그냥 괴담에서 한 명이라도 더 살아나오길 바라면서 조언이나 몇 개 흘리는 아저씨일뿐이다.


나는 고개를 들어 플래카드를 쳐다보았다.


‘세계 먹거리 축제’


그럴듯한 이름의 축제 같지만, 문제는 저 축제가 1년 365일 내내, 내가 다섯 살 때부터 매일 걸려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마을 주민들은 나를 제외하고는 축제 근처에도 오지 않는다.


그러니까 여길 오는 것은 주로 전국일주라는 시대에 뒤떨어진 짓을 즐기는 대학생들이나 불륜 커플들 정도다.


그리고 그게 누구든 나는 항상 같은 말을 건넨다.


“세계 먹거리 축제라곤 하지만 먹을 것 말고도 즐길 거리는 많답니다.”

“여기서 받은 음식은 절대로 걸어다니며 드시면 안 됩니다.”

“가게 안에서도 드시면 안 됩니다.”

“부디 음식은 포장으로만 받아 주세요.”


경험상, 저 뒤에 축제에서 나오고 싶다면 그러면 안 된다. 한 입이라도 먹었다간 축제에 갇힌다 같은 류의 말은 역효과였다.

원래 여기저기를 나돌아다니려면 주변 사람의 말을 거꾸로 들어야만 하니 당연할지도 모른다.


―부우우웅.


주인 없는 차가 가득한 주차장에 또 새로운 차가 한 대 들어오더니 이윽고 사람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플래카드를 가리켰다. 곧 문 앞에 서 있는 내게 다가오자 나는 앵무새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다.


“처음 오시나봐요?”


어서오세요, 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 네. 이런 이름의 축제는 처음 들어봐서요.”

“네네, 세계 먹거리 축제라곤 하지만 먹을 것 말고도 즐길 거리는 많답니다. 다만, 몇 가지 주의사항을 지켜 주세요.”

“여기서 받은 음식은 절대로 걸어다니며 드시면 안 됩니다.”

“가게 안에서도 드시면 안 됩니다.”

“부디 음식은 포장으로만 받아 주세요.”


대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내게 물었다.


“혹시 안에서 먹으면 다시는 축제에서 나올 수 없나요?”


괴담을 좋아하는 사람들인가 보다. 그리고, 높은 확률로 이런 사람들은 실험하듯 음식을 조금씩 떼어먹어 본다.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였다. 이 사람들을 다시 볼 일은 없을 것이다.


“네.”

“정말이죠?”

“네.”

“정말로, 축제에서 나갈 수 없는 거죠?”

“네.”


조금 끈질겼다. 그들은 잔뜩 신난 표정을 짓더니 매장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최소한의 조심성도 없이 첫 매장으로 들어가서 허겁지겁 음식을 퍼먹기 시작했다.

와구와구 와작와작 


‘미친놈들.’


괴담 가게 주인도 이 정도로 조심성이 없는 놈은 처음 보는지 당황한 표정을 짓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부우우우웅.


그때, 차가 한 대 더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부우우우웅.


두 대.


―부우우우웅.


세 대.


―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부우우우웅.


나는 몇 대인지 세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리고는 처음 들어온 차 문이 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아, 그렇구나. 그래서 대학생들이 축제에서 못 나오는 게 맞냐고 물어봤구나.

나는 30년 만에 축제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대학생들이 전투적으로 음식을 먹는, 축제에서 처음으로 먹거리를 파는 그 가게로.


와구와구, 와작와작, 꿀꺽.


나는 음식을 먹으며 행복한 얼굴로 대학생들과 시선을 맞추었다. 그들의 얼굴에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느새 가게 주인도 자신의 음식을 목구멍에 끊임없이 집어넣고 있었다. 다음 가게 주인도. 그 다음 가게 주인도. 축제의 모든 가게 주인들이.



아, 축제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