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비골 날머리엔

뒷덜미 젖은 아이를 함부로 들이지 않는다 하더라


송진 향 새어나오는 녹비골 망자들의 묏자리는

지기가 좋지 못하여 소낙비만 오면 어스름이 온 골에 고동친다 하더라  


삼월 초사흗날

징검다리 물가에 

살얼음이 끼지 않아도

어린애 그림자가 셋으로 갈라지는 까닭은

용하다는 무당도 알아내지 못했다 하더라


옛적 녹비골 큰댁 마님이 어느 한밤

묘혈서 새나오는 선혈의 비린내를 맡고

열손가락마다 입이 달린 아이를 낳았다 하더라


열한입으로도 말을 배우지 못한 아이가

어스름 오던 날 밤 열한입으로 자기 다리를 먹어치웠다던 그 얘기는

녹비골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졌다 하더라


또 한 해에

애를 벤 어미가

날머리 걸어가다가 

묏자리를 밟았다 하더라


소낙비 오기가 멈추자

장독대마다 입이 벌어져

온 골짜기 장이란 장 속에서

말 못 하는 혓바닥이 솟았다 하더라


추풍낙엽 묘혈 위에 으스러지던 날

어미는 분묘 솟은 데에 모가지를 들이박고

뱃속 아기는 배 밖으로 기어나와 장독 속으로 걸어들어갔다는

그 야화는

아직도 금기로 남겨져 묘혈에 묻혔다 하더라


그저 소낙비만 오면

무덤은 젖었고

밤이 깊으면

녹비골 아이들은 숫자를 세었다 하더라


하나

그 다음은

언제나 셋이 아니었다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