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素數敬畏


2

나비의 살은 쉽게 짓무르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고로 항상 수선하지 아니하면 아니되는 것이지만, 나비는 거미줄처럼 유려히 늘어져 눈물이 쉬이 스미도록 산개하는 베일을 드리우고는 흉몽의 가장자리에까지 아롱이 지도록 찬란한 역청을 도포하는 것이다.


3

베일은 역청이 침식하여 빛이 검고, 또 엄숙한 진혼곡을 표상하기도 하는데, 허면 나비는 흑단의 베일을 질질 끌면서 비표준쾌락적인 꿈을 파열시키는지 아니 파열시키는지 모를 쪽빛의 유리 조각을 파닥거릴 뿐이다. 

흉몽은 날갯짓에 전율한 것이다.


5

한편으로 나비는 몽유의 백합과 해후하였다. 나비는 흉몽에서 추상사유적으로 침잠하기 때문에, 그 봉오리는 자궁처럼 아늑하고, 만개한 백합은 짙푸른 나비의 날개를 탐식하는 듯이 희고 달콤한 향기를 마구 방사하였다.


7

백합은 손가락이 없고 다만 약간의 혀가 남아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천사ㅡ나비는 No.2~97까지의 천사 중 하나로 간주하여도 무방할 것이다ㅡ에게 속살거리고, 또 그러한 채로 영속하는 요람일 뿐이고 하였다. 나비는 기문으로 스미는 향기를 감지하고 그만 아득해지고 만 것이다.


11

하지만 백합은 나비와 같이 쉽게 짓무르는 성질이 있는고로, 역청을 방사하는 유리 조각에 천갈래 만갈래로 지리멸렬하여, 각각의 요람을 형성하는 미소로 파열하였다. 나비는 그 미소가 제 미소인 듯하여 웃는다. 웃으면서 짓무른 나비는 제2의 흉몽을 찾아 다시 역청을 도포하면서 백색의 추상을 탐색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