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
정전이다. 물도 가끔 끊기는 깡촌에 더 무얼 바랄까.
새까맣게 암전된 방을 헤집어 문손잡이를 찾는다.
차가운 금속의 촉감⸺이 아닌⸺미끌거리고 축축한.
순간 손에 닿아오는 불쾌한 감각에 황급히 손을 떼낸다.
손에 묻어나오진 않았지만, 그 끔찍한 감각이 손가락 사이를 맴도는듯하다.
창문이 있을 법한 곳을 더듬는다.
손끝에 닿아오는 물컹함에 당장에라도 창문을 놓고 싶지만 불쾌함을 참아내고 밀어젖힌다.
희미한 별빛이 방 안을 비춘다.
창틀과 문고리가 별빛을 받아 반짝인다.
묻어 있을게 확실한 정체불명의 액체가 등을 섬짓 하게 만든다.
다시금 손이 문고리를 향할 때,
전등이 켜졌다.
손잡이는 젖어 있지 않았다.
반쯤 열려 있는 문의 손잡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놋쇠 특유의 반짝임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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