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한 내용을 따라 조속히 퇴거하지 않을 시 본인 임의로 즉결처분하겠습니다. 숨을 붙여드리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누가 남의 집에 허락도 안 받고 들어오랍디까? 한창 자라는 중에 호기심이 많은 어린이들이나 갈 곳 없는 청소년이면 실수할 수 있지만, 당신네들은 나이만 처먹고 재미삼아 사유지에 멋대로 침입했으니 어쩔 수 없는 겁니다.
0. 즉결처분을 원하는 경우, 아무것도 하지 말고 3시간 이상 그 자리에서 기다리십시오. 본인의 신체적 특수성 때문에 여러분이 계신 자리는 바로 파악할 수 있지만 이동시에 3시간 이상 걸립니다.
현재 저와 조우하고 살아남은 성인은 정확히 1.3명입니다.
1. 역시 이곳을 나와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게 좋겠죠? 잘 생각하셨습니다. 그러면 가장 가까이에 보이는 주택 본관(아기들은 유령 저택이라고 부른다더군요? 마음에 듭니다. 저는 유령이 아니지만.)으로 들어가십시오.
본관으로 들어가면 눈으로 주위를 살펴보십시오. 함부로 돌아다니거나 잘못 만지지 않도록 미리 주의하란 말입니다. 집안 곳곳을 건드리고 뒤진 이들을 청소하는 일이 아주 고역입니다. 가사도우미가 보낸 청구서를 보면 머리가 아주 아파요. 특히 인간의 피는 잘 지워지지도 않아서 청소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냄새와 자국이 빠지지 않아 넌더리가 납니다.
2. 울지 마십시오. 아기의 울음소리는 생장의 증거입니다만, 다 큰 성인이 겁에 질려 우는 꼴은 볼썽사납습니다. 본문을 배부받은 불법침입자의 연령은 평균적으로 만 23세 초과 만 72세 이하인 점을 고려하여 ‘나잇값’이라는 걸 좀 하시길 바랍니다. 계속 그렇게 질질 짤 경우 저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3시간은 족히 걸릴 거리를 단 3초 안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제발 울지 마십시오.
3. 부엌의 음식은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허락없이 찾아온 침입자들에게 음식물을 베풀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뭐가 예쁘다고 제가 퇴근하고 먹을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가사도우미 요정들이 갓 지어놓은 밥, 철분이 풍부하여 맛이 좋은 지하수 따위를 같이 나누겠습니까?
왜 그렇게 처먹기를 좋아하는 겁니까? 돼지도 당신네들 앞에서는 입맛이 소박합니다.
특히 식탁 위의 브라우니는 제발 좀 한 입이라도 먹지 마십시오. 가사도우미를 위한 일급에 포함된 물품이므로, 당신의 신변이 안전하길 바란다면 절대 먹지 않길 바랍니다.
피와 살을 좀 줄이고 싶었다면 마음껏 드세요.
4. 부엌 찬장을 열어 조리도구를 확인하지 마십시오. 조리도구는 번제를 위한 것으로 빛을 보면 자동으로 희생물을 향해 움직입니다. 우리집에 있는 조리도구는 성능이 몹시 좋습니다. 부엌은 다시 각종 부속물과 혈흔으로 뒤덮이겠지요. 가사도우미 요정에게 추가금 그만 내고 싶어요. 부엌 좀 뒤지지 마세요.
5. 아침엔 바빠서 변기물을 못 내리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마 오늘도 뒤처리를 제대로 못 했을 겁니다. 마려우면 하의에 지리든지 참으세요. 좌변기 앞에 쌓인 성인을 치우는 것도 지칩니다.
6. 장난감방에 있는 수집품은 아무것도 건드리지 마십시오. 피규어, 최신형 게임기, 각종 완구, 레고블럭, 프라모델, 컴퓨터 본체, 모니터 두 대, 빔 프로젝터, 태블릿 PC 등은 저의 사비로 마련한 저만의 작은 낙원입니다. 아이를 위해서는 양보할 수 있지만 성인을 위해서는 아닙니다. 훔치거나 망가뜨리고 세이브데이터를 하나 늘린다든지……. 이전에 없던 변화를 일으킨다면 저는 당신네들을 당신이 살던 곳까지 쫓아가 대가를 청구할 겁니다.
7. CCTV가 없어도 저는 당신네들의 모든 것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
8. 드레스룸에서는 난동을 부리든 발가벗고 춤을 추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정말 실천하신다면 애잔할 것 같네요. 그런 식으로 정복욕과 쾌감이 충족되는 이들이 많아서 익숙하지만 날마다 측은한 마음은 달라지지가 않더군요.
9. 침실에서 자고 있는 퓌토는 건드리지 마십시오. 떠들지 마십시오. 발로 구르는 소리를 내어 잠을 깨우거나 날개를 만지면 그는 참지 않습니다. 그깟 아기가 뭘 할 수 있을까 비웃은 당신에게 퓌토는 목소리로써 증명할 것입니다.
10. 욕실에서는 씻지 마십시오. 배스밤과 욕조는 아이들, 반려동물, 그리고 그 보호자를 위한 것입니다. 반려동물을 데려온 경우 배스밤을 풀고 동물을 던져넣으십시오. 2분의 1 확률로 그의 육신이 당신보다 먼저 이부자리 위에 도착할 것입니다.
덜렁거리면서 혼자 온 성인을 위한 따뜻한 목욕물 따위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 들어가보고 싶다면 들어가보십시오. 욕조는 저무는 태양보다도 뜨거운 천국을 보여줄 것입니다.
11. 저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은 바로 요청하지 않은 인신공양입니다. 당신네들의 손가락, 피, 머리카락, 당신들이 낳은 아이의 시신 따위는 필요없습니다. 영혼도 보관하기 귀찮습니다. 어떤 퍼포먼스로도 저는 위로받지 못합니다. 시끄럽고 귀가 아픕니다. 저를 위로하는 건 아무도 침입하지 않은 주말 저녁 마시는 위스키입니다. 돌아가고 싶으면 시킨 거나 똑바로 하세요.
12. 이미 말씀드렸는데도 인신공양을 감행할 경우 차라리 즉결처분을 원하는 상태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절대 즉결처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개똥밭에 굴러도 사는 게 좋다는 말이 있으니 그때부터는 어찌됐든 살아있는 데 만족하셔야 합니다.
13. 여기까지 읽다니 당신은 보기드문 활자애호가군요. 13번까지 읽은 사람은 특별히 지하 서재의 마도서 3권을 읽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책을 서재 밖으로 가져가는 행위와 네 번째 책을 읽으려 하는 시도는 절도로 간주하여 책꽂이의 보안장치가 작동하니 알아서 처신하십시오.
14. 옥상으로 올라가십시오. 출구는 옥상에 있습니다. 평상에 놓인 개다리소반의 밥상보를 들어올리면 부적이 있습니다. 왼손에 꼭 쥐고 뛰어내리세요. 주머니, 입 안, 사타구니, 속옷 속에 전부 안 됩니다. 반드시 왼손에 꼭 쥐고 뛰어내리세요. 머리부터 떨어져서 아파도 꾹 참아야 합니다. 목뼈가 부러진 것 같아도 도움을 요청하지 마세요. 입을 다물고, 울지 말고, 왼손에 쥔 것을 절대 놓지 마세요.
15. 다시는 이곳에 또 오지 마세요. 그때도 편지를 따라만 주신다면 또 와도 제대로 돌려보내드리긴 하겠습니다만 너무 자주 오시면 귀찮아서 다른 방법을 생각하게 됩니다.
건물주 사티로스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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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dcinside.com/board/napolitan/3821어린이 친구들을 위한 집에 돌아가는 법!어린이 친구들 모두 안녕?나는 유령 주택의 주인 사티예요!나는 너무 커다랗고 뿔도 있고 털이 북슬북슬해서 여러분 앞에 나타날 수 없어요.나를 처음 본 친구들은 깜짝 놀라서 기절할 수도 있거든요.아쉬운 친구들은 저택의m.dcinside.com
위 글의 어른용 안내서임
피드백 주면 ㄱㅅㄱㅅ
박추 개는다
피드백이 따로 필요한가 개추박는다
수상할 정도로 아이를 사랑하는 악마
로리콘앙마
애들한텐 상냥한거 웃기네ㅋㅋㅋ
애초에 무단침입을 왜하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