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녹취록을 무단 공개·수정·복제·배포·소유·제거할 시 국가보안법에 의거해 처벌되며, 청휘제약의 민사 손해배상청구가 있을 예정입니다.
특히 초자연현상처리반에게 본 녹취록에 관련한 내용을 건네거나 제보한 정황이 발견될 경우, 국가보안법에 의거해 즉결 사살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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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지직)
아, 아. 수급과에 온 걸 환영해. 난 민 채성 대리고, 네가 이 녹취록을 들을 때쯤엔 회사에 남아있을련지 모르겠네.
근데 어디 가서 나 보면 녹취록 잘 들었다고 하진 말고. 처벌받는다.
회사 내에서 돌려듣는 건 몇 번이고 가능하지만, 회사 밖 그 어디서든 이 녹취록을 소유하거나 재생하는 건 안 돼.
처벌로 끝나지 않을 거야.
이미 경고문이 나갔겠지만, 이 녹취록을 기억하겠다고 어디 메모하는 것도 안 돼. 무조건 들어서 암기해라.
만약 네가 암기하던 걸 회사 밖 누군가에게 들키면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든지, 게임 설정이라든지, 소설 쓰고 있다든지 둘러대라.
곧이곧대로 고하면 네 목숨도 곧이곧대로 갈 거야.
사실 네가 수급과에 온 것 자체가 얼마 남지 않은 목숨 알차게 써보자고 온 거겠지만.
약제 회사가 재료까지 수급하는 거에 조금 놀랐을 거다. 좆소 아니니까 발 빼진 마. 아닌가? 좆손가?
그래도 정부가 뒤를 봐주고 있고 이 일만큼 돈도 두둑하게 들어오는 일도 없거든.
거기에 잘하면 네 수명 문제도 해결될 수 있고.
그러니까 잘 듣고, 잘 외워서 수급과에 무사히 정착하길 빈다. 수급과는 특수 보직이라 정년이 없어. 어차피 정년까지 못 살잖아?
어차피 정년 넘길 때쯤이면 알아서 은퇴하고 싶어질 거야.
서론이 길었다. 네가 할 일은 아주 간단해. 어느 산에 들어가서 불로초 하나를 정기적으로 캐오는 거야. 그게 수급과가 하는 일 전부야.
사무실 크기나 인원수에 비해 너무 간단한 일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 나도 처음엔 그랬어.
불로초 자연스럽게 넘긴 건 그러려니 해라. 너도 여기까지 왔으면 뭔가 이상한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닌 건 눈치껏 알아야지.
어쨌든 네가 취업이 잘 된 건 네가 잘나서가 아니야. 수급과의 채용 조건은 딱 하나거든. 너 같은 시한부 인생들.
네가 들어갈 산은 평범한 산이 아니야. 그냥 좆같은 산이야. 개좆같을 수 있는데, 그래도 불로초 하나 캐오면 생각보다 할 만하다고 느낄 거야.
수급 준비일이 되면 수급과에서 공문이 내려올 거야. 수명이 짧은 사람 순서대로 뽑혀.
어차피 수급 자주 나갈수록 수명이 늘 기회가 많으니 짬 순이라고 생각해도 돼.
너는 웬만해서 첫 번째로 꼽힐 거야. 너무 긴장하지 말고, 출발 전까지 이 녹취록만 잘 외우면 돼.
일단 정기 수급일이 되면 정부에서 사람을 데리러 와. 네가 눈치껏 나가면 널 데리고 가는데, 어차피 밖 못 보니까 어디로 가는지 묻지도 마.
나는 선배한테 어떤 미친놈이 택시도 아니고 어디로 가냐고 꼬치꼬치 캐묻다가 감옥 갔다는 썰 들었는데, 너도 들었을지 모르겠네.
차에서 내리면 어느 야산 입구 앞일 거야. 너한테 핏물이 담긴 캡슐 하나랑 야구공 크기의 열매 하나를 주는데, 그건 그 좆같은 곳에서 탈출하기 위한 도구니까 절대 잃어버리지 마.
아참, 거긴 무조건 어두워. 네가 한낮에 출발해도 거긴 무조건 밤이니까 너무 당황하지 마. 시간이 지난다고 해가 뜨지 않으니까 그냥 다녀. 야맹증 없는 거 아니까 그냥 가.
네가 찾아야 할 약초는 햇볕 닿는 양지 바른 곳에 있어서 거기까지 네가 가야 해. 가는 도중에 주의 사항 몇 개 알려줄게.
네가 조심해야 할 자연물은 크게 세 가지. 돌, 물, 나무. 나무는 특히 소나무를 조심해. 이 세 가지엔 닿지 않는 게 좋아.
어차피 너한테 뽑아낼 수명도 없어서 대체로 무시하겠지만, 그래도 굶주린 놈들은 그것마저 악착같이 빨아먹거든.
소나무는 솔방울도 포함되니까 발 밑 조심하고. 방심하다가 솔잎에 스쳐서 피나면 답 없어. 웬만해서 안 죽는데, 네가 탈출할 때쯤엔 흘린 피가 너무 많아서 죽을 수도 있거든.
물도 보면 마시고 싶은 충동이 들 수 있어. 들어가기 전에 충분히 마시고 가라. 비우는 건 괜찮아.
근데 물에 대고 싸진 마. 씨발, 오줌 타고 요도로 들어오는 광경은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
좀 오래 걷게 되니까 앉아서 쉬고 싶어질 때 있는데, 맨바닥에 앉는 건 괜찮아도 돌 위에 앉지 마. 붙고 다시는 안 떨어진다.
산짐승은 달의 영역엔 안 들어와. 존나 깜깜하거든. 바꿔말하면 네가 산짐승한테 쫓기면 무조건 어두운 곳으로 도망치란 얘기야.
산짐승은 해의 영역에 가면 있고, 해의 영역은 그냥 경계선 긋듯 그 너머로 엄청 환하고 밝고 화창한 낮이니까 알아보기 쉬워.
거기에 호랑이, 멧돼지 같은 건 없고, 아파트도 씹어먹게 생긴 육지거북이나 녹용 대신 사람 찔러 죽이게 생긴 뿔 단 3m짜리 사슴이나, 존나 큰 두루미는 있지.
싹 다 피해라. 마주쳐서 좋을 거 하나 없어. 육지거북이나 사슴은 존나 커서 눈에 잘 띄기도 하고 움직이면 소리 듣고 아니까 도망치는 건 수월할 거야.
두루미는 네가 빠르게 오랫동안 움직일수록 잘 포착하니까 되도록 경보를 유지해서 놈의 시야에서 벗어나면 돼.
그렇다고 해의 영역에서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물지 마. 불탄다. 농담 아니라 진짜로 불타.
그리고 가끔이지만 해의 영역에서 불로초 찾다 보면 사람을 보게 되는데, 사람마다 네가 대처해야 할 게 좀 달라.
성대 갈라진 목소리 내거나 목소리 내는 게 무슨 쇳소리나 벽돌 긁는 소리 내는 사람은 그곳에서 너무 오래 산 사람들이야. 조용히 피해라.
어차피 그 걔네들은 고작 몇 개월, 1, 2년 남은 수명 얻자고 동족이었던 걸 해치는 부류는 아니야.
다른 하나는 수상할 정도로 잘 대처하는 부류가 있어. 이 녹음본이 유출된 것도 아닌데 이곳의 생태와 위험 요소를 잘 파악하고 움직이거든?
그냥 딱 보면 위화감 철철 넘치니까 알 거야. 종종 자기가 조난 당한 민간인이라고 속이려 하는데, 거긴 금속이 없어서 금속 냄새가 진하게 나. 금속 냄새 나면 총기 보유한 놈이니까 속지 마라.
사람마다 좀 다른데 네가 청휘제약 사람인 거 밝히면 대체로 초자연현상처리반이라고 밝힐 거야. 너한테 탈출 방법을 물을 건데, 너한테 준 캡슐과 열매는 1인분 1회용이니까 잘 둘러대라.
그리고 그런 사람 만나면 인상착의 잘 기억해뒀다가 나오고 나서 정부 사람들에게 신고해. 포상금 주는데 그거 때문에 비정기 수급 신청 넣는 선배들 많이 봤다.
웬만해서 그쪽이 달려들진 않을 건데, 달려들면 나중에 알려줄 탈출 방법 써라. 그거 숙달되면 5초 안에 할 수 있어.
마지막은 진짜 민간인. 아무것도 모른 채 이 산에 들어온 경우가 간혹 있어.
절대 도와주려고 하지 마라. 거긴 각자도생이야. 너 혼자 살기 벅차. 그리고 그 사람들은 너처럼 수명이 오늘내일 하는 놈들도 아니야.
그냥 오래 살고 싶단 욕망만으로 거기 들어온 거야. 아마 네가 수십 번은 수급하면서 늘릴 수명을 가지고 더 오래 살고 싶다고 들어온 이기주의자들이니까, 절대 잘 대해주지 마.
불로초는 알아보기 쉬워. 여긴 잡초가 없거든. 풀이 산 속에 나면 그건 다 불로초야.
진짜 내가 다른 건 모르겠는데, 이거 하난 진심으로 경고할게.
거기서 불로초 먹지 마.
알아. 네 사정이 우리 사정이고, 내 사정이기도 했어. 진짜 충동 조지게 들 거야. 진시황제 병신새끼라고 욕하며 먹고 싶을 거야.
거기서 먹으면 불로초가 널 먹는다. 농담 아니라 진짜로. 네 입과 똥구멍이 하나로 뚫린 구멍이라 그대로 뒤집을 수 있단 걸 잡초 하나가 보여줄 거야.
나도 알고 싶지 않았어, 씨발. 내가 이딴 개좆같은 것들 다 아니까 이딴 녹취록 만들라고 공문 내려온 거겠지? 개좆소 씨발.......
진짜 먹고 싶으면 나와서 먹어. 수급은 불로초 한두 개 제출하면 되니까 서너 개 캐서 돌아오고 한두 개 먹고 나머지 제출하면 된다. 다 그렇게 수명 늘린 거야.
그렇다고 데쳐 먹는다든지 조리해서 먹지 마. 생으로 먹는 게 제일 덜 좆같다.
아주 가끔, 거기서 불로초 먹고도 멀쩡할 놈 나오는데...... 그게 네가 아니길 빈다.
아까 성대 갈라진 놈들 말했지? 그 놈들은 왜 밖으로 안 나오고 거기서 그 지랄하고 있다고 생각하냐?
산에서 평생 남의 수명 뺏어먹으며 살고 싶지 않으면 거기서 뭐 먹거나 마실 생각하지 마.
아, 민간인이 괘씸하면 불로초 먹여. 그놈들 수명 먹이면 불로초 품질 좋아지니까 두 개 제출할 거 하나만 제출할 수 있거든? 아니면 그걸 네가 삥땅치고 나머지를 제출하든가.
어쨌든 그걸 먹어야 불로초가 그동안 수집한 수명을 네가 얻는 거거든.
늘어난 수명으로 뭘 할지는 첫 수급 무사히 마치고 나서 생각해라. 여기 5년 근무하면서 설레발 치는 놈 많이 봤어.
절박한 건 모르겠는데 설레발 치면 백퍼 안 돌아오더라. 불로초만 생각하다가 다른 경고 다 까먹고 뒤지나?
하여튼, 씨발 이게 몇 분짜리야. 존나 기네. 그래도 쓸데없는 말 안 했으니까 잘 기억하고, 유출하지 말고, 잘 해내서 수명 늘려라.
아, 탈출방법은 진짜 간단해. 캡슐 깨서 열매에 뿌리고 먹으면 돼. 눈 뜨면 네가 처음에 진입했던 야산 입구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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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 까먹고 말 안 한 게 몇 개 있다.
내가 조심하라고 한 게 몇 가지였지? 하여튼 거기 있는 것들 중 해, 달, 산, 물, 돌, 소나무, 불로초, 거북, 두루미, 사슴은 무조건 마주하게 돼 있어.
근데 한 번 들어갔을 때 한 번 씩 다 마주하면 좆된 거야.
그냥 그 시점에서 네 수명은 끝이라고 생각해라. 마주하는 거야 네가 노력하면 잘 피할 수 있긴 해.
근데 네가 수명 한 10년 치 남기고 들어갔는데 애들이 네 수명을 안 노린다?
좆됐다고 생각해라. 농담 아니라 진짜로. 수명이 넉넉해도 애들이 안 노린다는 건, 거기 들어간 시점에서 네 수명이 결정됐단 거야.
살 방법은 그냥 불로초나 돌 씹어먹고 너도 일원이 되는 수밖에 없다. 나는 지금 내 원래 수명보다 4년 더 살고 있어서 불만은 없어. 알아서 선택해라.
그것 말고도 사극 찍는 것처럼 선비처럼 꾸민 사람이 나올 수 있어.
그 산 주인이야. 좆됐다고 생각해라.
정부가 그 산 주인이랑 계약해서 괜찮다고 말은 하는데, 네가 불로초 삥땅 쳐서 얻은 수명 싹 다 날리게 되니까 만날 일 없길 비는 수밖에 없어.
언제 튀어나오는지 선배들도 나도 잘 모르는데, 아마 추측하기로는 네가 불로초 삥땅 쳐서 100살 넘게 살려고 하면 나온다더라.
과유불급 알지? 적당히 해라.
듣느라 수고했다. 말한 내가 더 수고했지만.
아 씨발 자꾸 까먹네.
이거 듣고 퇴사하고 싶으면 멋대로 그만둔다고 결근하지 마라. 인사과에 무조건 보고해서 절차 똑바로 밟아.
특수부대 아저씨들이 네 집 문 폭파하고 들어오는 거 보고 싶으면 그렇게 해. 안 말림. 밀덕 새끼 한 명이 그랬다가 벌집피자 됐어. 그 새낀 그게 제 명이었던 것 같다.
진짜 끝! 수고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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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김 대리님.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여쭤도 될까요?"
"다 숙지하고 묻는 거 맞지?"
"아뇨, 그, 녹취록이랑 관계없는 질문이라서요."
"뭔데?"
"청휘제약에서 수급한 불로초는 어디로 공급하는 거죠? 여기서 만드는 약제품 중에 불로초 들어가는 거 없지 않나요?"
"아, 그거? 정부에 공급하는 건데, 그렇게 해서 뭘 어쩌려는 건지는 잘 몰라."
"그럼 진짜 국정원 지하에 몇 백 년 된 비선실세가 있다는 게 사실일까요?"
"그거 요즘도 소문 돌아? 와, 나 어릴 때 돌던 괴담이었는데......."
"그게 아니면 불로초로 수명 늘려서 딱히 뭐 할 게 없지 않아요?"
"반대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네?"
"불로초를 우리가 먹을 때 수명이 늘어나잖아."
"네."
"근데 사실 원래는 불로초가 우리를 먹는 거란 말이지."
"......네."
"정부가 정말로 수명을 늘리려고 불로초를 캐는 걸까?"
"......그럼 대체 그걸 모아서 어디다 쓸까요?"
"알 바야? 우린 불로초 적당히 캐다가 퇴사해서 모은 돈으로 잘 살면 되잖아. 너무 관심 갖지 마라. 일 해, 일."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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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십장생 아귀도의 제목 선정 이유가 밝혀질 예정.
이번 편은 앞선 내용과 겹치는 게 많은데 그렇다고 겹치는 거 빼버리고 액기스만 남기면 그건 그거대로 글이 안 살아서...... 다소 지루할 수 있다고 생각함.
본의 아니게 파트가 길어지는데 빨리 끝낼게.
읽어줘서 꺼마워
너무재밌다, 정부가 불로초 수집하는 목적이나, 수명이 적은사람뽑아 생존률 높히는건 특히 좋앗음
재밋어 재밋어 재밋어 재밋어 담편줘 담편줘 담편줘
담편 언제줘...? 너무재밌어... 진심
기막힌 소재가 안 떠오르면 내일
진짜 설정 치밀하다. 수명 얼마 안 남은 사람들 보내서 서로 윈윈하게 만드는게 쩌는 것같음. 보통 나폴리탄 보면 아 저기 왜 가지 싶은데 가는 이유 한 번에 납득 ㄷㄷ.
비선실세가 불로초 먹으려고 캐오라고 한게 아닌거<< 뻔한 설정이 아니라서 좋네. 보통 부자들이나 권력 쥔 사람들이 영생하려고 찾는 설정인데. 반대로 불로초한테 사람을 먹히게 하는데서 ㄹㅇ 무서운거같다
직원들끼리의 추측은 기정사실이 아님. 물론 어느 쪽에 더 비중을 두고 싶을지는 자유지만ㅎㅎ
재밌다 제3의 세력 나오는 게 흥미롭네
우 뒤집히는부분이 제일 기분나쁘군
이번 시리즈 존맛임 산주인 썰도 보고싶다 - dc App
그건 뇌절이라 상정도 안 함
국정원 지하의 비선실세……설마 노…
예아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