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있는 구름 영화관은 한때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였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했던 이후로 이상현상이 자주 발생해 심령스팟으로 소문이 나서 새벽마다 몰래 침입하는 스트리머들 때문에
주민들의 민원이 자자한 골칫거리가 되었다. 하지만 구름 영화관을 안가기엔 가장 가까운 영화관까지 40km 정도 떨어져있다.
목숨값은 분명 기름값보다 비싸지만 매뉴얼에 적힌 대로만 하면별 피해가 없었기에 가끔씩 이용하는 편이다. 그런데 어제 명절이라고 친척들이 찾아와서는 대뜸 조카를 데리고 영화를 보고오라는 것이었다. 이미 용돈을 너무 많이 받아서 거절할 수도 없었기에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매뉴얼 내용을 조카에게 알려줄 겸
내용을 복기해봤다.


============구름 영화관 이용시 주의사항==============


오늘도 저희 영화관을 찾아주신 손님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해당 매뉴얼은 3년 전에 일어난 화재사건 이후로 모든 이용객들에게 배부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매뉴얼에 적히지 않은 이상현상이 발견된 적은 없기에 이상현상이 발생하시더라도 매뉴얼대로 행동하시면 괜찮습니다.


1.저희 영화관은 3관까지 있습니다.

가끔씩 4관을 목격하실 수 있습니다만 그럴 경우 위의 메뉴얼을
상기해주시고, 절대 4관 입구 옆에 있는 포스터에 관심을 두지
마십시오. 또한 4관 입구는 주로 소화전이 있는 곳에 생성됩니다.
사상자가 발생한 적은 없으나 4관에 이용객이 들어간 날에는
소화전 주변을 청소하던 직원들이 극심한 악몽과 트라우마에
시달렸습니다. 그렇기에 꼭 해당 항목을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2.영화가 끝나기 전까진 가급적 상영관 밖으로 나오지 마십시오.

화장실 이용 등의 이유로 상영관 밖으로 나오게 된 경우,
이상현상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아래에 적힌대로
상황에 맞게 대처해주십시오. 해당 인물들을 마주쳤다고 해서
도망치지 마십시오. 용무를 보시고 상영관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지 그곳은 이상현상 속입니다.

2-1. 붉은 원피스를 입은 대머리 여성

손님께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것 같다면 그냥 지나치십시오.
만약 다가오는듯한 느낌이 든다면 눈을 감고 "4관에 귀걸이가
떨어져 있었습니다"라고 말하십시오. 그것이 말을 걸어오기 전에
해당 사항을 이행해주십시오.

2-2.낡은 중절모와 지팡이를 들고 다니는 노인

손님께 손자의 이름을 얘기하며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볼 것입니다.
"[손자 이름]은 4관에 있습니다."라고 얘기해주십시오. 귀하께
감사인사를 하며 떠나갈 것입니다.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역시 사상자가 발생한 적은 없으나 손님께
부서진 벽과 바닥에 대한 수리비가 청구될 수 있습니다.

2-3.탄내가 나는 거구의 소방관
귀하께 아직 대피하지 못한 사람이 없는지 물으실 것입니다.
모두 대피했다고 하신 뒤 가능한 빨리 상영관으로 들어가주세요.잠시 후 소방관이 돌아와 손님을 대피시키려 할겁니다. 돌아온
소방관과 마주쳤다면 영화관 앞에서 눈을 뜰것입니다. 바나나우유를 좋아하시니 가까운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를 사드리면 당분간은 이상현상을 겪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3.영화가 시작될 때는 소리에 집중하십시오.
심장소리와 바람소리가 난다면 눈을 감아주십시오. 화면 속에서2-1의 그것이 뒤돌아 서있을겁니다. 서서히 뒤도는 그것과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소리들이 사라질때 까지 눈을 감고 계십시오.
그것과 눈이 마주칠 경우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해당 상영관은 일주일간 탄내와 시체 썩는 냄새로 인해 폐쇄됩니다. 이로
인한 손해는 손님께서 변상하셔야 합니다.

4. 판매대의 메뉴를 자세히 봐주십시오.

당연하게도 영화관에선 냄새가 심한 음식을 팔지 않습니다. 만약 앞다리살 통구이나 팔뚝살 통구이를 판매하시는 모습을 발견하신다면 즉시 연락해주십시오. 해당 상품은 수거될 것이고 귀하께는
소정의 사례비가 지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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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관에 들어가 광고를 보고있던 때에,  주의사항 얘기해줬던건 듣지도 않았는지 조카가 오줌이 마렵다고 했다. 어쩔수 없이 같이화장실에 가던 중에 노인을 만났다. 노인이 나에게 물었다.
"자네 혹시...우리 민호 못봤는가?..."

"네?"

손자 이름이 내 조카 이름과 같았기에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매뉴얼에 적힌대로 말했다.
그러자 노인은 입이 찢어질듯이 웃으며 조카를 보고 얘기했다.

"아이고 우리 민호! 거기 있었구나 할아버지가 모르는 사람
따라다니지 말랬지!"

그러곤 조카의 팔을 낚아채더니 4관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처음보는 상황에 당황하고 있었는데 옆에서 누가 날 불렀다.민호였다. 얼른 영화 보러가자고 재촉하고 있었다. 착각이었구나 하고
영화를 보고 집에 돌아왔지만 자꾸 민호에게서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느껴졌다. 가끔씩 알 수 없는 말을 옹알거리길래 집중해서
들어본 후에야 나는 그것이 내 조카가 아니라고 확신했다. 가족들에게 오늘 일어난 일을 말하려고 침대에서 일어선 순간,




"말하지 마"


그 말에 뒤를 돌아봤을때,  그제서야 나는 왜 지금까지 이상현상의
사상자가 없었는지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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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좀 전형적인 느낌으로 써봤어.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