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 03. 01
고등학교, 동시에 기숙학교인 이곳에 입학했다.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의 일정과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그야말로 입시전문학원 같은 곳.
벌써 피곤해. 아니, 원래 피곤했었나.
20xx. 03. 06
반장으로 선출됐다.
하고싶어서 한 건 아니고, 선생님이 시켜서.
여기는 반장이 성적순이란다. 일반적으로는 학기말고사 기준, 우리는 신입생이라 입학시험을 기준으로 했다고 들었다.
그래. 적어도 반에선 1등이라는 거네. 다행이다.
기숙사 입사할때 폰을 다 빼앗겨서, 엄마께 말씀드리진 못했다.
20xx. 03. 08
신학기라지만, 이 학교 학생들은 서로 이야기를 많이 안한다.
기껏해야 여자애들 몇명이 두명씩 붙어다니는걸 제외한다면.
경쟁자라는 느낌도 있지만, 그것보단 학교 분위기가 굉장히 통제적이라 서로 잡담할 시간도 많이 없는거지.
이 일기도 기숙사 와서 밤 11시에서야 적는거니까.
20xx. 03. 16
룸메이트인 아이는 정말이지 맑고 순하기 짝이 없는 아이다.
말도 몇마디 안하는 사람한테 말 거는거 쉬운게 아닌데, 매번 참 밝게도 말을 걸어온다. 11시에 돌아와서 씻고 자는게 다인데 그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재잘대는지.
웃는 얼굴이라 침이 피해 가는건지, 매번 귀찮은 티를 내도 잠깐 시무룩해졌다가 다시 헤헤거리며 말을 걸어온다.
예쁜 얼굴로 그러니 시끄럽다고도 못하겠어. 젤리는 제발 너 혼자 먹으렴.
20xx. 03. 28
오늘 이상한걸 봤다. 교무실에서.
이름만 있는 반장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교무실로 부르길래 가봤는데, 뜬금없이 안내장을 나눠주라고 하더라.
근데, 그걸 말하는 선생님이 조금 이상했다.
뭐랄까, 조금 어긋나있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그냥 피곤해서 그렇게 느낀거겠지만.
잘못 본 거겠지.
20xx. 04. 05
오늘 우리반 학생 셋이 결석했다.
무단결석이면 반장인 나한테 귀찮은 일이 생길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건 아니였다.
결석한 애들의 부모님께서 애가 아프다고 연락해주셨으니 신경쓰지말라 하더라.
아침엔 다행이라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 와서보니 말이 이상하다.
전교생이 기숙학교에 사는데, 집에서 연락이 왔다니. 기숙사 사감을 부모님이라고 잘못 말한건가.
20xx. 04. 11
신학기라고 할만한 기간도 다 지났지만 여기는 여전히 다른 학교보다 삭막한 느낌이다. 싫다는건 아니지만.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무리지어 다니는 학생을 봤다.
쉬는시간에도 대부분이, 영단어장이나 들고 각자 다니는데, 웬일인지 남자애 두세명이 함께 몰려다니더라.
남자애들이라 슬슬 뭉쳐다니면서 떠들때가 되긴 했지.
20xx. 04. 12
무리지어 다니는 애들이 서너팀 더 늘었다. 다행이네, 3년 내내 신학기같은 분위기였다면 아무리 나라도 숨막혔을것 같다.
물론 나는 짝궁하고도 말 안하지만. 영단어 외울 시간도 부족한데 무슨.
20xx. 04. 16
점심시간에 식사중인데 앞에 누가 앉아서 봤더니, 룸메이트였다.
같이 먹자고 헤실거리는데 꺼지라고 하기가 힘들더라. 친구가 없는것도 아닌것 같은데 왜이러는지.
룸메이트 룸메이트 하는것도 이상해서 그냥 이름으로 써야겠다. 오아현이라고.
20xx. 04. 17
3월 모의고사 성적표가 나왔다.
다행히 2등급은 없었다.
20xx. 04. 25
오늘 우리반 학생 3명이 결석했다.
문제는, 오늘에서야 이상한걸 깨달았지만, 이게 벌써 3일 연속이라는거지.
그것도 한명도 겹치는 애가 없이, 일정하게 3명씩, 3일 내내.
그러고보니, 이번달 초에도 3명이 결석했던 적이 있었던것 같은데.
이번에도 선생님은, '부모님'이 그걸 전해주셨다고 말했다.
20xx. 04. 26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몰려다니던 우리반 남자애들이 대화하는걸 들었는데,
뭔가 이상했어.
그게 대화인가?
20xx. 04. 27
어째서인지, 교무실에서 느꼈던 그 이상함이 다시 떠올랐다. 잘못 본 게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자꾸 맴돈다.
분명, 손바닥은 밖을 향해 있었어.
ㅡㅡㅡ
썼던거 프리퀄
너무 길어져서 의도치 않게 상하로 나눠야할것같다
연재나 시리즈라 하기엔 너무나 미약하고 그냥 소소한 뇌절 정도..
재밌다!
전 작품에서 쪽지 받은 애가 룸메인건가?
진짜 재밌음… 하편 기대중 이 소재 재밌었는데 글 또 봐서 좋다
쪽지편 재밌었는데 반장 일기도 나오네 반장이는 어케 살아남았을지 궁금하다
이런 뇌절은 개추지ㄷㄷ 진짜 재밌다
이제 본인이 '결석'할 차례가 다가올 것 같은데 어떻게 넘길지
쪽지편 예전에 봤었는데 시리즈 연재였구나 반장 주위사람들한테 너무 무심한거아냐?? ㅋㅋ
4월까지 영단어외우기만하고 말도 안한 반장폼 미쳤다ㄷㄷ - dc App
와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혹시 글을 캎에다가 올려도 될까요? 출처는 글 마지막에 적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