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가 이 문서를 손에 쥐고있다면 이미 돌이킬 수 없습니다.
지도 앱등을 통하여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한 후 즉시 문서를 꼼꼼히 숙지해 지시에 따르십시오.
단, 귀하의 거처가 자정까지 도착할 수 있는 거리라 판단된다면 문서를 버리고 거처로 향하십시오. 이 문서를 읽는것은 그저 시간 낭비입니다.
이후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현관문을 절대 넘지 마십시오. 그렇다면 안전합니다.
가. 기초 상황 설명
1. 귀하는 현재 부산광역시에 존재하는 야산의 앞에 있습니다.
지도 앱, 사이트등을 통해 현재 귀하의 위치는 특정할 수 있으나 소멸 - 재생성을 반복하는 특성상 귀하 이외의 접근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2. 귀하는 본인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야산으로 이끌렸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부산광역시 거주민만을 대상으로 간혹 일어나며 21시 - 23시 사이에 불규칙적으로 발생합니다.
3. 규칙에 기재되어 있지 않은 방법으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시도는 모두 무의미합니다.
나. 생존 수칙
1. 귀하는 수칙을 숙지한 즉시 산행을 시작하여야 합니다. 등산로는 정확한 끝이 없이 무한하지만, 입구에 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입구까지의 거리는 언제나 동일하다는 것을 숙지하십시오.
2. 정해진 등산로를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가는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됩니다. 길이 끊겨있거나 갈림길 등이 나타나 길을 이탈해야 할 상황이 오더라도 철저히 무시하고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십시오. 단순한 눈속임입니다.
3. 본 야산은 가 - 1번에 적혀있듯 일반적인 경로로는 절대 귀하 이외의 사람이 들어올 수 없습니다.
만약 라 - 3번 수칙 이외의 경우에 사람의 형상이 보인다면 의식하지 마십시오.
4. 개가 그 토한 것을 도로 먹는 것 같이 미련한 자는 그 미련한 것을 거듭 행하느니라.
다. 위기 상황의 대처
1. 멀리서 울음소리, 거대한 짐승의 기척이 느껴진다면 절대 뒤를 돌아보지 마십시오.
2. 가까운 거리에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확신이 든다면 사라졌다고 판단될 때까지 즉시 눈을 감고 사족보행을 해야 합니다. 이때, 절대로 인간의 언어는 사용하지 마십시오. 되도록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는 걸 추천합니다.
3. 만약 그것들이 귀하의 바로 주변까지 다가와 좀처럼 떠나지 않는다면 긴장하지 말고 천천히 몸을 좌우로 흔들며 기어가십시오. 적어도 귀하를 동족이라 판단하는 한 안전합니다. 흥미를 최대한 빨리 잃기를 기도하십시오.
4.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5. 다 - 3번 수칙의 상황에 처한 경우, 다음과 같은 현상을 주의하십시오.
5 - 1. 기쁨, 즐거움, 사랑 등의 감정이 느껴짐.
5 - 2. 인간에 대한 혐오, 다른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갈망.
5 - 3. 사족보행이 편해짐, 골격이 뒤틀리는 고통이 느껴짐.
6. 다 - 5번 수칙에 해당하는 현상이 일어날 시 각 4번 수칙에 적힌 구절들을 속으로 읊으십시오. 어느 구절이든 상관 없습니다. 모든 현상이 사라질 때까지 반복하셔야 합니다.
6 - 1. 아무리 구절을 읊어도 현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서든 주변에 존재하는것들을 떨쳐내십시오. 다 - 2번 수칙만 지킨다면 안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 구절을 읊는 행위 자체에 극심한 혐오감이 느껴진다면, 부디 눈을 감은채 일어서 주시기를 바랍니다.
라. 탈출
1. 이곳에서는 계절에 관계 없이 오전 6시부터 서서히 동이 트기 시작합니다. 이 경우 다 - 1, 다 - 2, 다 - 3의 상황이 아닌 경우라면 어떤 사유가 있더라도 즉시 하산을 시작하여야 합니다.
2. 하산은 가능한 최대한의 속도로 이뤄져야 합니다. 동이 트기 시작했다면 달리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따돌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넘어져도 좋으니 속도를 줄이지 마십시오.
이는 라 - 3번의 상황이 오기 전까지 행해져야 합니다.
3. 입구가 보이는 위치까지 도달했다면 입구로 들어오는 경비원과 반드시 마주치게 될 것입니다. 접촉을 피하려는 시도는 가급적 자제하십시오.
3 - 1. 이때 귀하에게 다가오고 있는 경비원의 얼굴을 유심히 관찰하십시오.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다면 안심하여도 좋습니다. 무시하고 지나가거나 몇 마디 말을 섞어도 괜찮습니다.
단, 경비원의 얼굴이 동물의 형상을 하고 있다면 다음 수칙을 따르십시오.
3 - 2. 즉시 최소한의 옷가지를 제외한 모든 옷을 벗어 던진뒤 바닥에 누워 흙을 묻히십시오. 귀하의 냄새를 모두 지워내야 합니다.
그것이 귀하를 무시하고 지나친다면 성공이나, 짖기 시작하거나 웃으며 귀하의 손을 잡고 다시 산행을 시작하려 한다면 완전히 뿌리친 뒤 입구로 달리십시오. 마지막 기회입니다.
완전히 빠져나온다면 더 이상의 위협은 없을것입니다.
4.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되지 않았다.
탈출에 성공하신 후 뒤를 돌아본다면 야산은 이미 소멸해 있을 것입니다. 가급적 이번 일에 대해선 잊어주십시오.
추후 배상금을 수령할 수 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 부산울산경남특이현상조사위원회
다 - 5번 개무섭네
우리게이는 전도서를 읽었구나? - dc App
안 걸리게 해주세요 걸려도 제발 21시
폴리모프ㄷㄷ
이런 곳만 돌면서 보상금 빼먹는 전문 러너도 있으려나
이렇게 점점 부산은 마굴이 되어가고
"사람의 영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영은 아래 땅으로 내려간다고 하지만, 누가 그것을 알겠는가?" 왠지 성경 구절 같아서 찾아보니 정말 전도서 3장 21절 구절이네. 그것들이 에덴의 뱀 같은 악마에 가까운 존재란 의미인가
마지막 구절 좀 멋지네 파우스트임?
아 노인과 바다구나 암튼 귀신들이 암만 분탕쳐도 결국 인간이 이기고 말거라는 것 같아서 멋졌음
골격이 뒤틀리는 고통.. 여지껏 읽은 나폴리탄은 죄다 '그런식으로 죽는게 나을겁니다' 만 묘사되다가 처음으로 그렇지 않으면?을 본 기분이네
ㄷㄷㄷ
마지막 진짜 멋지다 “하지만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되지 않았다.”
장산이네 ㅅㅂ - dc App
6-1은 일어서서 그것들에게 공격받고 자살하란 소리임? 이미 괴이가 되기 시작했으니 추후 다른 사람들을 위해+본인이 아직 인간의 모습일때 차라리 죽어서 이렇게라도 기여하란 소린가?
인간성을 잃지 않기 위해 사족보행을 그만두라는거 아닐까 싶음
오
118.235가 맞는듯 나중에 올 생존자들 공격하지 말도록 걍 곱게 죽으라는 얘기 아닐까?
첨부터 온 옷가지에 흙묻힌채로 이동하면 생존확률이 더 오르지 않으려나
처음부터 그렇게 하면 정신오염 같은걸로 다른 존재가 되어버릴 확률이 급증하지 않으려나
마지막 구절 멋있는데
고전명작